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올갱이 된장국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지니, 올갱이 된장국이 먹고 싶어졌다. 안 먹어 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 올갱이 된장국 그 특유의 맛을!

     

     

    엄마, 올갱이 된장국이 먹고 싶은데요... 이 말 한마디에 엄마가 움직였다. 5분이면 된다는 말과 함께. 네? 뭐라고요? 정말 5분이면 된다고요? 말도 안 돼!!! 그렇게 금방??

     

     

     

     

    냉동실에서 데쳐서 얼린 시금치 한 덩어리와 올갱이 한 덩어리를 꺼내는 엄마. 엄마의 미리 미리 만들어 얼려놓는 스킬은 이럴 때 유용하게 먹힌다. 그런데 말이죠, 어머님? 이거 5인분은 족히 되겠는데요? 왜 때문이죠? 왜 소분해서 얼리지 않은 거죠? 우리는 달랑 두 식구인데요?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다. [시끄러워. 내 맘이야.] 아하, 그렇군요. 넵. 그렇다면 닥치고 어머님께서 끓여주는 대로 먹겠습니다. 

     

    | 시금치 효능

     

    시금치 좋은 건 만국 공통. 세계 어디서나 알고 있는 사실. 만화 뽀빠이만 봐도 '시금치'를 먹으면 뽀빠이의 괴력을 볼 수 있듯이. 시금치는 근력 향상에 좋다. 배추의 2배, 당근의 3배에 달하는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어린이들이 시금치를 잘 안 먹는데, 어린이 성장 촉진에도 시금치가 도움을 준다고 한다. 치매와 우울증, 암, 심혈관 질환, 변비, 위장질환, 피부 습진, 빈혈 예방. 그리고 시력 보호에도 좋다고 한다. 다이어트 에도 효과가 있어서 여러 채소들중 거의 '왕'급이지 않나 싶다. 

     

     

    올갱이는 엄마가 직접 강가에서 잡은 것. 삶아서 알맹이만 빼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아느냐고 엄마는 내게 묻지만 나는 모른다. 한번도 해본 적이 없으니...

     

    | 올갱이 효능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엄마는 달팽이라고 부르고, 고디, 물고둥, 올갱이, 다슬기 여러 이름을 가진 녀석. 아직도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올갱이로 일단 칭하기로. 올갱이는 간 기능의 회복과 숙취 해소에 좋고, 변비 예방도 굿. 빈혈 예방. 눈 건강. 혈관 건강. 뼈건강. 그러고 보니 시금치의 효능과 공통되는 것이 많다. 그래서 올갱이와 시금치와의 궁합이 좋은 걸까? 엄마는 이 사실을 알고 두 가지를 함께 끓였던 걸까. 

     

     

    시금치와 올갱이를 넣고 다진 마을과 파를 넣는다.

     

     

    홍고추, 청고추 사이좋게 퐁당퐁당. 

     

     

    된장을 빛의 속도로 물에 풀어서 

     

     

    된장물을 냄비에 다 쏟아붓고 나서 엄마가 하는 말. 이제 푹 끓이기만 하면 끝이야. 

     

     

    이때 시간을 확인했다. 5분은커녕, 이 모든 것이 3분 만에 끝나 있었다. 

     

     

    맛있어 질 때까지 그냥 끓이면 된다굽쇼?

     

     

    숟가락에 건져지는 올갱이. 씹히는 그맛. 

     

     

    다 끓였다. 5인분을 넘어 7인분은 되어 보이는 올갱이 된장국. 큰손 엄마를 두면, 이 정도는 기본. 

     

     

    국그릇에 눈누난나 올갱이 된장국을 담고, 

     

     

    밥그릇에 갓 지은 쌀밥 퍼 담고, 

     

     

    살짝 구운 비엔나 소시지에 엄마표 청양고추간장절임, 멸치새우볶음, 채김치, 단무지까지. 

     

     

    완벽한 한끼였다. 몸보신이 따로 없는 올갱이 된장국과 엄마의 정성이 넘치는 집반찬들의 조화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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