조커 (2019년 10월 2일 한국 개봉)

     

     

    조커 작품 소개

     

    배트맨의 악역으로 널리 알려진 조커의 탄생 비화를 호아킨 피닉스 주연 & 토드 필립스 감독으로 영화화되었다. 광대 메이크업을 하고 가공할 광기로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리는 악의 카리스마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원작 DC코믹스에는 없는 영화 오리지널 스토리로 그렸다.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DC코믹스 영화 작품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큰 주목을 받았고, 제92회 아카데미상에서도 작품상 외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남우주연상과 작곡상을 받았다. 그동안 잭 니콜슨, 히스 레저, 자레드 레토 등이 연기해 온 조커를 호아킨 피닉스가 새로 맡았으며 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함께 출연했다. 

     

    어떤 때라도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라고 하는 어머니의 말을 가슴에 품고, 대도시에서 광대로서 사는 아서. 그러나 코미디언으로서 세계에 웃는 얼굴을 전달하려던 한 남자는, 이윽고 광기 넘치는 악으로 변모해 간다. 

     

     

    조커 작품 

     

    | 정의에 대한 찬사를 거부하게 만드는 비애가 극에 달한 악에의 도달 |

     

     

    한때는 상냥하고 순수했던 인물이 자기 희생의 끝에 어쩔 수 없이 암흑의 물결에 몸을 의탁한다. 그런 깨끗함에 의해 정당화되는 악에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히어로 코믹스 배트맨의 숙적으로 등장하는 조커는 폐액이 가득한 탱크에 낙하했고, 이모된 형상이 본성을 비대화시키며 세계에서 가장 알려진 빌런 중 한명이 됐다. 하지만 그의 출신을 재정의하는 영화 조커는 그런 고정된 조커의 전설과는 이질적인 코스를 따라간다. 

     

     

    마음을 병들게 하고, 그래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제공하는 가난한 광대가 사회로부터의 고립이나 자본주의가 가져오는 빈부 격차 같은 고름즙으로 폐를 채우고, 호흡 곤란에서 허덕이듯 악의 수면으로 떠오른다. 괴로운 건지 아니면 개방감에서 나오는 미소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이처럼 조커의 주인공 아서(호아킨 피닉스)가 스스로 길을 택해 악의 전철을 밟은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다크 히어로 같은 거드름을 피우는 것과는 무관한 피할 수 없는 운명의 귀결로서 악이 존재한다. 인생에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는, 가차없는 슬픔을 내뿜으며.

     

    미치고 있는 것은 나인가? 아니면 세상인가? 비애가 극에 달한 악의 탄생을 본 뒤로는 조커에 대한 동정이 의식을 차단해 더 이상 베드맨의 편을 들 수 없다. 이 얼마나 무서운 작품인가!

    감독 인터뷰

     

     

    조커는 1970년대의 분위기를 남기고 있다. 감독이 70년대를 좋아하는 것, 영화를 그리는데 70년대가 적절했던 것이 배경이 있는 것인가?

     

    우리의 머릿속에서 이 스토리는 19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기의 설정이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주된 이유는 DC 유니버스에서 분리하기 위해서이다. 지금까지의 영화에서 봐왔던 조커와 이 조커가 공존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이전의 시간으로 설정했다. 택시 드라이버(1976), 뜨거운 오후(1975) 같은 영화의 시대에 일어난 일로 만들고 싶었던 것은 분명하다. 70년대 당시의 스튜디오는 캐릭터 묘사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효과가 있었다. 

     

    이 작품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조커 작품이라는 것에 놀랐다. 필립스 감독님은 의도적으로 이런 조커를 만들었나, 아니면 이미 있던 이미지의 조커를 바탕으로 만들었나?

     

    이 조커는 독립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큰 유니버스의 일부로 만든 것이 아니다. 이 작품을 만든 목적은 여러분이 오랫동안 알고 있고, 또 애착을 느끼고 있는 캐릭터를 연구해서 탄탄하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ㅁ나들어내는 데 있었다. 과거에 훌륭한 배우가 조커를 연기하고 있고, 훌륭한 코믹도 쓰여져 있기 때문에 도전도 있고 무서운 마음도 있었지만, 호아킨과 내게 있어서 우리들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하는 조커가 전 세계적으로 칭찬을 받고 있다. 그가 연기한 조커는 어땠나?

     

    호아킨이 역할 만들기에서 가져다 준 것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지금까지도 이 세대에서 그는 가장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했지만, 항상 나를 놀라게 해주었다. 호아킨 같은 연기파 배우가 연기하는 역할을 멋지게 해주는지를 수치로 보여줄 수는 없다. 그의 훌륭한 연기는 설명하거나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이 영화에 담긴 메시지가 있다면?

     

    영화에서 나는 메시지를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를 보러 온 사람 중에는 조커의 원점이라고 이해하면서도 거기에 꼭 메시지가 있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메시지가 있는 것만으로 정치적인 영화라고 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인도주의자적인 영화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모두 관객에게 맡길 뿐, 관객에게 이런 경험을 해달라고 우리가 정의하는 것이 아니다. 

     

    예고편에서도 등장하는 조커의 춤에 대해 참고한 것이 있나?

     

    초기 단계에서 호아킨과 이야기한 것은 아서와 조커 안에는 음악이 머릿속에 항상 흐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생각해 낸 것이 춤이다. 춤은 이 작품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며, 그의 변화도 나타내고 있다. 춤을 통해 아서는 자신을 버리고 조커라는 또 다른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아서는 계단을 올라가면 편안한 것처럼 보인다. 이 계단은 중요한 요소인가?

     

    이 작품에서 계단이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서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매일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 어딘가에 소속되려고 하는데, 계단을 오르는 것은 그 시스템에 잘 부합하려고 할 때. 그리고 그 계단을 내려가는 것은 그가 광기에 빠져 조커가 되어 버리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감독님은 원래 DC코믹의 팬이었나? 조커 이외에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캐릭터가 있나?

     

    어렸을 때는 만화책을 읽었다. 처음에 재밌다고 생각한 만화책은 프랭크 밀러 원작의 데어데블 시리즈였다. 데어데블은 마블 코믹이지만, 그의 영향으로 이번에는 그가 쓴 다크 나이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조커와 배트맨 캐릭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만화책 영화를 이번과 같은 방법으로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조커였다. 왜냐면 그는 대혼란을 상징한다고 생각했고, 백스토리도 없고, 그게 저한테는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했다. 다른 캐릭터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조커뿐이었다. 

     

    이 작품의 프로듀서 중 한명으로 브래들리 쿠퍼가 있다. 그런 그가 이 영화에 가져온 것이 있나?

     

    지금까지 우리는 서로의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즉, 서로 피드백을 주고 있는 것이다. 각본에 대한 피드백도 그렇고, 편집실에 같이 들어갈 수도 있다. 나에게 브래들리는 둘도 없는 존재이다. 하루 종일 또는 며칠 동안 편집실에 와서 메모를 써준다. 이건 그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스타 이즈 본(2018)으로 내가 한 것과 기본적으로는 같다. 행오버 시리즈 (필립스 감독, 브래들리 주연)의 첫 번째 촬영 이후 12년이나 지났지만 가장 신뢰하는 절친 그리고 콜라보레이터 중 한명이다. 

     

    호아킨 피닉스 인터뷰

     

    조커는 미국 영화 최초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그 순간이 어땠나?

     

    그런 식으로 이 영화가 받아들여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그 기대를 뛰어넘는 일이었다. 나와 감독은 그저 경력을 망치는 영화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 수상은 영화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서 그저 놀라고 흥분하기만 했다.

     

    이 작품은 사회적인 문제를 많이 다루고 있다. 처음 각본을 읽었을 때 스토리의 어떤 점에 끌렸나?

     

    각본을 읽었을 때는 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아서나 그의 과거에 매우 동정하는 순간도 있었고, 정반대의 반응을 하기도 했다. 그 좋은 예는 지하철 장면이다. 아서는 여성이 3명의 취객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지만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그는 실제로 그 남자들에게 매료되어 있었다. 남자가 어떻게 여자와 이야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어린애 같은 심리로 바라보면서 그들을 연구하고 있다. 그 일이 너무 마음이 아팠고 슬펐다. 다른 사람이 주는 고통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그곳에 개입한다는 개념이 없음에 실망했다. 그것은 그를 심리적으로 파고드는 데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는 공격을 받는데, 그 부분은 동정했다. 그의 정신은 어린아이와 다를 바가 엇었으니까. 그렇게 그는 자기방어를 하며 프레데터가 되어 간다. 만약 내가 공격받았다면 나도 몸을 지키기 위해 같은 일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했다. 그 장면에는 많은 영향을 받았고, 놀랐다. 아서의 심리와 함께 그가 평소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를 아주 잘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프레데터로서의 그의 장면에는 몇 개 공감할 수 있었지만, 몇 개에는 혐오감을 느꼈다. 

     

     

    이 작품의 아서는 광대로서 메이크업을 하거나 광대가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배우업과 공통된 점이 있는 것 같다. 아서에게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

     

    모르겠다. 틀림없이 많은 일이 있겠지만, 나는 어떻게 하면 이 역할에 공감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지 않는다. 역할 수행에 있어서 나는 그저 정보를 소비한다. 만약 리서치용 자료를 2명의 배우에게 건넨다면, 각각 다른 것을 자료에서 찾아내게 될 것이다. 거기에는 뭔가 나 자신만의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하고 있는 정보나 관심을 가진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과 관계가 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을 명확히 하려고 하지도 않고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 역할에 접근하지 않는다. 

     

    다양한 배우들이 아이코닉한 조커를 연기해 왔다. 과거의 조커를 어떻게 생각하나? 가장 좋아하는 조커가 있다면?

     

    배트맨(1989)에서 잭 니콜슨이 연기한 조커는 어릴 때 봤다. 그런데 그 이후로 한번도 안 봤으니까 솔직히 잭의 조커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히스 레저의 조커도 개봉 때 봤다. 그 캐릭터는 굉장히 파워풀하고 조커의 해석도 훌륭했다. 이 영화를 마친 후에 다크 나이트를 보니 영화 전체에 대해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히스 레저는 조연으로 몇 장면밖에 나오지 않는데. 그는 그래도 굉장히 많은 것을 전하고 있었다. 그가 얼마나 훌륭했는지를 보여주었다. 단 한 장면에서 캐릭터의 심리와 폭넓은 감정을 모두 전달했다. 캐릭터를 높이 평가하면서 그 캐릭터의 모든 것을 보고 기억할 필요는 없다. 정말 멋진 연기었다. 하지만 그들의 조커는 나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있어서 독자적인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했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했다. 나에게 조커뿐만 아니라 아서를 파고들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다. 

     

    조커 뿐만 아니라 이 캐릭터에 영향을 준 것이 있다면? 아서의 댄스 장면은 조금 기묘하고 슬프고, 매우 훌륭하고 인상적이었다. 그 장면에는 어떻게 임했나?

    틀림없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의식하고 있던 건 솔직히 말해서, 나는 조커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확실히 몰랐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는 많이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조커가 뭔지 확실히는 몰랐다. 각각의 댄스 장면은 아서의 감정적인 진실에서 찾아오지 않으면 안 된다. 그가 느낀 것에 대한 반응이다. 어떤 액션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한 것은, 2개의 장면뿐이었다. 다른 댄스 장면은 그 장면에서 무엇을 말하려는지를 찾아가면서 태어난 것이다. 그래서 그 장면들은 모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토드랑 얘기한 건 화장실 장면이었다. 원래 그건 아서가 총을 숨기기만 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서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파헤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았다. 아서가 줄곧 싸우고 억눌러왔던, 그의 안에 있는 조커 부분이 마침내 풀린 장면이다. 하지만 그는 화장실 안에서 혼자니까 말을 쓰지 않고 변화를 그려야 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의상을 입고 촬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하철역에서 춤. 그건 아서를 붙잡으려는 경찰들을 비웃는다는 뜻의 춤이다. 그리고 마지막 춤. 계단의 춤에서는 아서가 완전히 조커로 되어 있어 그의 고양감을 나타낸다. 자기가 쿨하고 우아하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관객은 두 가지 다른 관점에서 그것을 본다. 하나는 1초간 24프레임의 영상. 그것은 현실이다. 그렇게 쿨한 춤이 아니라 어색하고 어떻게 보면 불편해 보인다. 그리고 나서 1초간 48프레임으로 스위치한다. 그러자 갑자기 슬로우 모션이 돼 우아하고 쿨해 보인다. 그는 담배를 피우고 완전히 자만하고 있다. 본래의 자신인 것 같은 기분이다. 그 장면에서 토드가 이 두 가지 다른 관점을 보인 것은 매우 흥미롭다. 조커가 누구인가 하는 현실과 그가 이렇다고 생각하는 자신. 그것을 테크닉을 사용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살을 많이 뺐다. 그 과정은 어땠나?

    감량을 시작하기 전에는 살이 쪘었다. 하지만 운 좋게도 시간은 있었다. 처음 두 달은 스스로 감량에 도전했다. 칼로리를 떨어뜨리고 워크아웃을 했다. 촬영 두 달 전에는 영양사와 함께 했다. 꽤나 특수한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를 했다. 비타민제나 미네랄은 섭취하고 있었지만 칼로리는 섭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서는 자신의 삶에 만족한 적이 없고, 항상 무언가를 더 갈망한다. 그는 사랑과 존경과 동경으로 채워지기를 원한다. 그런 느낌을 감량이 나에게 줬다.  그리고 목표 체중까지 뺄 수 있었을 때는 어떤 의미에서 굉장히 힘이 됐다. 살기 위해 나에게 무엇인가를 먹이겠다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욕망을 이겨낸 것이니까. 내 몸을 극단적인 상태로 가져갈 때, 거기에는 힘이 넘치는 감각이 있다. 그리고 갑자기 내 근육이 움직이는 방법까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한 모든 것이 아서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만화책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역할을 하려고 생각한 결정적인 이유는?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자신감이 없었던 것이 가장 망설임의 원인이다. 어떤 역할이라도 쉽게 받지 않는다. 이 역할도 결단까지 시간이 걸렸다. 못할 수도 있다는 공포심에 사로잡혔다. 해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이 역할을 하려면 이 영화가 말하는 것을 깊이 파고들어야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도전이라고 느꼈다. 동시에 배우로서의 나, 인간으로서의 나에 대한 큰 도전이라고도 이해했다. 그리고 보는 사람에게도 도전적인 것이 된다.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는 물론 본 적이 있고, 모두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캐릭터가 어떤 슈퍼히어로이고 이들의 동기부여는 영화 시작부터 뚜렷하며 복잡한 요소는 없다. 다 보인다는 느낌이 들어서, 지금까지 코믹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끌리지 않았던 것 같다. 깊이 있게 그려지지 않았다고 느꼈다. 재미있을 것 같지만 내용물이 꽉 차 있지 않다.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물론 좋아하지만, 더 욕심을 부리면 연기하는 역할에서 이래도 될까! 라고 도전받고 싶은 소망도 있다.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 수 있으면 더 좋다. 몰랐던 나의 내면이나 세상의 발견. 그런 사치가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소망은 있다. 캐릭터를 선택하고 연기하는 것으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몰랐던 일이나 몰랐던 사회의 일부등이 내 눈앞에서 퍼져 나가는 것. 조커는 방금 말한 모든 것들을 채워준 것 같았다. 영화는 종종 답을 너무 쉽게 줄 때가 있다. 모든 복잡한 문제를 얕게 해결하는 심리학 책이라는 느낌으로, '이런 체험을 했기 때문에 이 캐릭터는 이런 인간이 되었다' 같다. 그런데 산다는 게 그렇게 얕고 쉬운 일도 아니고 인간의 심리란 더 복잡하다.  왜 그런 일을 하는 것인가? 사람의 언동의 이면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더 많고, 무의식적으로 행동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도, 대부분의 경우는 알고 있지 않다. 이 영화는 표면적인 답은 내놓지 않았다. 간단한 답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조커에서 벗어날 수 있었나?

    연기하고 있는 캐릭터와 내가 다르다고 확실히 의식하고 있는 상태라면, 그것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잘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촬영이 진행됨에 따라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캐릭터가 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상태에 넣으면 최고다. 내 삶의 모든 것이 영화에 그리고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 갔을 때에 역에서 벗어나거나 촬영장에 역할을 두고 온다는 것을 의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속 역할로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메소드 액팅 이런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게 뭔지도 모르겠고, 알려고 한 적도 없다. 즉, 내가 의식적으로 하는 것은 머릿속에 있는 나의 캐릭터 아서를 연기하는 일련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집에 가서 지난 주에 촬영한 것을 보고, 다음 촬영에서는 어떻게 할지 플랜을 세운다. 잘못 연기했다고 우울할 때는 토드에게 전화를 걸어 그를 죽이고 나서 자신도 자살하겠다고 협박한다(웃음). 거기서 잘 된 부분의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 촬영할 장면을 어떻게 할지 이야기한다. 내가 의식적으로 이 영화를 생각하지 않은 시간은 자고 있을 때뿐이라는 얘기가 된다. 관련된 영화의 세계가 나의 전부가 된다. 늘 그렇다. 

     

     

    로버트 드 니로와의 공동 출연은 어땠나?

    솔직히 말해서, 촬영중에 지금, 로버트 드 니로와 공동 출연하고 있다라고 하는 의식은 전혀 가지지 않았다. 토크쇼 장면은 여러 가지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서 매우 어려운 촬영이었다. 아서, 그리고 조커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복잡하고 깊은 것을 이해하기 위해 탐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았다. 그때까지 아서가 보여준 적 없는 부분을 폭로해야 했고, 그가 거기서 무엇을 느끼고 있었는지를 얼마나 잘 표현할지 그것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드 니로와의 장면이라는 느낌은 사실 전혀 없었다.

    이 영화가 각본에 따라 촬영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서가 조금씩 조커로 변화해 가는 상황, 아서에 대한 불합리한 처사나 환경에 따라 다크사이드가 부글부글 얼굴을 내밀어 가는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단계를 밟은 그의 변화에 따라 그런 형태로 준비를 한 것인가?

    각본에 적혀 있는 것처럼 시계열 촬영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싫을 수가 없었어. 특히 조커로서의 장면을 끝까지 기다리지 않고 촬영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감독에게는 끝까지 기다리고 싶다고 했다. 분노를 터뜨리고 있었으니까. 지금 단계에서 조커를 연기하는 것은 무리다, 그럴 수 없다, 여기서 벌써 조커를 하다니 의미가 없다! 라고 소란을 피웠다. 촬영이 시작된 지 6주차 끝이나 7주차에 접어들 때였고, 그때까지 조커가 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처음 조커를 연기했을 때 번뜩이는 게 있었다. 지금까지 연기해 온 아서는 실수였다고.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다른 단계에 이르러 아서에 대한 접근법을 바꿨다. 그때의 나는 화가 많이 났었는데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 그게 없었다면 아서에 대한 이해는 어중간한 것으로 끝났을 테니까. 조커를 연기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버렸기 때문에 아서로서 해왔던 일들을 돌아보고 여러 가지를 조율해야 했다. 몇 가지 세세한 부분이 의미가 없게 되어 버렸다. 아서의 헤어스타일을 바꿨고 의상도 조금 조정했다. 물론 아서의 행동에도 변화를 줬다. 번뜩임을 느낀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깨달은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갈 수는 없었다. 

     

     

    그 결과 재촬영도 있었나?

    조금은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 이 방법으로 밖에 영화를 만들 수 없다. 조정하는 것은 다른 창작에 있어서는 당연한 일이다. 예를 들면, 레코드를 만들 때, 노래를 다시 레코딩한다든가 소리를 조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말이다. 창조에는 유동성이 있어야 한다. 단지 수를 해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창작한다는 것은 호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재촬영의 중요성은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과 일하면서 배운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 재촬영을 싫어했다. 두려워했다고 해도 좋다. 1차는 실패였다는 건가? 하는 생각에 부끄럽기까지 했다. 그 장면을 위해서 철저하게 파고든 것을 반복하는 것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재촬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창작을 하고 있는 측에 있어서, 새로운 추구를 할 훌륭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와서는 그것 말고는 창작을 할 방법이 없다고까지 생각하게 됐다. 

     

    아서라는 캐릭터의 언행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이미지네이션이고 무엇이 만들어낸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그를 연기한 당신에게 있어서 아서의 진실이란 무엇인가?

    내가 확신할 수 있는 아서의 진실은 어린 시절에 끔찍한 일을 당했고 꽤 깊은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아서를 창조하는 시작이었다. 나쁜 녀석들에게 습격당하는 장면에서 그는 얼어붙어 자기 방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행동에서 그가 상당한 트라우마가 있었다고 믿기에 이르렀다. 이 스토리의 다른 부분에서는 그가 하는 말의 대부분이 복잡한 농담을 복잡하게 만들었을 뿐이라는 느낌이다. 그가 말하는 유머 같은 것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웃으면서 '조크를 생각했는데, 어차피 너희들은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독선적인 부분도 포함해서, 그 언행을 어디까지 믿어도 될지 나도 몰랐다. 하지만 그 반응으로 보아 그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인간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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