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2022년 10월 12일 한국 개봉)
- 영화/해외영화정보
- 202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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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작품 소개
수많은 오리지널리티 넘치는 매혹적인 작품을 세상에 내놓으며 영화 팬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획득해 온 인기 스튜디오 A24가 가족 문제로 고민하고 적자 빨래방 경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평범한 아줌마가 새로운 영웅으로 세상을 구하는 전 인류가 처음으로 체험하는 액션 엔터테인먼트를 완성했다!
전대미문의 승승장구가 시작된 것은 오프닝 상영을 장식하며 극찬을 받은 2022년 3월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 영화제. 이어진 뉴욕 로스 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한정 개봉에서는 3일간의 흥행 수입으로 509,659 달러를 쏟아내 1관당 평균이 50,966달러라는 경이적인 스크린 애버리지를 기록했다.
기세는 멈추지 않고, 전미 확대 공개로 폭진하여 2,200관 규모로 상영하는 사태로 발전, 마침내 북미 흥행 수입 7천만 달러, 전세계 흥행 수입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인디펜던트 스튜디오로서는 이례적으로 메이저 스튜디오급 대박을 달성, 하루가 다르게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상천외 MAX의 말도 안되는 각본에 반해 프로듀서로 나선 것이 슈퍼히트 시리즈 어벤져스의 완결편 인피니티 워(2018)와 엔드게임(2019)을 감독한 루소 형제. 할리우드의 정점에 있는 그들을 카오스의 세계로 끌어들인 것은 컬트의 한계를 돌파했다는 인기 대폭발의 스위스 아미 맨(2016)으로 선댄스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다니엘 콴과 다니엘 샤이너트 감독.
에블린을 연기한 사람은 007 네버 다이(1997)로 화려한 할리우드 데뷔를 이뤘고, 와호장룡(2000)에서 유일무이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 건파우더 밀크셰이크(2021) 등에서 계속 진화하는 액션을 선보인 양자경. 다른 차원에서 액션 스타로 성공하고 있는 에블린은 바로 양자경 자신이 노력 끝에 손에 넣은 셀럽의 삶을 들여다보는 듯해 설렘을 자아낸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에서의 코미디언 면모를 다시 한번 발휘하며 가수와 셰프 등 멀티버스의 다양한 에블린을 즐겁게 소화해내는 동시에 그날, 그때, 다른 결단을 하다 보니 다른 삶이 있었다는 누구에게나 기억나는 애수까지도 표현했다.
에블린의 남편 웨이먼드에는 인디아나 존스2 - 마궁의 사원(1984), 구니스(1985)에서 천재 아역배우로 한 시대를 풍미한 키호이 콴. 오랫동안 배우업에서 벗어나 조감독이나 액션 지도로서 영화계를 지탱하고 있었지만, 이번 작품으로 복귀를 하여 숨막히는 쿵푸 액션을 선보였다.
국세청 관리로는 트루 라이즈(1994)부터 할로윈 시리즈(1978, 1998, 2002, 2018)까지 할리우드 최일선에서 경력을 쌓아온 제이미 리 커티스. 악의 앞잡이 양자경과의 격투 장면과 다른 차원에서의 양자경과의 사랑이 넘치는 장면은 그런 커리어에 경악의 한 페이지를 더해 여러모로 놓칠 수 없다.
다른 차원의 두뇌가 생각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발상과 결말로 보는 이의 머리와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일생에 한 번의 영화 체험으로 멀티 버스 점프!
작품 줄거리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도 95% FRESH! 말 그대로 본 적도 없는 영화, 감동이라 눈물이 찔끔 났다 등 열광적으로 지지를 받았던 이야기는 지친 주인공 에블린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운영하는 빨래방에 감사가 들어가고 국세국에서 장난을 치자 세금 신고를 다시 해야 하는 것이다. 고향인 중국에서 에블린이 사는 미국으로 온 아버지는 여전히 완고하고 간병도 힘들다. 딸 조이는 원래 반항적인 데다 연인 베키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 남편 웨이먼드는 상냥하지만 우유부단하여 의지할 수 없다. 그러던 중 국세청에서 관리로 좁혀지고 있는데 갑자기 남편이 표변한다.
다른 우주의 웨이먼드라고 자칭하는 그는 에블린에게 전 우주에 혼란을 가져오는 강대한 악을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은 너뿐이라고 선고! 설마하고 놀라는 에블린이지만, 악의 손에 습격당해 멀티버스로 점프! 쿵푸의 달인인 다른 우주의 [나]의 힘을 얻은 에블린의 전 우주를 무대로 한 투쟁이 막을 올린다-!
출연 배우
양자경 / 에블린 역
키호이 콴 / 웨이먼드 역
제이미 리 커티스 / 디어드리 보베어드라 역
스테파니 수 / 조이 왕, 조부 투파키 역
제임스 홍 / 공공 역
해리 슘 주니어 / 채드 역
감독 코멘트
이 영화로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감정을 표현해 보았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 엄청나게 압도되는 감정을 파악하고, 그것을 극복해 나가고 싶었다. 처음부터 신나는 아이디어가 3가지 있었다.
1. 어처구니없는 싸움을 벌이는 SF 액션 영화
2. 21세기 이민 이야기를 통해 가족애를 그리기
3. 매우 많은 다른 우주에게 가서 철학적인 사상을 탐구하게 되는 멀티버스 무비
이 영화는 많은 아시아 영화에 대한 러브레터이기도 하다.
양자경이 말하는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만나기까지의 이야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작품상 등 최다 7개 부문을 수상했다. 주연 양자경은 아시아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홍콩 영화계의 아이콘이 멀티버스를 무대로 하는 부조리 코미디에 출연해 커리어에서 배운 모든 것을 발휘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다원 우주, 혹은 멀티버스 어딘가에서 양자경은 4살에 발레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인 그녀는 미래의 프리마돈나를 목표로 일글랜드로 유학을 떠나지만 등을 다쳐 그 꿈을 접게 되는 사태를 보기 좋게 회피할 것이 틀림없다.
그 우주에서는 그녀가 미스 콘테스트에 출전해 우승하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친한 친구가 그녀의 사진을 지인의 프로듀서에게 전달한 것을 계기로 여배우가 되는 것이 아니라 뭔가 다른 길을 가고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는 당연히 그녀는 홍콩 영화계의 황금시대 액션 무비 아이콘이 아니다.
90년대 후반 본드걸을 연기하지도 않고, 와호장룡으로 대표되는 인스턴트 클래식에서도 출연하지 않으며, 마블 작품에서 주역 뺨치는 존재감을 발휘하지도 않고, 꿋꿋하고 말 잘하는 시어머니 역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지도 않았다. 하물며 장난감 눈알, 엉덩방아가 등장하는 복잡한 격투 장면이 있는 프로젝트에 그녀가 종사하는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운좋게도 (Luckily ; 않아서 말할 기회를 얻으면 그녀가 종종 하는 말) 우리는 모든 것이 있어야 할 형태로 존재하는 우주에 살고 있다. 정연하게 늘어선 도미노를 물리치듯 사적인 면에서나 일적인 면에서나 이상적인 스텝을 거듭해온 이 우주의 그녀는 카멜색 코트와 베이비 블루의 고양이 눈 선글라스라는 룩으로 바람이 편안한 2022년 3월 어느 날, 텍사스 오스틴에서 취재에 응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행운인지를 강조한다. 그 여신이 지금도 그녀에게 미소를 짓고 있다면 주문한 마가리타가 곧 나올 것이고, 그녀는 정중하게 감사를 표할 것이다.
최신 출연작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SXSW Film Festival에서의 프리미어 첫날부터 하룻밤이 지난 오늘, 양자경은 하루 종일 취재에 쫓겼다. 이 인터뷰가 마지막이기도 해서 그녀는 칵테일을 한 손에 들고 편안한 모습으로 [에블린이 가장 안 할 것 같은 일이죠.] 라는 농담을 했다.
양자경이 연기하는 그 촌스러운 캐릭터는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허름한 드라이클리닝점 주인으로 먼 옛날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젊은 남성과 결혼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남편과의 이혼 위기에 처해 있고, 20대 딸과는 관계가 나빴고, 늙은 아버지를 돌보며 IRS 역사상 최악의 세무조사를 뚫고 나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에블린은 지금 그야말로 중년의 위기에 처해 있다.
세무조사 시작 몇 초 전, 전형적인 초식남인 남편은 갑자기 용맹과감한 전사로 변모했고, 무수한 우주에 무수한 그녀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에블린에게 알린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 우주에 있는 그녀만이 모든 시간과 공간과 존재의 파멸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대니얼스로 알려진 2인조가 감독을 맡은 이 작품의 외줄거리 전개는 그야말로 부조리 코미디 그 자체다.
극중에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우주여행과 라따뚜이의 패러디도 등장한다. 한 타임라인에서는 인간이 엉뚱하게 진화해 손가락이 핫도그가 되고 있다. 그 밖에도 허리 파우치와 사무실 가구, 앞서 말한 어른들의 장난감이 난무하는 올드스쿨 쿵푸 배틀이나, 악역 제이미 리 커티스에 의한 멋진 날아차기, 심지어 베이글 블랙홀까지 그야말로 무엇이든 가능하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맡은 양자경은 마스터 셰프와 무협 전사, 양자경을 닮은 화려한 영화 스타 등 배경이 전혀 다른 여러 에블린을 연기하면서 이 매우 신기한 세계관에 설득력과 매력을 모두 가져다 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코미디부터 멜로 드라마까지 인류가 아는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뿐 아니라 압도적인 무술 마음가짐도 필요했다.
두부를 손가락에 얹고 회전시키거나, 나무에 묶은 밧줄 위에서 쿵푸 파이팅에 임하거나, 주행중의 열차에 오토바이를 뛰어들게 하거나 (1992년작 폴리스 스토리3에서 양자경이 실제로 한 스턴트). 그러나 양자경의 오랜 팬이라도 이 작품에서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양자경 : 처음에 각본을 읽었을 때는 의미를 전혀 몰랐다. 대략적인 컨셉은 이해했지만, 디테일이 되면 이미 속수무책이었다. 핫도그 손가락? 모든 것이 나의 이해를 훨씬 뛰어넘었다.
각본과 감독을 맡은 다니엘스 (다니엘 콴과 다니엘 샤이너트) 두 사람은 처음부터 양자경을 상정하고 에블린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지만, 극중에서 그려지는 에블린과는 크게 달랐다고 한다.
감독 : 원래는 남자가 주인공이었다. 남편 역할의 남성이 이야기에 나오는 이것저것을 경험한다는 것이 당초의 플롯이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다듬어 가는 사이에 그녀를 이야기의 중심에 두는 것이 재밌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양자경이 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그림이 눈에 띄어 무척 흥분돼 있었다. 그녀 이외의 인물을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만약 그녀에게 거절당하면 전부 망칠 위험도 있었다. 이 영화는 그녀의 정체성과 존재 자체 없이는 성립되지 않았다.
양자경은 다니엘스의 엄청난 아이디어에 약간 당황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을 사는 지극히 평범한 여성의 성실한 이야기라는 기상천외한 플롯의 배후에 있는 부분에 강한 흥미를 느꼈다. 무인도에 표착한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는 두 사람의 첫 감독 작품 스위스 아미 맨을 보고 그녀는 모든 것이 납득이 갔다고 한다.
양자경 : 아, 그런 거구나! 이런 느낌이었다. 나는 젊은 디렉터와 일하는 것을 종하한다. 무조건 그 재능을 증명해야 하는 그들은 겁도 없고 헝그리 정신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자극을 찾고 있다. 내가 헝그리함을 없애고 여러 가지를 두려워하게 되면 그때는 조용히 무대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자경은 로스엔젤레스에서 두 사람을 만날 기회를 마련했다.
감독 : 지정된 것은 호화로운 호텔의 호화로운 레스토랑이었다. 와호장룡이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이미지밖에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조심조심 최근에 본 영화 중에 마음에 드는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데드풀2여서 나도 모르게 맥이 빠져 버렸다. 그녀는 거드름을 피우는 것이 전혀 없는, 더할 나위 없이 다정한 사람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는 우리를 괴짜 조카를 대하듯 대해 주었다. 호화로운 호텔의 호화로운 레스토렝이 있을 것 같은 손님의 반대쪽에 있는 사람이다.
양자경 : 자문한 것은 왜 이런 일을 받았나, 왜 여기까지 오는데 40년이나 걸렸는가 하는 것이었다. 오랜 세월 이 업계에서 살아오면서 이제 누군가 양자경이면 다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말해줬다. 나는 코미디에는 거의 나오지 않고, 적어도 말 그대로의 코미디 이미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근년 내가 일을 통해서 임해 온 여러가지 일의 계기가 되었다. 경력을 통해 나는 이런 기회를 만났고, 그걸 제대로 해낼 기회가 오기를 계속 기다렸다.
다른 시대에, 마찬가지로 호화로운 호텔 안에 있는 다른 호화로운 레스토랑에서 중국의 영화 프로듀서 딕슨 푼은 동석하고 있던 상대에게 배우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와 식사를 함께 한 사람은 어머니에게 반강제로 출전당한 미스 콘테스트로 미스 멜레이시아에 빛났던 21세였던 양자경의 절친한 친구였다. 그 여자는 소지하고 있던 양자경의 사진을 프로듀서 딕슨에게 보여주었다. 며칠 뒤, 양자경은 홍콩 촬영장에서 이미 아시아 최대 스타 중 한명이 된 성룡과 함께 손목시계 광고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몇 주 후, 양자경의 재능에 반한 프로듀서 딕슨은 그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D&B 필름스라는 프로덕션 회사를 차린 지 얼마 안 된 그와 격투파 배우이자 디렉터인 홍금보는 그녀와의 전속계약을 제의했다. 그녀는 여배우에 그다지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시 없는 그 기회는 그녀의 모험심을 자극했다. 당시 그는 인생의 기로에 서 있었고, 어느 길로 가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양자경 : 먼저 궁금했던 건 아버지의 반응이었다. 영국 유학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였으니까. 유학할 때는 결국 말레이시아로 돌아와 나의 발레 스쿨을 열 생각이었다. 아버지는 변호사인데 굉장히 말이 없다. 그래서 아버지가 발언할 때는 그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우선 틀림없이 안 된다는 한마디로 정리될 거라 생각했다.
나는 아버지에게 계약서를 보여주었다. 무슨 생각이냐, 교사로서 제대로 살라는 말을 들을 각오가 돼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계약서를 훓어보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건 노예가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너는 상대방이 하라는 대로 하면서 보수도 확실하지 않다. 정당한 이유 없이 돈을 일절 주지 않고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도 있다. 내가 계약서를 수정해 주겠다. 망연자실한 나를 향해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래서 언제부터? 나는 바로 준비를 시작했다. 아버지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아니면 어머니가 따라가는 것이 조건이라고 말하기 전에. 그렇게 된다면 계약을 거절하는 것이 나을 테니까.
당시에 나는 광동어를 거의 할 수 없었고, 한자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별로 문제가 아니었다. 당시에는 어엿한 대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홍콩 영화라고 하면 액션, 코미디, 액션 코미디, 약간 코미디 요소가 있는 액션, 혹은 약간 액션 요소가 있는 코미디 같은 게 많았다. 외형도 분위기도 이국적인 나는 당시 그런 영화에 맞지 않았다. 내가 촬영장에서 특히 흥미를 가졌던 것은 액션 장면이었다. 홍콩 영화의 대명사 중 하나인 화려한 액션과 격투 장면에서의 스턴트맨을 보면서 그녀는 펀치와 킥의 리듬감을 잡아갔다. 춤의 안무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장면의 배경에서 흐르는 음악이 들려 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회사가 마련해준 아파트 건너편에는 헬스장이 있었다. 스턴트 코디네이터나 액션 영화의 단역은 모두 그곳에서 자주 훈련을 했다. 그 중에는 스턴트맨이 아니고 진짜 격투가도 있었다. 늘 악역을 맡고 있는 배우이기도 한 스턴트맨이 봐주지 말고 마음껏 해보라고 해서 내가 치려고 하면 그는 그걸 받아줬다. 반격은 하지 않았다. 그때 팔에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다. 마치 강철에 손을 댄 것처럼. 하지만 주눅 들지 않고 훈련을 계속했다. 옆구리에는 훈장처럼 푸른 멍이 늘어갔다. 주위 사람들은 나를 동료로 인정했고, 서서히나마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이후 몇 년간 홍콩 영화계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지만 1988년에 딕슨 푼과 결혼해 가정을 꾸리기 위해 배우를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1992년 이혼한다. 그 후에도 친구 사이로 좋은 관계를 이어간다. 그녀의 은막 복귀작이자 성룡과의 더블 주연이 된 폴리스 스토리3에서 호쾌한 바이크 스턴트 장면은 양자경을 액션 영화계의 스타 자리에 올려놓았다.
이후 5년간, 그녀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날아가는 새를 떨어뜨릴 기세였다. 그런 만큼 모든 스턴트를 자신이 직접 해내는 이민 여성이 중국 영화계의 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리는 스턴트우먼 꿈의 파편이 양자경의 승승장구에 제동을 건 것은 아이러니했다. 육교 위에서 주행 중인 트럭 매트리스 위로 뛰어가는 장면에서 착지에 실패한 양자경은 갈비뼈 및 추골 골절로 입원하게 된다. 그것은 발레 무용수의 꿈을 포기하는 계기가 된 부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그녀는 영화계에서의 은퇴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양자경이 요양 중일 때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반납한다는 명목으로 쿠엔틴 타란티노가 병문안을 왔을 때 그녀는 여배우를 계속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1997년 개봉한 007 네버다이의 출연 제의가 날아들었을 때만 해도 그녀는 완전 부활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격투 장면을 직접 소화하는 것은 허용됐지만 스턴트는 프로에게 시킨다는 조건을 제시받았지만 그녀에게 이견은 없었다.
양자경 : 그때부터 시작된 커리어의 새로운 장의 테마는 연기의 추구였다. 결코 90년대 중반의 격투 장면이 가득한 영화나 박력 있고 스릴 만점의 대히트작에서의 연기를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데뷔 당시에 중국어를 잘 못했지만 바디랭귀지와 몸의 움직임을 읽는 데는 능숙했다.
22세였던 나는 달리거나 스턴트에 전념하고 있으면 별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와호장룡의 제의가 왔을 때 나는 뭔가 부족했다. 아주 피지컬한 역할이긴 했지만 그뿐만이 아니었다. 10년이 넘는 액션 스타로서의 경험만으로는 부족했다. 이 작품은 검술과 줄타기를 특징으로 한 올드스쿨 무협물이었지만 등장인물의 심리적 묘사도 매력 중 하나였다.
돌이켜 보면 와호장룡의 출연이 큰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특히 주윤발과의 드라마틱한 장면은 배우로서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다. 감독이었던 리의 조언에 따라 이후로 연기할 캐릭터에 관한 각서 같은 것을 끄게 되었다. 이미 세계적 스타로 인정받고 있었지만, 그때부터 스스로를 배우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후 20년간 양자경은 연기의 폭을 크게 넓혔다. 게이사의 품격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을 보인 게이샤의 추억, 뇌를 직접 자극하는 SF 선샤인, 어린이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 팬더, 액션 초대작 미이라 3: 황제의 무덤, 전기 영화 더 레이디, 로맨스 코미디 라스트 크리스마스, TV 시리즈 마르코 폴로, 그리고 통쾌한 배틀 장면이 매력적인 액션 영화들 등 그녀는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더했다.
대박을 터뜨린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양자경의 대사에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를 느낀 관객도 많을 것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마블 영화 2편 출연도 기억에 새롭다.
스타 트렉: 디스커버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훌륭히 맡은 그녀는 제작이 길어지고 있는 제임스 카메론의 2009년작 아바타 속편 4작품에 출연하기로 결정된 바 있다. 그녀가 맡은 적이 없는 배역은 대도시 차이나타운에 사는 보통 여자 캐릭터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도 손가락이 핫도그가 된 인간이 등장하는 각본을 만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양자경 : 에블린은 엄청나게 피곤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여성들이 그렇듯 그녀는 많은 스트레스를 안고 가족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며 일하고 있다. 처음엔 낚싯대처럼 팽팽하게 뻗었던 그녀의 등은 서서히 굽는다. 감독과 처음 만났을 때 두 사람의 각본을 좋아했다. 그 역할을 할 생각이 있음을 전한 뒤, 딱 한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주연 캐릭터는 원래 미셸이라는 이름이었다. (양자경의 영어 이름이 미셸) 다른 이름으로 한다는 것이 출연 조건이었고, 그 조건에 응해주었다. 극중에서 누가 미셸이라고 말할 때마다 스크린에 내 모습이 나오는데 그게 찬물을 끼얹을까봐 그랬다. 단순히 자의식 과잉으로 이름을 바꿔달라고 부탁한 것은 아니다. 에블린처럼 하루하루를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여성들을 찬양하는 것, 그것이 나의 목적이었다.
미친 시나리오나 기상천외한 전개, 혹은 홍콩 영화의 황금기를 쫓는 듯한 격투 장면도 마다하지 않고 무엇보다 고집했던 것, 그것은 에블린이라는 여성을 편견없이 그리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응석을 받기 쉽다. 세상의 주목을 받는 데 익숙하니까.
나는 일상적으로 몸을 단련하기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 에블린에게 있어서 그것은 근처의 슈퍼에서 식재료를 사 와서 그것을 든 채 계단을 오르는 것이다. 그녀에게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할 시간도 돈도 없다. 의상 디자이너는 차이나타운에서 2달러에 파는 옷을 많이 사왔다. 에블린이 입고 있는 건 그런 옷이니까. 그녀가 입고 있는 빨간색이나 진홍색은 중국에서는 행운의 색으로 여겨지고 있다. 에블린이라면 분명 그런 색깔의 옷만 고를 것이다.
원래의 각본에서는 성룡이 주인공으로 상정되어 있었다. 나는 그를 존경하고 있고, 그는 이런 코믹한 역할도 잘 한다. 하지만 그는 과거에 그런 역할을 여러번 맡았다. 나는 아무도 본 적이 없을 것 같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 감독이 수정한 각본을 읽고 꼭 하고 싶었다. 그건 나의 경력을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나는 내가 엄청난 행운아임을 자각하고 있다. 운명이 이끌어 준다는 건 믿지 않는다. 뭔가를 잡으려면 노력해야 하고, 노력할수록 행운이 날아온다. 행운을 내편에 붙이면 기회는 저절로 찾아온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필사적으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부족한 사람도 있다. 에블린은 그것을 형상화할 기회를 드디어 손에 넣었다. 무수한 우주가 존재하는 가운데 그녀는 어떤 특정한 우주에 살고 있다. 그것이 얼마나 멋진지를 나는 그녀가 깨달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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