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달 (流浪の月, 2022년 5월 13일 일본 개봉)

     

    유랑의 달

    (流浪の月)

    감독 : 이상일

    출연 : 마츠자카 토리, 히로세 스즈, 요코하마 류세이, 타베 미카코

    2022년 5월 13일 일본 개봉

     

     

     

    유랑의 달 작품 소개

     

    히로세 스즈 & 마츠자카 토리 더블 주연, 이상일 감독. 서점 대상 수상의 걸작 베스트셀러 소설 대망의 영화화!

     

    [악인]으로 선악의 경계를 어렴풋이 하고, [분노]로 믿는 것의 어려움을 세상에 묻던 이상일 감독. 인간 존재를 극한까지 파고들어 보는 이들의 마음에 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일깨우는 농밀한 영화 체험을 계속 제공해 온 이상일이 대망의 신작으로 꼽은 것은 2020년 서점 대상 수상의 나기라 유우의 유리처럼 섬세한 이야기.

     

     

    사라사 역에 히로세 스즈, 후미 역에 마츠자카 토리라는 현 일본 영화계를 이끄는 두 사람을 맞아 요코하마 류세이, 타베 미카코가 새로운 경지에 도전했다. 여기에 현 영화계에서 빛을 내는 실력파가 집결하여 이야기에 깊이를 더했다.

     

    이들의 심상을 서정적으로 담아내는 이는 기생충, 버닝 극장판을 다룬 한국 영화계의 레전드 촬영감독 홍경표. 킬빌 Vol.1, 세 번째 살인 등 세계를 누비며 활약하는 미술 타네다 요헤이, NODA MAP과 2021년 도쿄 올림픽 개회식 댄스 퍼포먼스에 대한 노래 제공도 화제인 하라 마리히코 등 국경을 초월한 재능 경연도 볼거리. 

     

    언제까지나 아물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살아온 두 사람이 손을 뻗은 한줄기 빛. 한 발 앞의 미래. 세상의 한구석에 사는 '용서받지 못할' 두 사람의 이야기가 숨이 멎을 정도의 감동과 깊은 공명으로 관객을 감싼다. 

     

     

    유랑의 달 줄거리

     

    <여아 유괴 사건> 둘밖에 모르는, 그 여름의 진실.

     

    돌아갈 수 없는 사정을 안고 있는 소녀 사라사와 그녀를 집으로 초대한 고독한 대학생 후미. 보금자리를 찾은 행복을 되새기던 그 여름의 끝자락에서 후미는 납치범, 사라사는 피해 여아가 되었다. 15년 후, 우연한 재회를 이룬 두 사람. 두 사람의 곁에는 각각 현재의 연인 료와 타니가 있었다. 

     

    유랑의 달 출연 배우

     

     

    카나이 사라사 역 / 히로세 스즈

    10살 때 후미와 만나 여아 유괴 사건의 피해자가 된다.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 중.

     

     

    사에키 후미 역 / 마츠자카 토리

    대학생 시절, 사라사와 지낸 후 유괴범이 된다.

    카페 calico를 운영중.

     

     

    나카세 료 역 / 요코하마 류세이

    사라사의 현재 연인 / 상장기업의 엘리트 회사원.

     

     

    타니 아유미 역 / 타베 미카코

    후미의 연인. 간호사.

     

     

    안자이 카나코 역 / 슈리

    사라사의 동료. 싱글맘.

     

     

    유무라 역 / 미우라 타카히로

    사라사가 일하는 레스토랑 점장.

     

     

    사라사 아역 / 시라토리 타마키

    부모님과 떨어저 이모의 집에서 지낸다.

     

     

    안자이 리카 역 / 마스다 미오

    안자이의 딸.

     

     

    사에키 오토하 역 / 우치다 야야코

    후미의 엄마.

     

     

    아가타 역 / 에모토 아키라

    엔틱숍의 오너.

     

    영화 '유랑의 달'

     

    나기라 유우의 소설 유랑의 달은 책으로 읽으면 행간에서 바람을 느낄 수 있지만, 이상일 감독의 손에 의해 영화로 거듭난 유랑의 달에선느 바람보다 물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중국 청나라 시대부터 문헌에서 경화수월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 말에는 아름답지만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작품의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극중에서는 달이 실로 효과적으로 비춰지고 있어 물과의 대비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여운을 주며 보는 이의 뇌리에 새겨 넣는다. 하물며 수면에 비치는 달은 마치 실체가 없음이 이번 작품을 단순한 남녀의 사랑을 넘어선 것의 상징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이상일 감독이 그동안 일관되게 아픔과 고통을 견뎌낸 사람에게 찾아오는 구원을 찾아냈듯이 비록 세상의 틀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었던 사라사와 후미일지라도  편견과 억압에서 해방되는 순간을 섬세하게 건져낸다. 아니, 이상일 감독이기 때문에, 히로세 스즈와 마츠자카 토리가 사라사와 후미를 살았기 때문에 건져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유랑의 달은 저녁 무렵의 공원, 비에 흠뻑 젖은 10살 사라사에게 19살 대학생 후미가 우산을 씌워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맡겨진 이모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사라사의 뜻을 헤아려 집으로 데려간 후미. 그렇게 두 사람은 두 달을 보내게 되지만, 후미는 유괴죄로 체포되고 만다.

     

    그로부터 15년 후. 언제까지나 지워지지 않는 흠집난 피해 여아와 가해자로 낙인찍힌 채 재회한 사라사와 후미만 알 수 있는 150분에 이르는 사랑 이야기다.

     

     

    원작을 읽으면 조금만 삐끗하는 순간, 단번에 굴러떨어질 정도로 위험과 이웃한 작품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원작을 영화화하려고 이상일 감독 이외에도 현재를 주름잡는 많은 영화인들이 나섰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영상작가들이 연애라는 말로 묶지 못하고 단절과 억압을 몸속에 스며들게 한 외로운 두 사람에게 홀린 진심에 다가서려 할수록 더욱 깊이 작품 세계로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유랑의 달 개봉 무대 인사

     

     

    22년 6월 15일 개봉 토크 이벤트에 히로세 스즈와 이상일 감독이 등단했다. 유괴 사건의 피해 여아가 되어 널리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게 된 사라사와 그 사건의 가해자로 여겨진 청년 후미의 15년 후의 재회를 그렸다. 이야기 후반에서는 거리가 가까워지는 사라사와 후미의 관계가 그려지지만, 이상일 감독은 [후미와의 장면에서 마츠자카 씨가 멀다며 고민하고 있었지?] 라는 질문을 히로세 스즈에게 던졌다. 

     

    히로세 스즈 : 연인인 료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가운데, 후미 = 마츠자카 씨를 떠올리는 것에 거리가 생겨 기분 전환이 어려웠어요. 역할의 복잡함 때문에 마츠자카 씨와는 촬영 현장에서는 아침 인사와  끝날 때 인사 말고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대기할 때도 다른 곳에 있었어요. 

     

    유랑의 달 한국 개봉 결정

     

     

    5월 13일 일본 개봉 후, 올해를 대표하는 한 편, 원작 팬으로서 흠잡을 수 없는 완성도, 압권의 배우진 연기력, 일본 영화사에 남을 초걸작, 150분 한순간도 맥빠지지 않는 전개에 아름답고 덧없고 빈틈없는 영상이라는 리뷰가 빗발쳤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나에게 득도 없는 질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감탄했다. 한국 개봉은 앞서 개최된 전주국제영화제에서의 평판, 일본 내 열기에 부응하는 형태로 결정됐다.  

     

     

    공개된 스틸 컷에서는 물속에 있는 듯한 깊은 파란색이 인상적. 아울러 장면에 얽힌 에피소드를 밝혔다. 2020년 서점 대상을 수상한 원작 유랑의 달에 접수된 다수의 영화화 제안 중 선정되어 중책을 맡은 이상일 감독. 원작을 그저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일 감독의 유랑의 달을 만들어 달라는 나기라의 격려에 따라 이상일 감독은 자신의 영화판 유랑의 달에서 원작의 설정을 개편했다. 

     

     

    가장 큰 변경점 중 하나는 2개월을 함께 보낸 어린 사라사와 대학생 후미가 피해 여아와 유괴범으로 경찰에 의해 떨어져 버리는 장면이다. 원작에서는 동물원이 무대이지만, 영화에서는 한 호수가 무대가 됐다. 이상일 감독은 이 변경에 대해 의도록 밝혔다. 

     

    이상일 감독 : 두 사람이 헤어질 때 본 풍경은 두 사람이 다시 만날 때까지 15년 동안 생각하는 풍경이기 때문에 매우 소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실제 영상이 됐을 때 두 사람을 연결하는 장치로서 한걸음 더 뭔가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게 이번에는 물이었습니다. 후미가 있는 곳 옆에는 항상 물이 있고, 물 속은 두 사람이 안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로 이야기에 물을 개재했습니다. 

     

     

    그렇게 재회한 사라사와 후미가 '보금자리'인 강변 카페 calico의 인테리어 벽도 블루그레이, 안쪽 격자 창문의 스테인드글라스, 전광판에도 블루가 배치되어 마치 호수 속에 있는 듯한 부드러운 푸른빛이 사라사와 후미를 감싸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상일 감독 : 이 물이라는 키워드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의 시각적 이미지에도 활용되었는데, 비유하자만 사라사와 후미는 '물'입니다. 료는 불, 타니는 흙의 이미지입니다. 열을 내는 료의 주위에는 의식적으로 붉은색을 배치했습니다. 소파나 벽 그림 등. 한편 키우고 싶은 소망을 지닌 흙의 타니 의상은 베이지나 차 계열의 색으로 통일했습니다

     

    히로세 스즈 인터뷰

     

     

    이상일 감독이 2020년 서점 대상을 수상한 소설 유랑의 달을 영화화한다는 소식을 듣고 뜻밖의 인상을 받은 영화팬도 적지 않을 것이다. 요시다 슈이치의 원작을 영화화한 악인과 분노, 할리우드 영화의 금자탑을 리메이크한 용서받지 못한 자 등 이상일 감독이 일관되게 아픔과 고통을 참아온 이들에게 찾아오는 구원을 찾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아픔과 구원을 한 몸에 받아들이고 함께 걸어야 할 전우로 지명한 것은 히로세 스즈와 마츠자카 토리였다. 

     

    히로세 스즈와는 분노에서 코미야마 이즈미 역할을 맡은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는 주인공 카나이 사라사라는 어려운 역할에 도전하게 된 셈인데, 히로세 대해 '본인조차 깨닺지 못한 무언가가 보이면 항상 기대감을 갖게 해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히로세 스즈는 역할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히로세 스즈 :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지금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논을 드렸더니 감독님께서도 그럼, 이 영화는 힘들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상태에서 크랭크인을 했기 때문에 무조건 후회할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크랭크업 때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후회는 한번도 안 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감독님의 작품에 참여해달라고 해주셔서 무척 기뻤지만, 해냈다 같은 경지에 도달한 실감이 나지 않는 만큼 아직도 저에게 사라사라는 역할을 주신 것이 의외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리얼한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한 각오가 필요할 정도로 이번 사라사라는 역할이 난해한 것을 작품을 관람한 이라면 누구나 납득할 것이다. 히로세에게는 영화 '분노'로 이상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씁쓸한 기억이 있다. 그런 만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사라사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를 넓혀 갔다. 

     

    히로세 스즈 : 사라사는 평범하게 살아가려 하고, 실제로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면서 료 같은 사람과도 만나고 있어요. 다른 인생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정도로 녹아드는 것이 가능한 사람이라서 실제로는 어떤 사람일까, 어쩐 동기로 행동에 옮기는 것일까를 생각했을 때, 하나하나에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라사가 가지는 독특한 감성, 사물의 견해가 큰 것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궁극적인 것이지만 마음속으로만 후미를 계속 생각하다 보면 의외로 사라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중에서도 종기 취급을 받는 것에 어딘가 달관한 표정을 지으며 '뭐든 익숙해지는 게 편해요' 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세상의 편견, 억압과 이웃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데 익숙하다. 각본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사라사와 동화되려고 칠전팔도했다는 히로세 스즈.

     

    히로세 스즈 : 함께 있지는 않지만 글의 존재만을 마음의 버팀목으로 삼으면, 살아갈 이정표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묘하게 들었네요. 

     

    코로나 19 사태에서 원작을 읽은 이상일 감독은 사라사와 후미의 '자기들에게 이 사람만 있으면 된다'는 도달 방식에 신기한 상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원작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어른이 된 사라사를 주축으로 그리기로 결정했을 때, 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과 후미라는 인간의 실상을 본론과는 다른 곳에서 빚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 같다. 그것은 히로세 역시 현장에서 본 광경이기도 했다. 

     

    히로세 스즈 : 사라사는 독특한 감성으로 살고 있어서 대답을 알기 어려워요... 이번에는 감독님도 생각을 많이 하셔서 현장이 멈추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이 두 사람에 대해 모두 알게 된다는 건 제3자에겐 매우 어려운 일 같네요. 저는 사라사로서 후미와 경험했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알기까지 많은 시건이 걸렸습니다. 어떻게 살았는지는 이제 모르겠지만, 역시 후미가 있어서가 아닐까요. 가장 큰 빛이랄까, 마츠자카 토리 씨의 모습을 계속 어딘가 머리 한구석에 두면서 매일 지냈었습니다. 

     

    그런 마츠자카 토리와는 나루시마 이즈루 감독작 생명의 정거장에서의 공동 출연에 이은 작업이 되었다. 생명의 정거장에서는 두 사람이 라면집에서 대화하는 대목 등 정면으로 대치하는 장면이 많았지만, 이번 작품 현장에서는 역할이 역할인 만큼 어떤 대화로 관계성을 구축해 나갔을까. 

     

    히로세 스즈 : 역할에 대해서는 별로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본편에서는 편집된 장면이 있거든요. 후미와 사라사가 거기에 이르기까지 마음도 다 벗어던지는 장면을 찍는 아침에 감독님이 현장에 와서 그걸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셔서 3시간 정도 마츠자카 토리 씨와 단둘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받았습니다. 그때의 우리에게는 영혼과 영혼이라는 표현밖에 할 수 없지만 어쨌든 함께 지내다가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그 덕분인지 촬영도 원활하게 진행되었어요. 후미에 대한 시각도 단번에 바뀌었죠. 나이도 차이가 나는데 사랑스러움 가까운 느낌이랄까, 정말 뭐라 말할 수 없는 감각인데 역할과는 상관없는 부분에서 저와 마츠자카 토리 씨 사이에 신뢰관계가 형성된 게 굉장히 컸던 것 같습니다. 특별한 얘기를 한 게 아니거든요. 가족 이야기나 평소 현장에서 얘기하지 않는 내용이나 서로를 알게  시간을 얻은 게 컸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구축되어 갔는지를 알고 다시 보면, 한층 더 작품의 심부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 동료 안자이 (슈리)에게 끌려온 카페 칼리코에서 수행승처럼 담담한 후미의 목소리 '어서오세요'. 15년 만에 그 목소리를 들은 사라사의 충격을 히로세는 뒷모습 연기만으로 구현했다. 세상의 틀에서 벗어나 버린 두 사람의 모습을 담고 있는 만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애틋한 역할에 숨결을 쏟아 보인 히로세 스즈와 마츠자카 토리의 연기에는 눈 깜빡임조차 잊게 하는 설득력이 깃들어 있다. 히로세는 마츠자카에게 지금 무엇을 전하고 싶을까.

     

    히로세 스즈 : 후미, 고마워...네요. 사라사를 살아내려면 마츠자카 씨, 후미가 제겐 유일의 빛. 음 고마운 것도 아닌가... 후미는 너무 특별해서 할 말이 없어요. 마츠자카 씨에게는 현장에서 보내는 저에게 희망이라고, 의심 없이 받아들여질 정도로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 주셨습니다. 배우로서, 선배로서 리스펙트밖에 없습니다. 다시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라는 말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우를 계속하다 보면, 반드시 프로필에 픽업되는 대표작이 좋든 싫든 따라다닌다. 하지만, 그때의 그 나이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있어 다양한 작품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더 높은 목표로 다음의 현장으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의 베스트 퍼포먼스라고 했다. 히로세는 배우로 데뷔한 2013년부터 9년치 축적을 23세의 리얼로 아낌없이 풀어냈다. 

     

    히로세 스즈 : 바닷마을 다이어리나 치하야후루는 확실히 그 순간에만 찍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저도 생각해요. 이번 현장에서는 이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표현 방법이 늘어났다는 실감은 확싫 있었습니다. 사라사는 10년이 지나도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 어른스러워 보이는 것 같지만, 앞으로의 10년 동안 체득하는 저의 인생 경험이 더해지는 것만으로 하려고 생각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험이 늘어날 때마다 어느 작품에 대해서도 지금은 남길 수 없었다, 지금이라서 찍었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베스트 퍼포먼스에 일조한 것은 틀림없이 이상일 감독의 연출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는 감성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형용할 수밖에 없는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히로세 스즈 : 감독님은 저한테만 뉘앙스로 전해주세요. 피부에 스며드는 감성, 감각을 말로 해주시니까 그게 뉘앙스가 지나쳐서 모를 때는 정말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응? 했었는데, 하다 보면 뉘앙스만 주울 수 있게 되었어요. 감독님께서 분명히 전달됐으니까 알아줄 거야, 10 테이크를 갔지만 4 테이크가 좋아, 나는 그때 이렇게 생각해서 감정이 가장 많이 움직였어, 같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매일이 고비였던 현장에서 사라사로 살아왔기 때문에, 매장면 감정의 정점을 향해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불안감밖에 없었기 때문에 작품을 보고 편집의 대단함에 감동했습니다. 다만 분노 때도 그랬지만, 제가 보면 감정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볼 수는 없어요. 매일이 고비 같은 에너지를 짜냈으니까요.

     

    촬영 기간은 무려 2개월 반. 유랑의 달에서 묘사된 이야기는 결코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며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첫 시사를 감상한 뒤에는 편집의 대단함에 감동은 했지만 객관적으로 볼 수 없으니 도망치듯 돌아갔다고 한다. 

     

    히로세 스즈 : 감독님께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며 바로 연락이 왔지만, 괜찮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예요, 라고 답했습니다. 감독님께서 후미가 사라사에게 한 '사라사는 사라사만의 것'이라는 말을 그대로 제게 해주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감독님이 저를 북돋아주는 존재이기도 하니까 감각이 리셋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취재를 받게 되면 감독님이 이런 말을 하더라 하고 듣는데 그때마다 정말이요? 하고 되묻습니다. 거짓말이라도 기쁘다는 생각도 드네요. (웃음)

     

    지금까지의 이야기에서도 이상일 감독은 히로세 스즈의 좋은 이해자이며 흔들림 없는 신뢰관계가 구축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분노의 촬영이 시작된 2015년 여름부터 7년 가까이 지난 셈이다. 히로세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상일 감독과 어떤 마음의 대화를 이어왔을까. 

     

    히로세 스즈 : 감독님이 사람을 관찰하는 방식, 낭만주의적인 부분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롭고 좋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참가하고 싶고, 또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감독님이세요. 모두 그렇게 될 수 있는 건 아닌 관계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문답이 필요 없어요. 믿고 있고, 일에 관계없는 것이라도 정답을 알고 계실 것 같아요. 

     

    마츠자카 토리 인터뷰

     

     

    마츠자카 토리가 유랑의 달에서 숨결을 불어넣었던 사에키 후미는 지금까지 가장 난해한 역할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마츠자카 토리 : 그때는 촬영 준비 기간이었기 때문에 확실히 후미에게 몰입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저에게 사에키 후미라는 역할은 지금까지 해 온 역할 중 가장 어려웠습니다.

     

    Q. 이상일 감독과의 첫 작업인데 어땠나요?

     

    마츠자카 토리 : 지금까지 작품과 역할에 대해, 그리고 사람을 진지하게 대하는 분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하나부터 열까지 진지하게 마주하고 계셨습니다. 일체의 타협을 허용하지 않고 배우가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실제로 역할로 서 있는지, 그게 아니라면 그때까지 기다리는 걸 하시는 분이세요. 많은 분들에게 엄격하다고 듣기는 했지만, 저로서는 오히려 든든했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역할 중 가장 장벽이 높은 역할을 든든한  이상일 감독님과 함께 만들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베스트 퍼포먼스를 이끌어내기 위해 배우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나란히 달려주었던 이상일 감독의 행보는 마츠자카 토리에게 큰 용기를 준 듯하다.

     

    마츠자카 토리 : 함께 역할과 같은 눈높이로 내려와주시는 감독님은 물론 계시지만, 감독님께서는 함께 역할이 되어 주세요. 사라사와의 중요한 장면에서는 리허설만 이틀이 걸렸는데, 첫째날에 이건 숙제라는 말과 함께 해산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현장에 가니 '실제로 후미가 돼서 호텔 방에서 혼자 해봤어! 이렇게 생각했어.' 하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실제로 해보시다니 깜짝 놀랐지만, 저한테는 그게 무척 든든했습니다. 

     

    그래도 든든함만큼이나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궁을 헤매는 느낌을 안고 악전고투했을 것이다. 그럴 때 마츠자카는 무엇을 마음의 근거로 작품세계를 살아냈을까.



    마츠자카 토리 : 촬영 순서가 사라사와 후미의 회상 장면, 10살 사라사와 아파트에서 보낸 시간부터 촬영이 시작됐어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역할을 마주하는 데 있어서 토론, 리허설, 나름대로 일기를 써보기도 하고 여러가지 해봤습니다. 하지만 어딘가에서 후미로서 안개 속에 있는 것 같은 상태로 「이걸로 될까?」 라고 불안 속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라사와 보낸 아파트에서의 자유로운 시간은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처음에 회상 장면 촬영이 있었기 때문에 어른이 된 사라사와 재회한 15년 뒤의 파트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츠자카가 몸부림치며 후미라는 역할을 살아냈듯이 사라사 역의 히로세도 2개월 반에 이르는 촬영 기간은 싸움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히로세와는 「생명의 정거장」에 이은 공동 출연이다.



    마츠자카 토리 : 스즈짱에게 이상일 감독님과는 분노 이후 처음 있는 재회잖아요. 재회이기 때문에 마음이 한결 더 컸을 거라 생각합니다. 준비 단계 때부터 걸치고 있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서 완전히 다른 스위치를 켜고 있는 느낌으로 기백을 느꼈습니다. 제가 봤을 때 아직도 숨기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서로 정진해서 다시 5년 뒤쯤 함께 한다면 의미 있는 현장이 될 것 같습니다.

     


    주연인 두 사람은 물론 공동 출연인 요코하마 류세이, 타베 미카코에 이르기까지 볼거리가 많이 박혀 있다. 이상일 감독이 고민하고 완성한 각본은 원작과 달리 어른이 된 사라사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 게다가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 후미라는 인간의 실상을 본론과는 다른 곳에서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

     

    극중에서 체포되기 직전의 호수에서 후미와 사라사는 굳게 손을 맞잡고 있다. 후미의 [사라사는 사라사만의 것이다. 아무도 마음대로 하게 만들어선 안 돼.] 라는 말과 손의 감촉에 의지해 사라사가 그 후의 인생을 걸어왔다는 점에서도 작품 전체에 큰 의미를 갖는 대사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인생으로 대체해 생각해 보았을 때 적절한 답을 찾을 수 없지만, 마츠자카에게 있어서 무언가에 어쩔 수 없이 맡긴 감촉의 기억을 파헤쳐 주었다.


    마츠자카 토리 : 그렇게 장렬한 일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학창시절 학원 다닐 때 20대 중반 정도의 젊은 선생님을 잊을 수가 없어요. 굉장히 소탈하고 좋은 선생님이셨어요. 「시험 잘 봐!」 라고 힘차게 악수해 준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왜 기억하고 있냐면 그 선생님이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때의 기억이 명확해졌어요. 악수뿐만이 아닙니다. 선생님과 이야기할 때 흘러간 따뜻한 시간의 기억은 제게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30대를 맞이하여 더욱 인간미가 넘치는 마츠자카는 데뷔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보고 어떤 대화를 이어왔을까. 

     

    마츠자카 토리 : 원래 배우일을 길게 계속하려 했던 건 아니었어요. 사무라이전대 신켄쟈를 했었는데 촬영 기간이 약 1년이었어요. 그게 끝나면 대학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때는 배우라는 일에 대한 각오도 그 정도였어요. 영화도 전혀 보지 않았죠. 소속사에 막 들어갔을 때, 매니저가 좋아하는 작품을 물어봐도 할리우드 초대작 제목만 대답할 정도로 지식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신켄쟈가 끝난 후에 후카나쿠 켄타 감독님의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순 없지만]에 불러주셔서 출연이 결정되었어요. 그 작품이 저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모든 것의 시작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까지 해외에 가본 적이 없었는데 캄보디아에서 학교를 만든다는 작품이라 촬영도 캄보디아에서 했어요. 인생 첫 해외에서 무카이 오사무 씨, 에모토 타스쿠 씨, 쿠보다 마사타카 씨와 넷이서 캄보디아를 돌아다니는 장면에서도 감독님께서 대사는 딱히 없으니 생각한 것을 말하라고 해서 이런 촬영 방법도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1년간, 틀에 구애받아 해온 몸으로서는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그때부터 배우일에 대한 흥미라고 할까요, 제가 배우로서 어떤 표현을 할 수 있을지 도전 정신이나 도전심 같은 것이 싹트기 시작한 첫걸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 작품이 없었다면 이렇게 영화에 대해 흥미가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저에게는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NHK 아침연속극 우메짱선생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10대부터 실제 나이보다 많은 50대 정도까지 연기했어요. 극중에서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 가족이 늘어나는 인생을 1년 이상이나 걸쳐 촬영했다는 건 큰 재산이예요. 인생을 산다는 건 이런 건가를 배운 것 같습니다. 

     

    이상일 감독 인터뷰

     

     

    나기라 유우의 베스트셀러 소설의 영화화 제의가 쇄도하는 가운데 나기라가 이상일 감독의 영화팬이었다는 점, 기획서에 곁들여져 있던 이상일 감독의 자필 편지에 공명함으로써 이상일 감독의 영화화가 이루어졌다. 

     

    [납치범] [롤리콘] 딱지가 붙은 남자와 [피해자] [세뇌당한 불쌍한 사람]이라는 호기심의 눈에 노출된 여자. 세상에게 결코 용서받지 못하는 두 사람은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악인 (2010), 분노 (2016) 등 인간이라는 불가해한 존재의 심연을 계속 탐구하는 명장 이상일이 6년 만에 만든 장편은 잔혹한 세계 속에서 유대를 다지기 위해 애쓰는 남녀의 간절한 휴먼 드라마 유랑의 달. 

     

    Q. 소설 유랑의 달을 서점 대상을 받기 전에 읽었다고 들었다. 이야기의 힘은 물론이지만, 영화화하는 이야기로서의 매력은 무엇이었나?

     

    이상일 : 세상에서 말하는 상식과 사람의 양심 사이에서 태어나는 고통 같은 것이 그려져 있는 부분일까. 이 주제는 악익이나 분노에도 공통되는 부분도 있다. 유랑의 달이라는 소설의 문체나 표상적인 부분은 그동안 내가 다뤄왔던 것과 색깔이 다를 수 있지만, 통증이라는 공통의 부분에 내 안의 바늘이 흔들렸던 것 같다. 

     

    Q. 확실히 악인이나 분노와 공통되는 부분도 있지만 분명히 그동안 감독님의 작품에는 없었던 새로운 부분도 있다. 

     

    이상일 : 이야기의 주인공인 사라사와 후미라는 두 사람의 관계는 굉장히 순수해서 보기에 따라서는 우화처럼 느껴진다. 일종의 청렴한 같은 게 있는 두 사람이다. 세상에 이런 관계가 있을까,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생각했다. 그 우화적인 부분에 있어서 영상화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반대로 말하면 우화적인 분위기의 작품은 찍어본 적이 없어서 신선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체로 지금까지의 작품으로 달을 그렇게 아름답게 찍은 적도 없었다. (웃음)

     

    Q. 이야기 속에서 두 사람이 고립되어 가는 모습은 오늘날 분단이나 배제 같은 문제가 표면화되어 있는 세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나와 다른 것,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배제해 간다. 특히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그 경향은 강해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사회적인 주제도 근본적으로 있다는 것을 강하게 의식했나?

     

    이상일 : 요즘 시대는 인간관계가 굉장히 단락화되어 있다. 사람을 배제하거나 비판하는 일이 인터넷 상에서 쉽게 이루어지고 만다. 익명성이라 얼굴을 보지 않아도 가능하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항상 어딘가 불안하기도 할 거다. 왜냐하면 언젠가 자신이 당하는 쪽의 사람이 될지도 모르니까. 자신이 배제되거나 비판받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 그러한 불안의 뒤집기로 배제하는 쪽으로 돌아가 버린다. 종이 한장 차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사람의 서로에 대한 확신성 같은 게 들뜨지 겉돌지 않을까 했다. 아마 이런 세상이라 이런 관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모두가 바라진 않을까 한다. 

     

    Q. 지금까지 찍어오지 않았던 달을 찍었다고 했지만, 자연을 아주 아름답게 담았다. 그건 의도적이었나?

     

    이상일 : 그건 홍경표 씨의 영향이 크다. 이 작품의 근저에는 살벌한 감정이 있어서 영상적으로 아름다운 것이 번어로서 필요하다. 너무나 끔찍한 세계를 묘사할 뿐만 아니라 영화를 맛보는 데 있어서의 아름다움도 필요했다. 지독한 인간의 잠재의식이 있는 반면, 자연은 인간과는 상관없이 이렇게 아름답게 존재한다는 것은 양쪽 다 있어야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홍경표 씨는 다양한 작품을 촬영하고 있다. 요즘에는 기생충 (2019년 봉준호작), 버닝 (2018년 이창동작)이 있는데, 이번 영상 기법은 버닝에 가까운 것 같다. 기생충은 봉준호 씨가 그림 콘티를 제대로 그려서 아주 치밀하게 계산된 후 찍은 영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더 여백을 갖고 싶어서 버닝에 가까운 기법이 좋을 것 같았다. 

     

    Q. 홍경표 씨는 봉준호 씨의 소개로, 기생충 촬영장에 가서 의뢰했다고 들었다. 

     

    이상일 : 홍경표 씨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뿐이었다. 그 정도의 영상을 찍으시는 분이라서 아무거나 같이 일해보고 싶었다는 게 속마음인데 그렇다고 뭐든 섭외할 수는 없다. 유랑의 달은 홍경표 씨가 한국에서 찍고 있는 작품과는 조금 톤이 달라서 어떻게 생각하실까 해서 대본 요약을 보내드렸더니 받아주신다는 답변을 받았다. 

     

    Q. 봉준호 감독은 이상일 감독의 작품에 홍경표 씨가 참여하는 걸 응원해 주셨다. 

     

    이상일 : 처음에 내가 홍경표 씨에게 부탁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물었더니 좋네, 둘 다 온도감이 높아서 맞을 것 같은데 하고 곧바로 홍경표 씨를 연결해 주셨다. 

     

    Q. 봉준호 감독은 이상일 감독의 캐릭터를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이상일 : 봉준호 씨와는 꽤 오랜 친분이 있다. 1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내왔기 때문에 매 작품 한국에서 상영할 때마다 봐주신다. 대략 어떤 경향을 작품을 만들고 있는지는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 

     

    Q. 홍경표 씨와 실제로 일해보니 어땠나? 홍경표 씨를 얼마 전에 인터뷰 했는데 기생충 촬영 현장에서 만났을 때는 이상일 감독은 온화하고 상냥했는데 유랑의 달 촬영장에서는 힘들었다고 했다. 

     

    이상일 : 나도 같은 인상이다. (웃음) 현장에 들어가니 불도저 같았다. 척척 현장을 끌어 가고, 좋은 영상을 찍는다는 것에 대한 탐욕에는 엄청난 것이 있었다. 실내 장면이 많기 때문에 자연 풍경을 찍자는 아이디어는 홍경표 씨에게서 나온 것이다. 로케이션이 진행된 마츠모토의 구룸이 좋다고 했다. 

     

    Q. 어른이 된 후미가 운영하는 카페가 인상적이다. 마츠모토에 있는 카페로 들었다. 

     

    이상일 : 특히 후미의 카페는 외부와의 관계가 중요해서 세트를 생각하지 않았다. 이 영화에서 완전히 세트로 찍은 건 료와 사라사의 맨션이다. 후미의 카페는 보는 순간 여기라고, 겨우 도달한 것 같았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특징이 있는 모습도 좋았다. 그 건물은 밖에서 고립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 거리를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폐쇄감도 없다. 그 거리에서는 강이나 다리도 보인다. 근처에 큰 빌딩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하늘이 넓게 보인다. 그런 절묘한 느낌이 좋았다. 또 큰 세로 길이의 창문이 인상적이었고, 건물 안의 공간도 마음에 들었다. 

     

     

    Q. 이 작품은 섬세한 감정의 드라마가 핵심이지만 미스터리 요소도 있다. 

     

    이상일 : 미스터리라기보다는 후미의 고뇌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사라사의 눈을 통해 알아내는 흐름을 의식했다. 숨기고 있는 비밀을 파헤친다기보다는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혹은 왜 후미가 이런 인격인지를 정성을 다해 풀어나가고 싶었다. 거기에 사라사가 어떻게 마주하는지 그리고 싶었다. 

     

    Q. 상처받을 것을 각오하고 후미와 똑바로 마주하려는 사라사 역할을 맡은 히로세 스즈가 훌륭했다. 히로세 스즈를 사라사 역으로 선택한 이유는?

     

    이상일 : 마츠자카 토리는 탁함이 없는 맑은 이미지인데, 또 다른 의미로 히로세 스즈라는 사람도 존재에 거짓말이 없다. 자신을 이렇게 보이고 싶다거나 보여주고 싶지 않다거나 사람들은 여러 가지 무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별로 그런 게 없다. 그렇다고 오픈 마인드도 아닌 점이 매우 좋은 것 같다. 

     

    Q. 마츠자카 토리와 히로세 스즈, 어느 쪽을 먼저 캐스팅했나?

     

    이상일 : 스즈가 먼저다. 그렇다고 스즈에게 맞춰 토리를 선택한 것도 아니다. 후미를 누구로 할지 생각했을 때 토리 말고는 생각할 수 없어서 실제로 만나기 전에 결정했다. 말로 이유를 말할 수 있으면 편한데 직감이다. 내 눈으로 보면 그렇게 느낀다. 그게 빗나갈 수도 있지만.

     

    Q. 직감에 의존하는 타입인가?

     

    이상일 : 직감만 있다. (웃음)

     

    Q. 이 시기에 촬영된 작품들은 코로나 19 사태의 영향으로 모두 고생하고 있다. 유랑의 달 촬영으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이상일 : 각본도 힘들었고, 현장도 코로나 영향으로 힘들었다. 홍경표 씨와의 매일 벌이는 토론도 확실히 힘들었다. (웃음) 우선 홍경표 씨가 합류하는 것이 늦었다. 격리 기간이 끝나고 얼굴을 마주한 게 촬영 시작 전 열흘이 채 안 됐었다. 서로 처음이고 그림 콘티도 없는 가운에 그 자리에서 배우의 움직임이나 장소 상황, 빛의 상태를 보면서 그림을 정해가는 것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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