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에 이르는 병 (死刑にいたる病, 2022년 5월 6일 일본 개봉)

    사형에 이르는 병

    (死刑にいたる病)

    출연 : 아베 사다오, 오카다 켄시, 이와타 타카노리

    감독 : 시라이시 카즈야

    2022년 5월 6일 일본 개봉

     

     

     

    영화사에 빛나는 사이코패스 탄생. 인간의 어둠을 눈으로 삼키고, 오싹오싹 멈추지 않는 충격 체험! 인간의 어둠을 들여다보는 쾌감. 왜 우리 영화 팬들은 연쇄살인마에게 끌리는 걸까?

     

    매력적인 사이코패스들

     

     

     

    한니발 렉터 박사, 조조 키라 요시카게, 조커. 영화나 만화에 새겨진 매력적 사이코패스들. 이성으로는 위험성을 이해하면서, 끌리지 않을 수 없다. 엔터테인먼트사에 이름을 새기는 사이코패스들은 그런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기 마련이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엽기 살인범인 한니발 렉터. 영화 한니발에서 명배우 앤서니 홉킨스가 연기한 그가 살해 상대의 뇌수를 먹는 장면은 궁극의 트라우마 장면으로 전 세계 영화팬들을 떨게 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최강 콘텐츠인 만화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연쇄살인마라면 조조의 기묘한 모험의 키라 요시카게. 겉으로는 평온한 삶을 살면서 가끔 생기는 내적 충동을 참지 못하고 살인을 반복한다. 여성의 아름다운 손에 비정상적인 집착이 있어, 사체 처리 후에도 손만 가지고 다니며 반지나 가방을 사 주거나...

     

    더욱이 최근 영화계에서 가장 흉악한 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조커의 타이틀 롤인 조커. 늙은 어머니와 사는 착한 개그맨이었던 남자가 사회의 부조리에 직면하면서 울굴한 감정을 폭발시키며 악의 카리스마로 치닫는 것처럼 충격을 받은 관객은 적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영화, 만화에서 역사에 남을 살인마와 사이코패스 3명. 렉터, 조커, 키라. 사형에 이르는 병의 주인공인 하이무라 야마토는 그들 못지 않은 희귀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그 어둠의 깊이를 목격할 수 있는 영화이다. 

     

     

    이야기는 한 통의 편지로 시작한다. 대학생 카케이 마사야 (오카다 켄시)는 24건의 살인 혐의로 체포되어 사형 판결을 받은 하이무라 야마토 (아베 사다오)에게 편지를 받는다. 하이무라는 예전에 마사야가 살던 지역에서 빵집을 운영했고, 마사야도 중학교 시절에 그 가게에 자주 다녔었다. 하이무라는 구치소에 면회를 온 마사야에게 어떤 부탁을 한다. 그것은 그가 기소된 살인 사건 중 마지막 1건은 자신의 범행이 아니니 누명을 벗겨달라는 것. 요구에 응해 마사야는 사건의 재조사를 시작한다. 

     

     

    살인마 하이무라를 연기한 배우는 아베 사다오. 코미디에서 시리어스까지 폭넓은 연기로 안방과 영화관에 웃음과 눈물을 전해 온 아베가 지금까지 잘 보여주지 않았던 광기의 남자를 괴연했다. 말투도 자세도 부드럽고 온화하다. 그렇기 때문에 때때로 그 눈에 깃든 수상한 빛이 무섭다. 무심코 이런 아베 사다오를 본 적 없다며 입을 막아버리게 될 사이코패스를 훌륭하게 구현했다. 

     

     

    사형에 이르는 병 작품 소개

     

    5월 6일에 극장 개봉, 같은 시기에 개봉된 화제작들과 각축을 벌여 6월 21일자로 흥행 수입 10억엔을 돌파했다. 2022년 개봉한 실사 작품으로 10억엔 돌파는 일본 영화와 해외 영화 전부 포함해서 10편 뿐이다. 

     

     

    MURDER CASE 하이무라 야마토

     

    행방불명이 된 소년소녀 24명의 살해 용의로 체포. 그 중에서 9건으로 입건, 기소되었지만 1건의 사건에 대해서면 원죄를 주장. 1심에서 사형 판결, 현재 공소 준비중. 

     

     

    -계획적으로 범행을 반복하는 전형적인 질서형 연쇄살인범.

    -높은 지능을 지녔으며, 매력적인 인물로 사회에 융화.

    -상점가에서 빵집 경영. 손님을 사냥감으로.

    -재판에서는 살해한 사람 수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

    -성인여성이 살해된 마지막 사건만 원죄를 주장.

     

     

    미스터리 작가 쿠시키 리우의 최고 걸작으로 불리는 동명 소설을 고독한 늑대의 피, 흉악의 시라이시 카즈야 감독이 영화화. 아베 사다오, 오카다 켄시, 이와타 타카노리, 나카야마 미호 등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진이 출연. 숨 돌릴 틈 없는 심리전 응수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새로운 마스터피스를 만들어냈다. 1건의 누명 사건을 둘러싸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진실, 깊어지는 수수께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라스트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가 농락당할 전율의 사이코 서스펜스!

     

    사형에 이르는 병 줄거리 

     

    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에게서의 의뢰. 그것은 1건의 원죄 증명이었다. 대학생 마사야에게 온 한 통의 편지. 그것은 세상을 뒤흔든 희대의 연쇄살인마 하이무라로부터였다.

     

     

    [죄는 인정하지만 마지막 사건은 원죄다. 범인이 따로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었으면 한다.]  과거에 동네 빵집에서 점주로 있었던 시절에는 신뢰를 가졌던 하이무라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고, 사건을 독자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한 마사야. 그러나 거기에는 상상을 초월한 잔혹한 사건의 진상이 있었다-. 

     

    사형에 이르는 병 출연 배우 

     

     

    아베 사다오

     

    오카다 켄시

     

    이와타 타카노리 

     

     

    나카야마 미호

     

    미야자키 유

     

    | 하이무라 범행의 특징적 요소

     

    하이무라의 범행에는 매우 특징적인 요소가 있다. 바로 그것이 하이무라의 무서움의 근원.

     

    1. 죽이는 대상은 룰이 있다. 남녀 불문의 성실하고 똑똑한 고교생

     

    하이무라가 타깃으로 삼는 것은 검은 머리에 교복을 제대로 교칙대로 입는 성실한 고등학생. 그가 운영하는 빵집 카페에서 방과 후 시험 공부를 하는 우등생 타입의 소년 소녀들을 겨냥해 먹이로 삼았다.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도 그의 특징적인 기호다. 마사야는 중학생 시절 이 빵집을 자주 찾았고 자신도 피해자 중 한 명이 됐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전율하면서도 어찌된 영문인지 하이무라에게 강한 흥미를 느낀다.

     

     

    2. 마치 정원 가꾸기를 하듯 소년소녀를 죽이다


    하이무라는 죽일 때에도 질서형 살인범답게 스스로의 강한 미학이 배어 있는 룰을 답습한다. 피해자를 묶고 손톱을 하나하나 펜치로 떼어 수집한다. 게다가 인자한 눈빛으로 꽃을 사랑하듯 피해자를 위로하고, 즐기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솜씨 좋게 시체를 처리한다. 

     

     

    3. 사람의 마음을 잘 조종한다. 관계자 전원이 하이무라를 좋아하다

     

    하이무라 주위의 사람들은 그의 말이나 자아내는 분위기에 그만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카페에서 친절하게 대해준 피해자 소년소녀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놀랍다. 구치소에서는 엄하게 대해야 할 교도관이 하이무라에게 경어로 말을 걸어 자신의 딸에게 읽힐 추천 아동문학을 물어볼 정도로 심취. 하이무라의 집 근처 노인은 하이무라가 지금 경찰서에서 도망쳐 숨겨달라고 하면 숨겨줄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한다. 

     

    문자 그대로, 하이무라를 접한 사람은 누구나 그를 좋아하게 되어 버린다. 그리고 마사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떤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크게 꿈틀거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결말로 돌입해 간다. 

     

     

    여러 번 보고 싶은 마의 미궁 '시라이시 카즈야의 최고 걸작'

     

     

    논픽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흉악'으로 시라이시 카즈야의 이름이 일약 일본 영화계에 알려졌던 것이 2013년. 그로부터 10년 사이에 그는 '이름없는 새', '써니 32', '고독한 늑대의 피' 시리즈 등 고품질의 작품을 만들어 왔다. 그만큼 '사형에 이르는 병'은 시라이시 카즈야의 현시점에서의 최고 걸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리우드 등 세계 최고봉 서스펜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할 정도로 잘 꾸며져 있다.

     

     

    이 최고 걸작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아베 사다오의 괴연이 만들어낸 희대의 사이코패스 하이무라. 상대의 마음에 기대어, 생각대로 조종해 가는 마성의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묘사는 그야말로 시라이시 작품의 진면목이다. 구치소 면회실에서 수형자와 면회자가 일대일로 마주한다는 묘사는 흉악, 고독한 늑대의 피에서도 친숙한 시라이시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도지만, 이 작품의 면회실은 과거 작품과는 또 다른 멋을 낸다.

     

     

    사건을 재조사하는 마사야가 면회실에서의 하이무라와의 교류를 통해 투명 패널 너머로 마음을 장악당해 간다. 그 과정은 보고 있으면 등골이 서늘할 것 같은 공포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기묘한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심리묘사에 더해 서스펜스로서의 완성도 높은 것도 매력. 쿠시키 리우의 원작 소설은 출간 초기부터 "이야미스"의 걸작으로서 라스트 10페이지의 전개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그 날카로운 절삭력은 영화판에서도 건재했다.  탐정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오카다 켄시가 연기하는 마사야의 시점에서 사건을 뒤쫓으며 도달한 진상에 관객 모두가 놀랄 것이다. 

     

    ★ 이야미스 : 읽고 나면 싫은 기분이 드는 미스터리. 뒷맛이 개운치 못하고 배신감을 느끼지만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이야미스의 대표적인 일본 작가는 미나토 카나에. 심리묘사에 능하고 많은 복선을 품은 치밀하고 대담한 스토리가 특징. 

     

     

    범인의 시점에서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표정이나 몸짓 등 세부에 이르기까지 관찰하는 것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포인트이다. 결말을 알기 때문에 여기저기 흩어진 복선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연출과 연기에 의해 짜여진, 최상의 서스펜스 '사형에 이르는 병'.

     

     

    아베 사다오 인터뷰

     

    은막 데뷔 30주년을 앞두고 무아지경으로 물밀듯이 달리는 아베 사다오의 지금에 대하여.

     

     

    작가 쿠시키 리우의 소설을 시라이시 카즈야 감독의 메가폰으로 영화화된 사형에 이르는 병에서 아베 사다오와 오카다 켄시가 처음으로 협연했다. 시라이시 제작팀과는 블루 리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름 없는 새 이후, 세상을 뒤흔든 희대의 연쇄 살인마 하이무라 야마토. 배우를 하면서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역할을 제의 받은 아베는 어떻게 작품 세계를 살아냈을까. 

     

    영화는 이상과는 거리가 먼 등급의 대학에 다니면서 답답하고 울적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마사야에게 편지 한 통이 도착하면서 스토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보낸 사람은 24건의 살인 혐의로 체포되어 그중 9건의 사건으로 입건 기소로 사형 선고를 받은 연쇄살인마 하이무라. 범행 당시 현지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었고, 중학생이었던 마사야도 그 카페에 다니곤 했었다. 

     

    편지에 적힌 건 '죄는 인정하지만 마지막 사건은 누명이다.범인은 따로 있다는 것을 중명해 주었으면 한다'였다. 그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 마사야가 독자적으로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잔혹한 사건의 진상이 부각된다. 

     

     

    아베가 숨을 불어넣은 하이무라는 지역에 녹아들어 정당한 사회생활을 하는 전형적인 질서형 살인범. 검은 머리에 교복을 교칙대로 입는 성실해 보이는 10대 후반 소년소녀들을 타깃으로 신뢰관계를 구축하며 거리를 좁히고 교묘한 방법으로 살인계획을 진행해 나간다.


    타깃에 접근할 때 보여주는 상쾌한 미소, 그리고 그 후의 진정한 모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시라이시 감독의 지시로 치아 화이트닝을 실시했다고 한다. 눈을 수상하게 빛내고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차마 볼 수 없는 고문을 반복하는 한편, 눈의 반짝임을 잃어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 허망한 표정 등 하이무라의 변화상을 구현하는 것은 연기의 달인 아베 사다오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다.

     

    Q. 역할에 공감하느냐 마느냐를 떠나 배우로서는 상당히 즐길 수 있었던 작품이 아닐까요?


    아베 사다오 : 배우로서는 매우 즐거웠습니다. 이런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항상 느끼는 건데, 시라이시 제작팀의 아이디어가 굉장해서 개인적으로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구치소 면회실에서 프로젝터를 사용해 아날로그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영화 제작을 즐기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연극에 가까운 연출이라고나 할까요, 감독님의 개인 카메라 16mm로 찍은 회상 장면을 제 가슴 부분에 투영하면서 연기를 했습니다. 각본을 읽은 시점에서 면회실 장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연기 이외의 부분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연기 이외의 부분이라는 것은 면회실 제작에 있다. 아베는 아이디어가 끝이 없다며 미술을 담당한 이마무라 츠토무의 일하는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 

     

    아베 사다오 : 이마무라 씨가 준비해 준 세트의 면회실이 활 모양으로 굽어 있었어요. 다양한 방법으로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거죠. 극중 하이무라가 면회실을 빠져나와 마사야 옆까지 가는 묘사가 있는데, 그런 신기한 일도 성립되어 버려요. 보통은 있을 수 없는 일을 가능케 하는 발상의 힘이 대단합니다. 

     

     


    아베 사다오가 기쁜 표정으로 말하는 면회실이지만 실은 두 패턴이 있다고 한다. 클라이맥스에서 하이무라와 마사야가 마주하는 장면은 각본상 20쪽에 달한다고 한다. 면회실 장면에서 얼마나 관객을 즐겁게 할 수 있을지가 성공의 열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마지막 면회실과 다른 면회실은 둘러싼 벽이 다르다. 통상의 면회실은 직선적인 벽으로 둘러싸인 세트. 그리고 마지막 면회실 세트만 굴곡진 벽으로 됨으로써 카메라가 양쪽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해 프로젝터의 영상 투영에 깊이가 생기는 등 시각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는데 성공했다.

     

    극중에서 이쪽으로 오면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는 대사가 있다. 크든 작든 누구나 자신의 가슴속에서 묻고 정신을 차리고 되돌아간 경험이나 짚이는 대목이 있지 않을까. 

     

    아베 사다오 : 취직해서 일하고 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 무렵에 「이대로라면 나 자신을 발휘하지 못하고 삼켜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연극을 시작했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뭔가 계기가 되는 게 사람들의 권유가 많거든요. 연기해 보면 어때? 밴드 안 할래? 라든가, 자발적인 면이 의외로 없어요. 복이 많다고 할까, 주위 사람들이 있어 주었기 때문에 지금이 있네요. 아직까지도 저한텐 '이런 거 하고 싶어!' 하는 게 없거든요.

     

    4월 23일 생일로 52세가 되는 아베 사다오. 40대를 돌아봤을 때 뭔가 확신을 얻었을까. 50대에 접어들면서 보이는 광경은 또 어떨까.

     

    아베 사다오 : 40대는 눈 깜짝할 사이였네요. 그러고 보니, 코히나타 후미요 씨에게  「아베짱, 40대는 인기있어!」 라고 들었습니다만, 어디가!? 라고 생각했습니다(웃음). 농담은 차치하고, 일의 페이스가 별로 변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특별히 큰 변화를 느끼는 것은 없네요. 다만, 역시 NHK 대하드라마 「동경 올림픽 이야기~」를 한 건,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40대 마지막 시기에 대하 드라마를 하며 지금까지 뵌 적이 없었던 배우, 앞으로의 젊은 배우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큰 재산이 됐어요. 다카하시 고레키요 역으로 출연하신 하기와라 켄이치 씨의 마지막 모습(이번 작품이 유작이 되었다)에 입회할 수 있었다는 것도 잊을 수 없습니다. 40대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생활할 수 있었는데 반대로 50대에 들어와서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어요. 그 정도만 다르고 다른 건 별로 다르지 않아요. 스스로 제가 처한 상황을 별로 바꾸고 싶지 않은 것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베 사다오가 평소와 다름없는 아베다움을 발휘할수록 흥미를 가진 크리에이터들이 모여든다는 것도 필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 아베 자신이 젊은 캐스트진과의 공동 출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전해져 온다. 특히 더블 주연을 맡은 오카다 켄시와의 대치는 진심으로 즐겼던 것 같다.


    아베 사다오 : 오카다 군과의 연기는 하고 있으면 즐거워져요. '아, 그렇게 오는 거야?' 이런 거죠. 그가 연기한 마사야가 걸어온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밖에서 어떤 연기을 해왔는지 보이지 않는데 눈앞에서 발휘해주는 것들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연기를 봐도 굉장히 순수한 것이 전해져 오고 올곧은 인상도 있어서 연기로 속인 보람이 있다고 느끼고 있었어요(웃음).

     

    아베가 처음으로 영화에 출연한 것은, 타카하시 반메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R-18 지정의 작품 「사랑의 신세계」. 거기서부터 꾸준히 정성스럽게 커리어를 쌓아 2024년에는 은막 데뷔 30주년이 된다. 그동안 그가 출연한 극영화는 55편이나 된다. 

     

    아베 사다오 : 그렇게나 출연하고 있었습니까! 굉장하네요. 정말 우연히도 어제 BS에서 '토키와장의 청춘'이 방영됐었거든요. 그 작품이 영화의 현장이라는 의미에서는 컸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치카와 준 감독님의 현장에서는 각본이 물론 있기는 했지만, 조목조목 '이것을 말해주세요'라는 찍는 방법이었거든요. 대사를 외워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 흥미로웠어요. 어제 다시 보니까 역시 재밌었습니다.  이름이 나오지 않은 배우들도 많이 출연하고, '사형에 이르는 병'에도 출연하고 있는 스즈키 타쿠지 씨와도 많은 이야기를 해서 공부가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후루타 아라타 씨와 나마세 카츠히사 씨도 계셨고요. 미즈노 에이코라는 역할로 마츠나시 토모코 씨라는 분도 출연하고 있어요. 그리고 주연을 맡은 미즈타 노부오 감독작 '마이코 한!!!'도 중요한 작품입니다. 그때까지는 공동 출연자들과의 접촉이 축이었지만 주연작에서는 스태프분들과도 굉장히 이야기하게 되었고, 서서히 변해가는구나라고 생각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선배님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니시다 토시유키 씨와 야쿠쇼 코지 씨는 특히 저렇게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지 않는 분들입니다만, 연기를 통해서 「이렇게 대본을 읽는구나」 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두 분 모두 누구에게나 태도가 변하지 않으세요. 그런 사람을 동경하고 있습니다.

     

    과거 현장을 함께했던 감독, 배우들의 이야기로만 들뜬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들어서도 영화관에서 감상은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아베 사다오 : 드라이브 마이 카도 극장에서 봤고, 'SING 싱 넥스트 스테이지'도 봤습니다. 시네콘에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카타기리 하이리 씨가 자원봉사 스태프로 일하고 있는 키네카 오모리에도 자주 갑니다. 요즘은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청춘물을 즐기고 있습니다. 후지 TV에서 일요일 아침에 방송하고 있는 '우리들의 시대'에서 이케마츠 소스케 씨, '클리프 하이프'의 오자키 세계관 씨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마츠이 감독님의 찰랑찰랑한 말투에 관심이 가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라이시 카즈야 감독 인터뷰

     

     

    Q. 언제부터 감독이 되고 싶었나?

     

    시라이시 카즈야 : 영화 감독이 될 거라고는 처음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기보다는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영화 스태프가 되고 싶었다. 촬영이나 조명, 기술 계열 스태프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심코 조감독을 하게 되었다. 그게 너무 재밌었다. 영화를 만드는 건 감독이 아니라 우리들이다, 영화를 성립시키고 있는 건 우리들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고, 실제로 그런 면도 있었다. 

     

    Q. 이번 촬영도 고되지 않았나?

     

    시라이시 카즈야 : 역시 배우들의 스케줄 때문에 그날 안에 열심히 찍어야 할 때는 늦어질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정해진 시간 안에 해내야 할 부분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는 스태프에게 부담을 주게 되는 부분은 있다. 하지만 이번에 늦어버렸을 때 제작진도 다음날 스타트를 늦추거나 하루를 비우자며 조정해 주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었다. 

     

    Q. 아베 사다오의 연기는 물론 모두 훌륭했다. 그리고 오카다 켄시의 연기에 놀랐다. 어떻게 연출했나?

     

    시라이시 카즈야 : 거의 안 했다. 억제 효과가 있는 톤도 처음부터 그가 이렇게 하고 싶다고 했다. 무엇을 기점으로 어떻게 연기해 나갈 것인가 하는 플랜도 거의 정해져 있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몇 가지 질문을 받기는 했지만, 거의 연기 플랜이 완성된 인상이다. 오카다 켄시는 훌륭한 배우다. 

     

    Q. 아베 사다오와 오카다 켄시의 연기 충돌이 훌륭했다. 영화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가자고 한 적이 있나?

     

    시라이시 카즈야 : 이런 시리얼 킬러는 겉모습은 평범하다가 얼굴이 표변한다는 것이 있다. 주인공 하이무라 야마토가 빵집에서 빵을 굽는 것도, 젊은 남녀를 업고 죽여가는 것도 같은 감각이다. 살인이 인생의 일부이며 그것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인물이다. 그래더 담담하고 루틴으로 살인을 생활의 일부로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이야기는 나눴다. 

     

    Q. 다른 배우들도 굉장히 개성있다. 각자의 역할을 잘 잡고 스토리가 점점 깊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면회실 장면도 표현이 대단했다. 어떤 느낌으로 촬영된 것인가?

     

    시라이시 카즈야 : 면회실 장면은 꽤 감으로 진행한 촬영이었다. 피해자들의 얼굴 사진이 비치는 것은 투영이다. CG로도 할 수 있지만, 아날로그 표현이 더 재밌기 때문에 프로젝터로 투영했다. 해보니까 CG 합성으로는 내기 힘든 질감도 있어서 한 장면이라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배우가 말하는 사이에 들어오는 것처럼 피해자의 얼굴이 찍히는 것도 촬영 때마다 생각해서 찍은 건가?

     

    시라이시 카즈야 : 그렇다. 라이트에 강약을 달아 점점 더 비치는 것이 보이도록 하거나 장면마다 전부 아날로그를 기본적으로 하고 있다. 찍고 나면 다 같이 보면서 결정을 내렸다. 미술팀의 이마무라 씨가 단순한 사각 사면 벽뿐만 아니라 카메라가 원활하게 오갈 수 있도록 굴곡진 벽도 만들어줬다. 라이팅을 조정했더니 재밌는 효과라고 생각해서 사용했다. 

     

    Q. 그동안 광기라고 할까 마음의 어둠을 그리는 작품을 계속 찍어왔다. 그런 분야에서는 일본에서 넘버원이라고 생각한다. 

     

    시라이시 카즈야 : 스스로 나를 분석하면 상식인이고, 상냥하고 성실하다. (웃음) 다만 칠칠치 못한 점은 있다. 그런데 고독한 늑대의 피 LEVEL 2의 스즈키 료헤이 씨에게 감독님은 사이코패스라는 말을 들었다. (웃음) 확실히 사이코패스에 관심이 있다고 할까, 그런 영화도 좋아한다. 

     

    Q. 원작을 읽고 나서 영화로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나?

     

    시라이시 카즈야 : 물론이다. 어려운 소재라는 생각도 들었다. 24명을 죽였다고 하는 하이무라 야마토에 대해 설명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린다. 하지만 너무 우물쭈물하면 관객이 질린다. 그곳을 쓱 보여주는 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했다. 이전의 흉악이라는 영화에서 면회실 장면을 꽤 찍었기 때문에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싫었다. 여러 가지를 생각했는데 정말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렬했다. 작품의 내용에 따라 끝나는 점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사람의 속을 들여다봐도 그 사람이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는 단순하게 알 수 없다. 그건 매우 조심하고 있다. 그런 것을 감안한 인물 조형에 어떤 캐릭터로 되어 주었으면 하는 건 있다. 하이무라 야마토도 그렇지만, 여러 가지를 조사 해서 알게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어도 실은 모르는 것이 인간이다. 거기가 사랑스러워지는 부분이기도 하고, 무서워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 부분을 어떻게 영화 속에서 추출할 것인가 하는 건 굉장히 생각하고 있다. 

     

    Q. 이 영화를 특히 젊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시라이시 카즈야 : 사형에 이르는 병은 미스터리 요소도 많고, 스릴러적인 묘사도 있다. 일단 미스터리로 오카다가 연기하는 마사야가 사건을 조사해가는 시선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그리고 다 본 후에는 범인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되새겼을 때 더 깊이 볼 수 있는 재미가 깊어질 것이다. 

     

    오카다 켄시

     

     

    사형에 이르는 병에서 아베 사다오와 더블 주연을 맡고 있는 오카다 켄시. 출연하는 작품마다 그 핵심을 계속 담당해 온 그의 연기는 2018년 데뷔 4년째를 맞은 현 시점에서의 집대성을 보여준다. 

     

    신작 영화 순위에서 첫 등장 5위를 차지하며 매우 힘든 작품이면서도 화제와 주목을 받고 있는 사형에 이르는 병. 이 작품은 장르로는 사이코 서스펜스라고 하지만 그 외에도 미스터리 스릴러, 심지어 인간 드라마까지 여러 장르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단순히 무서운 영화로 혐오받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관객의 흥미와 관심을 끄는 포인트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오카다 켄시이다. 

     

    아베 사다오와 오카다 켄시의 더블 주연이라고는 하지만 작품을 견인하는 것은 오카다 켄시이다. 그의 시점에 따라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러나 능동적인 연기를 전개하고 있는 것은 아베 사다오 쪽이며, 오카다 켄시는 '수용 연기'로 일관하고 있다. 하이무라에게 마사야가 농락당하는 모습을 오카다가 표현하고, 이로 인해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마사야는 어디에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청년으로, 하이무라와 비교하면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분명 그의 쪽. 하이무라라는 사이코패스를 앞에 둔 마사야는 사회 규범 안에서 지내는 우리를 대표하는 인물인 것이다. 하이무라의 언동에 당황하거나 조용한 흥분을 보이는 등 오카다의 정확한 리액션은 스크린을 올려다보는 우리의 솔직한 리액션과 일치하는 것이다. 물론 작품 내에서 확실히 수용 연기로 일관하고 있지만, 역할의 성질도 있어 때때로 공격 연기도 엿볼 수 있다. 오카다 켄시가 전력으로 공격에 충실했을 때, 그의 새로운 스테이지가 시작될 것이다. 

     

     

    배우 데뷔작이 된 중학성일기에서 연기 첫 도전을 하면서 아리무라 카스미가 연기한 선생님과 금단의 사랑에 빠지는 중학생을 솔직함과 풋풋함을 훌륭하게 구현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배우라는 일에 새하얀 마음으로 열심히 부딪혀가는 자신의 모습과 선생님에 대한순애를 관철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캐릭터의 모습이 딱 겹쳐 시청자들에게 잊지 못할 존재가 되었다. 

     

    2022년 9월부터는 본명 미즈카미 코시로 활동하게 되어 오카다 켄시로 크레딧된 마지막 출연 영화가 된 사형에 이르는 병에서는 울굴과 고독에 시달리는 대학생 마사야를 호연하며 배우로서의 큰 도전이 화제를 모았다. 

     

     

    사형에 이르는 병 결말 (스포주의)

     

    사형에 이르는 병의 스토리 전체를 요약하면 '모두 흉악범 하이무라 야마토가 사형되기까지의 장대한 심심풀이였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9번째 살인 사건의 범인도 하이무라 야마토였다. 줄곧 좋아하는 소년 소녀를 괴롭힌 뒤, 죽이고 완벽하게 은폐하던 하이무라였지만, 사냥감 중 한 명이 도망쳐 자신의 체포가 임박했음을 깨달았다. 그래도 끝까지 사람을 지배하며 살인을 즐기고 싶었던 그는 과거 자신이 사냥감 후보였던 카나야마를 육료로 불러낸다. 

     

    하이무라를 보며 기억이 되살아나 겁에 질린 카나야마에게 그는 예전처럼 고통을 주는 아픈 돌이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당연히 카나야마는 겁에 질려 싫어하고, 하이무라는 그렇다면 누구와 놀이를 하면 좋을까 묻는다. 카나야마는 마침 육교 아래를 지나는 귀가중인 네즈 카오루를 발견하고 무심코 그녀를 가리키고 말았다. 그리고 카나야마의 선택대로 하이무라는 네즈 카오루를 납치해 산중에서 괴롭히며 죽였다. 결벽증인 카오루가 가장 싫어하는 진흙 속에서 서서히.

     

    네즈 카오루도 우연히 선택된 것은 아니었다. 그녀도 과거 하이무라의 사냥감으로 억합, 세뇌당한 과거가 있었다. 결벽증과 편식도 그것이 원인이었다. 매일 같은 행동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이무라는 그녀가 육교 아래를 지나는 타이밍에 카나야마에게 선택을 촉구한 것이었다. 줄곧 사냥감으로 간직한 카오루의 살해를 즐길 뿐만 아니라 카나야마의 마음에 깊은 죄책감을 심어주며 노는 것도 목적이었다. 카나야마는 의도대로 네즈 카오루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고 자주 살해 현장을 방문했다. 

     

    그리고 붙잡히기 직전, 고문용 오두막도 불태우며 굳이 평소의 자신과는 다른 방식으로 카오루를 살해한 하이무라. 이것도 나의 수법과는 다르다며 누명을 호소하면서 사형을 연기했다. 이것은 또 누군가를 조종해 즐기기 위해서 벌인 일. 주인공 카케이 마사야는 과거 하이무라가 양호시설에서 친밀한 사이가 된 에리코의 아들이기도 해서 특별한 사냥감으로 주목받았다. 그래서 하이무라는 일부러 구치소로 불러내 자신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고, 마사야가 정보를 발견할 때마다 대단하다며 칭찬하며 쥐락펴락하며 즐겼다. 

     

    사향에 이르는 병의 팜플렛에는 부록으로 하이무라가 마사야의 아버지가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하이무라가 마사야에게 보낸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이것을 읽으면 마사야가 자신을 얕보는 친아버지보다 하이무라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것도 납득하게 된다. 하이무라는 말로도, 편지로도 단 한번도 내가 너의 아버지라고 말하지 않았고, 실제로도 아니었다. 에리코가 하이무라 키리에의 집에 있을 때 자원봉사 활동에서 만난 무책임한 유부남의 아이로 하이무라는 마사야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은 확신하고 있었을 것이다. 

     

    사사건건 하이무라에게 농락당해 사람까지 죽일 뻔했던 마사야는 자신이 결국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인간임을 확인하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영화는 원작과는 달리 더 무서운 장치가 있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겠다. 

     

     

    | 픽션도가 높은 슈퍼 살인마 하이무라 야마토 |

     

    원작도 그랬지만, 사형에 이르는 병은 누구나 마음대로 움직여 버리는 하이무라 야마토라는 슈퍼 살인마가 있다면 어떤 짓을 저지를까 하는 사고 실험적인 픽션이다. 영화에서는 면회에 입회하는 교도관까지 세뇌하여 지배하고 있다. 시라이시 카즈야 감독도 이 작품의 팜플렛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 중에서도 엔터테인먼트에 투철한 픽션다운 픽션이라고 말했다. 

     

    원작의 하이무라가 양육 능력이 없는 친모 아라이 미요코에게서 끔찍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어머니 사후에 사건을 일으켜 소년원행. 19세에 하이무라 키리에의 양자가 되기까지의 과거 설명을 대부분 생략한 것도 하이무라 야마토라는 남자의 괴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의 마사야와의 대화에서 그의 친모의 손톱에 관한 언급이 있어 제대로 상상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은 능숙하다. 원작에서 하이무라는 어머니에 대해 애증이 뒤섞인 앰비벌런트한 감정을 푸고 있고, 살해당한 소년 소녀들도 어딘가 그녀를 닮았다는 설정이 되어 있다. 

     

    | 사형에 이르는 병 제목의 의미는? |

     

    강렬한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작품이 말하는 '병'이란 자신의 취향인 아이들을 죽이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하고 있다. 하이무라가 안고 있는 비정상적인 버릇을 가리킨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한다. 그러나 이 제목은 덴마크의 저명한 철학자 세렌 켈케고르의 대표적 저서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유래했다. 원작 처머리에는 절망이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라는 켈케고르의 말이 인용돼 있고, 영화에서도 초반 마사야가 대학 강의에서 죽음에 이르는 병에 대해 이야기되는 장면이 있었다. 

     

    지금까지 널리 회자되어 온 고전적 명저에서 다양한 해석도 생겨나고 있지만, 대충 설명하면 켈케고르가 말하는 죽음에 이르는 병에 해당하는 절망이란 자신을 잃은 상태, 본래의 자신에게서 눈을 피한 상태라고 한다. 자신의 본질을 응시하지 않고 절망한 채로 있으면 정신의 죽음이 찾아온다. 켈케고르는 이 죽음에 이르는 병을 고치기 위해 신앙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신앙이란 자신이 믿는 것을 이치없이 믿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 자신이 소중히 하고 싶은 것, 인생을 바치고 싶은 것을 발견하는 것도 거기에 해당한다. 

     

    본래의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의 소중한 것을 발견한다는 것은 매우 멋진 일이다. 그러나 하이무라 야마토는 가혹한 성장을 거쳐, 본래의 자신을 사람을 컨트롤하는 것,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발견해 버렸다. 하이무라는 죽음에 이르는 병을 고치는 대신, 사형에 이르는 병에 걸려 버렸다고 생각하면 흥미로울 것이다. 

     

    과거 우등생이었는데, 지방 대학에 다니는 마사야도 본래의 자신을 외면하고 있는 상태였다. 아버지로부터 공부만 열심히 하도록 억압받았고, 하이무라의 베이커리에서 지낼 때만 편안했던 마사야는 하이무라의 의지와 칭찬을 받아 심지어 그가 친아버지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까지 제시되며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종반에 마사야가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면, 하이무라와 마찬가지로 사형에 이르는 병을 안고 파멸했을지도 모른다. 

     

    마사야가 하이무라처럼 될 뻔했듯이, 사형에 이르는 병은 전염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원작 첫머리에는 켈케고르의 말과 함께 테라야마 슈지의 희곡 역병 유행기의 대사 '나는 당신의 병입니다'가 인용되어 있었다.  사형에 이르는 병은 위 대사의 인용 그대로 하이무라 야마토 그 자체가 병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감염되어 가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카나야마와 네즈 카오루, 에리고 등도 하이무라가 병을 옮긴 피해자인 것이다. 

     

    영화는 오리지널 라스트를 붙임으로써 사형에 이르는 병의 전염력이 현격히 높아지고 있었다. 마사야는 하이무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연인이 된 카노 아카리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했다. 하지만 무려 아카리도 하이무라와 연결되어 있어 마사야보다 더 심하게 세뇌당했음이 밝혀진다. 아카리도 하이무라 빵집의 단골이었던 것이다. 

     

    하이무라 야마토가 사형당한 후에도 그의 병은 이 세상에 계속 남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것을 생각하면 꽤나 섬뜩한 제목과 결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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