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길 (蛇の道, 2024년 6월 14일 일본 개봉)

     

     

    뱀의 길 작품 소개

     

    해안가로의 여행 (岸辺の旅), 스파이의 아내 (スパイの妻)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시바사키 코우를 주연으로 맞아 1998년에 다룬 동명 영화를 프랑스로 무대를 옮겨 셀프 리메이크한 리벤지 서스펜스. 딸을 살해당한 아버지와 그에게 도움을 주는 정신과 의사가 펼치는 철저한 복수의 향방을 전편 프랑스 로케이션 & 프랑스어로 그려낸다. 

     

    여덟 살이 된 사랑하는 딸을 누군가에게 참살당한 아버지 알베르 바슐레는 우연히 알게 된 정신과 의사 니지마 코요코의 도움을 받으며 범인을 밝혀내고 복수를 하기 위해 살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이윽고 두 사람은 한 재단 관계자들을 납치해 점차 진상이 밝혀지는데...

     

    타인의 복수에 협력하는 수수께끼 같은 정신과 의사라는 어려운 배역을 시바사키가 프랑스어로 열연했고, 2019년 프랑스 영화 레미제라블로 주목받은 데미안 보나르가 복수에 불타는 남자 알베르를 연기했다. 

     

     

     

    뱀의 길 Introduction

     

    해안가로의 여행으로 제68회 칸 국제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의 감독상에 올랐다. 스파이의 아내 극장판은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 Chime의 월드 프리미어를 제7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부문에서 개최하는 등 세계 3대 영화제를 중심으로 국제적인 평가를 잇달아 획득하며 전 세계 영화팬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아 온 구로사와 기요시. 

     

    뱀의 길은 그런 쿠로사와 감독이 98년에 극장 공개된 동명 타이틀의 자작을 프랑스를 무대로 셀프 리메이크하여 스스로 최고 걸작이 생겼을지도 모른다고 공언할 정도의 퀄리티로 날리는 리벤지 서스펜스의 완전판이다. 

     

    8세의 사랑하는 딸을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알베르 바슐레는 우연히 만난 파리에서 일하는 일본인 심료내과 의사 니지마 사요코의 협력을 얻으면서 범인 찾기에 몰두하며 복수심을 더해 간다. 하지만 사건에 관련되는 관계자들을 납치 감금하고, 그들의 입에서 중요한 정보를 손에 넣은 알베르 앞에 생각지도 못한 무서운 진실이 일어난다.

     

     

    알베르의 복수에 협력하는 사요코로 분한 것은 구로사와 감독으로부터 뜨거운 오퍼에 응해 출연한 시바사키 코우. NHK 대하드라마 여자 성주 나오토라에서 타이틀롤을 연기하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미스터리라 하지 말지어다 등의 화제작 출연으로도 알려진 그녀가 촬영 반년 전부터 프랑스어의 엄격한 레슨에 임해, 현지에서 2개월간 실제로 생활을 하고, 파리에 사는 수수께끼 많은 여주인공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복수에 불타는 알베르를 연기한 것은 제7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상에 빛나는 레미제라블로 프랑스 아카데미상으로도 불리는 세자르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주목받는 프랑스 배우 다미엔 보나드. 여기에 감독으로도 알려진 프랑스 명배우 마티유 아말릭이 구로사와 감독이 프랑스에서 처음 찍은 다게레오 타입의 여자에 이어 출연했다. 

     

    일본에서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어 구로사와 감독과는 5번째 적업이 되는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마음이 병든 사요코의 환자 요시무라 역으로 출연했다. 미국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고질라 -1.0, 올해 개봉한 번죄도시 3 등 국경을 초월한 화제작 출연으로 승승장구하는 아오키 무네타카가 사요코의 남편 소이치로 분해 이 작품의 어둠을 한층 깊게 만들고 있다. 

     

    뱀의 길 스토리

     

    저널리스트의 알베르 바슐레와 파리의 어느 병원에서 심료 내과 의사로서 일하는 니지마 사요코는 고급 아파트 1층에서 엘리베이터로부터 나온 미나르 재단의 전 회계사 티보 라발을 습격한다. 테이프로 몸을 칭칭 감고 침낭에 쑤셔 넣고 차를 타고 교외의 폐허가 된 은신처로 끌고 가 감금한다. 

     

    벽의 쇠사슬에 연결된 라발 앞으로 말없이 액정 모니터를 옮겨오는 알베르. 스위치를 켜고 거기에 소녀가 미소 짓는 홈 비디오가 비춰지자 그는 비로소 내 딸이다, 살해당했다고 무거운 입을 열어 딸 마리는 재단 관계자에게 납치됐다. 네가 했어. 그렇지? 하고 다그친다. 하지만 라발은 내가 하지 않았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기만 한다. 초조해진 알베르는 권총을 그의 머리에 들이대지만 사요코에게 조급해 하지마,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며 총을 빼앗기고, 그제야 평정을 되찾아 그 자리를 떠난다. 

     

    그러자 등 뒤에서 나중에 후회할 거야라는 위협하는 듯한 라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사요코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아슬아슬한 곳을 노려 총알을 쏜다. 그리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 근처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 아무리 외쳐도 도와줄 사람은 오지 않는다고 말을 내뱉는다. 

     

    알베르와 사요코가 만난 것은 3개월 전. 딸의 죽음으로 쇼크를 받아 정신이 병들어 사요코가 근무하는 병원에 통원하고 있던 알베르에게 '저는 심료내과의 의사입니다. 5분 정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라고 사요코가 말을 건 것이 처음이었다. 그때 일을 떠올리며 결국 너까지 끌어들이고 말았다. 얼마나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알베르. 둘이서 끝까지 해냅시다고 말하는 사요코의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간다. 

     

    그들은 진심이었다. 라발이 화장실을 가게 해달라고 소리쳐도, 용변을 참지 못해도 계속 방치하고, 배고픔을 눈으로 호소하는 그의 앞에서 식판에 탄 음식을 쏟아내는 지독한 처사를 이어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가혹한 상황을 견디지 못하게 되었는지 라발에게서 놀라움의 증언이 튀어나온다. 미나르재단에는 유지들이 만든 고아원 같은 아동복지가 목적인 동아리가 있었고, 라발은 모아진 아이들은 어디로 팔려나가 않았겠느냐, 아이들을 사고 팔다 남으면 처치하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배후는 재단의 실력자 피에르 게랑밖에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라발에게서 알아낸 피에르가 잠복해 있는 산장으로 향한 알베르와 사요코는 사냥꾼과 함께 산에서 돌아온 그를 위협해 구속한다. 피에르가 든 침낭을 끌고 다니며 사냥꾼의 추격을 뿌리치듯 삼림, 구릉지대를 달려 은신처로 돌아오자 라발의 옆 사슬에 피에르를 연결해 두 사람을 맞부딪힌다. 그러자 이윽고 그들의 입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일을 뒤집는 충격의 진실이 떠오른다. 

     

    과연 알베르의 딸 마리는 누구에게, 왜 살해당했을까. 사건의 뜻밖의 주모자란...? 국경을 초월한 처절한 복수극 앞에 기다리는 진실이란...?

     

     

    뱀의 길 CAST + 코멘트 

     

     

     

    시바사키 코우 : 프랑스어도 못하는데 왜 나지?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님과 프로듀서를 만났을 때 전했다. 그러나 단순히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가 일하고 싶었던 것, 그기에 더해 프랑스나 불어에 매력을 느끼고, 계속 깊게 접하고 싶었다는 개인적인 이유도 얽혀 맡았다. 프랑스인 스태프 여러분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님에 대한 리스펙트가 현장의 분위기와 집중력에 나타나고 있었다. 저는 어쨌든 정신없이 촬영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고생은 끝이 없지만, 즐겁게 매일 촬영한다는 목표는 달성할 수 있었다.

     

    촬영 반년 정도 전부터 불어 레슨을 일본에서 받았다. 당연히 대사 중심이지만 매우 기초적인 부분을 날리면 아무래도 응용이 되지 않아 기초적인 부분도 포함하면서 진행을 하게 되었다. 감독님은 발음에 관해서는 그렇게 완벽하게 요구하지 않는다고 사전에 말씀하셨다. 하지만 관객분들이 듣고 위화감이 없도록 촬영 중에도 개선을 노력했다. 두 달이 조금 넘는 체류 중에는 주방이 딸린 아파트를 요청했다. 스스로 먹을 것이 준비된 것과 마치 역할 자체처럼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거리에 녹아 든 기분이 든 것은 좋았다. 

     

     

    다미엔 보나드 :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차기작에 참여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하고, 또 그가 제게 알베르 역을 맡겨 주신 것에 매우 감동했다. 이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매우 풍부한 경험이 되었다. 시바사키 코우 씨와 함께 이 모험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그녀와 함께 1000개의 얼굴을 가진 이 탐구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큰 기쁨이었다.

     

    복수, 아픔, 광기, 유령, 소실, 앙금이 뒤섞인 미궁 같은 세계. 이 영화가 일본에서 상영되는 것을 기다릴 수 없고, 여러분과 공유할 수 있기를 매우 기대하고 있다. 

     

     

    니시지마 히데토시 : 구로사와 감독님과 다시 함께 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뱀의 길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다. 그 복수 이야기가 다시 그려진다. 게다가 무대가 프랑스라는 것을 듣고 놀라고 흥분했다. 제가 연기한 요시무라는 감독님이 실제로 만난 적이 있는 인물에게 영감을 받아 완성되었다고 듣고 현장에서 함께 인물상을 만들어 나갔다.

     

    작품을 보시는 여러분께 요시무라라는 인간이 어떻게 비칠지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시바사키 씨와 다시 함께 출연하여 그 날카로운 감성과 높은 집중력에 이끌림으로써 사요코와 요시무라의 독특한 긴장감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뱀의 길은 복수 끝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는지가 그려져 잇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오키 무네타카 : 긴장과 광기를 품은 이야기와는 전혀 달리 현장의 분위기는 감독의 인품이 비추고 있는 듯한 매우 따뜻하고 기분이 좋은 것이었다. 프랑스 현지 스태프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한 컷씩 정성스럽게 찍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주연인 시바사키 씨는 촬영 전부터 잠시 프랑스에서 생활하셨기 때문에 서 있는 모습이 제대로 익숙해져 있어서 매우 놀랐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다. 국내외에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님의 작품에 관련된 것, 같은 일본인으로서 매우 자랑스러웠다. 이 영화를 세계의 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마티유 아말릭

     

     

    그레고리 콜린 

     

     

     

    뱀의 길 프로덕션 노트

     

    | 뱀의 길을 프랑스에서 리메이크한 구로사와 감독 | 

     

    프랑스 영화제작사 씨네프랜스 스튜디오스가 일본 영화감독과의 일을 열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뱀의 길을 프랑스에서 리메이크 하고 싶다고 즉답한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오리지널 뱀의 길은 아이카와 쇼와 카가와 테루유키가 공동 출연한 1998년의 V 시네마의 결작. 초등학생 딸을 살해당하고 복수에 불타는 미야시타 (카가와)와 그에게 협력하는 니지마 (아이카와)의 동향을 그린 서스펜스 미스터리였지만, 구로사와 감독은 타카하시 히로시가 오리지널 각본으로 쓴 복수극의 설정이 우수하고, 그 이야기를 한정된 영화 팬 밖에 보지 않는 V 시네마로만 끝내는 것은 아깝다고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구로사와 감독의 제안에 시네프랜스 스튜디오서의 프로듀서도 오리지널판을 본 후에 재밌다고 순식간에 반응했다. 감독이 그렇게까지 확실히 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상, 뭔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코데라 타케오 프로듀서도 강조한다. 미니멀한 작품이지만, 장소나 설정을 바꾸는 것만으로 퍼지는 포텐셜을 느끼게 한다. 감독의 연출 메모에도 리메이크가 아니라 완전판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 기구한 복수극을 제대로 완성하고 싶다는 구로사와 감독의 강한 생각이 프랑스 측에도 전해진 듯하다. 

     

    오리지널판과의 큰 차이점은 무대가 도쿄에서 프랑스 파이로, 주인공이 남자 교사에서 여자 심료내과 의사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구로사와 감독은 각본 초기부터 주인공을 일본인 여성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깊은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다게레오 타입의 여자를 예정에 프랑스 배우들이 찍었기 때문에 그때와는 다른 경험을 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프랑스 남자들 중에 일본 여자가 한 명 있는 구도가 되면서 언뜻 보기에 나약해 보이는 그녀가 사실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 같다. 

     

     

     

    | 시바사키 코우가 날카로운 눈빛의 미스터리한 여주인공으로 |

     

    주인공의 심료 내과 의사 니지마 사요코에 구로사와 감독의 희망으로 캐스팅된 것이 시바사키 코우. 그녀는 눈빛이 좋다. 그녀의 눈으로 바라보기만 해도, 남성은 엉뚱한 방향으로 유도되어 버리는 것 같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프랑스어 대사라 맡아줄지 걱정이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제안을 했더니 그 이유 때문에 하고 싶다!고 쾌락해 주셨다.

     

    시바사키는 20대, 30대의 저는 특히 움직임 있는 역이 많았기 때문에 사요코처럼 미스터리하고 차분한 역의 제안이 의외였다고 한다. 다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요코를 이야기의 진행과 함께 엿볼 수 있는 그녀의 진심을 보여주는 방법을 생각하며 관객을 끝까지 끌어당길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어가는 것에 점차 흥미가 생겼고, 프랑스어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도 기쁨을 느껴 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구로사와의 부름에 1일 뿐인 파리의 병원 촬영에 달려와 주었다. 

    + 마티유 아말릭은 구로사와 감독이 본인에게 직접 출연 교섭을 했다. 

    + 시바사키 코우가 프랑스어 대사에 불안을 안고 있어 보나르가 흔쾌히 연습 상대가 되어 주었다.

    + 원래 아오키의 역할은 프랑스에 거주하는 일본인 배우에게 부탁했었다. 그러나 촬영 직전에 도쿄로 돌아갔다. 그 배우를 일본에서 불러온다고 해서, 그런 거라면 아오키가 오면 된다고 했고, 아오키는 촬영 전날에 혼자서 불쑥 찾아와 줬다. (니시지마와 마찬가지로 촬영은 딱 하루)

    + 촬영은 2023년 4월 중순부터 파리와 그 근교에서 5주에 걸쳐 진행됐다. 

    + 크랭크인 첫 촬영은 요시무라 (니시지마)가 사요코의 진찰을 받는 장면이다. 

    + 드라이브 마이 카가 화제가 된 직후라 니시지마가 나타나자 프랑스인 스태프 사이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 사요코는 원어민 정도의 완벽한 프랑스어가 아니라, 프랑스로 이주한 지 10년 정도 된 일본인의 프랑스였고, 시바사키는 그것을 완벽하게 습득했다. 200개 이상 대사가 있었지만 NG는 거의 없었다. 

     

    뱀의 길  관람 포인트

     

    보통의 작품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당신에게 강렬한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영화가 개봉을 맞이했다. 바로 뱀의 길. 이야기의 베이스는 1998년에 탄생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어 지금도 깊은 인기를 자랑하는 전설의 영화. 같은 작품을 다룬 구로사와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아 프랑스 올로케이션으로 사악한 복수극을 현대에 되살리고 있다. 물론 2024년의 뱀의 길은 1998년의 오리지널판을 감상하지 않아도 전혀 문제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영화의 볼거리는 '너무 너무 무서운' 시바사키 코우를 목격할 수 있는 것이다. 타인의 리벤지에 손을 빌려주는 광포의 복수 집행인, 가차없는 서포트에 겁먹을 뿐만 아니라 니시지마 히데토시 등 실력파 배우진과의 광연도 압권. 그녀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보게 된다면 오싹한 감각을 지나 최종적으로 온몸이 얼어붙어버릴지도 모른다. 그 정도의 압도적 광기에 직면하는 떨림의 영화 체험이 되어 줄 것이다. 

     

    시바사키 코우는 수수께끼 같은 심료 내과 의사 니지마 사요코. 자기 자신의 복수가 아니라 타인의 복수에 협력한다는 불가해한 행동을 보이지만, 그 서포트 모습이 도를 넘고 있다. 납치 감금은 당연하고 괘씸한 고문에, 불시에 살의도 폭발한다. 

     

     

    사요코는 여덟살 난 딸을 참살당한 아버지 알베르의 복수에 협력해 범인으로 보이는 자들을 납치 감금해 간다. 복수 지원에는 자신에게 혜택이 없을 것이고, 때로는 생명의 위험에 처하는데 어떤지 자신은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의 안전은 뒷전이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갑자기 의미심장한 '매우 냉철한 눈'이 된다. 그리고 이 눈빛이 이야기의 종반에 놀라운 의미를 지닌다. 

     

    사요코는 납치해 온 남자의 손발을 수갑으로 연걸해 용변을 호소해도 무시. 몸과 마음이 뒤죽박죽이 되어가는 남자의 모습이 꽤 충격적이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듯 사요코는 물호스를 들고 다가온다. 병이 날 테니까 씻겨준다는 그녀의 물대포 방식은 씻는다기보다는 거의 물고문이다. 

     

    감금한 남자를 가혹하게 아프게 하려는 알베르에게 쉽게 죽여서는 안된다고 냉정하게 말하는 사요코는 남자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식사도 제대로 준비한다. 심지어 예쁘게 담아서. 초췌해진 남자에게 직접 식사를 가져가고, 남자가 기쁨의 표정을 떠올리는 순간... 당연히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것이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다. 두번, 세번 반복되는 만행에 당신은 입을 딱 벌리고 망연자실할 것이다. 

     

    어느 타이밍부터 감금된 남자가 2명으로 늘어 서로 죄를 떠넘기는 지옥과 같은 사태에 이른다. 그 광경을 힐끗 본 사요코는 알베르 부재의 순간을 가늠해서 놓쳐 줄 테니, 아이를 죽인 범인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는 기묘한 제안을 한다. 마치 부처님이 드리운 거미줄 같은 해방 제안인데 여기에는 소름끼치는 진정한 의도가 숨어 있었다. 

     

    항상 냉정하고 침착했던 사요코. 그러나 급격하게 눈빛이 변하는 순간이 있다. 감금했던 남자 중 한 명이 사망하자 시체에 다가간 사요코는 손에 든 칼로 찌른다. 찌르고, 찌르고, 찌르고... 그 표정은 매우 섬뜩한데, 애초에 이미 절명한 자에 대해 이 정도의 분노를 표출시키는 것은 도대체 왜일까?

     

    지금까지 소개한 사요코의 행동은 어디까지나 일부이다. 영화의 모든 것은 더욱 대단하다. 그리고 이것만으로는 사요코가 복수에 손을 대고 있는 이유는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의 종반, 모든 점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었을 때, 잔혹하고도 끔찍한 진실이 떠오른다. 키워드 중 하나는 인신매매. 극장에서 경악의 라스트를 목격하고, 그 충격에 떨었으면 한다. 

     

    칸 국제 영화제에서의 수상이나 아카데미상 노미네이트를 완수한 레미제라블의 다미안 보나드가 연기한 알베르는 사요코와 함께 복수 로드를 돌진하는 사이에 끔찍한 변화를 이루어 간다. 처음에는 심약하고 우유부단한 면이 돋보였던 알베르지만 차츰 복수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 듯한 태도의 변용이 일어난다. 보나드의 탁월한 연기력도 어우러져 이 선을 넘는 모습에 이상한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연기한 파리에서 심료 내과의사로서 일하는 사요코의 환자 요시무라. 이 남자의 존재감이 정말 터무니없고, 관객의 불안을 부추기고, 특히 돈을 주고 보러 가고 싶어지는 명캐릭터다. 담당 의사인 사요코에 대해서 출신은? 가족은? 결혼은? 이라고 무례한 질문 공격을 퍼붓는다. 게다가 인간 불신에 시달리고 있어, 생기가 없는 표정으로 통역은 거짓말만 한다. 이제 안될지도 모른다며 지금의 시대에 매우 시의적절한 푸념을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어둡고 적막한 절망을 표출시키는 니지시마의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이야기 종반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선택도... 

     

    구로사와 감독 작품에는 첫 참가를 하게 된 아오키 무네타카가 분하는 사요코의 남편, 소이치로도 요주의 핵심 인물이다. 극중에서는 온라인 통화를 통해 이야기에 개입한다. 일본에 살고 있는 소이치로는 파리에 사는 사요코를 평소에도 걱정하는 모습으로 차분하게 말을 건넨다. 그런데 화면 너머로 소이치로와 대치하는 사요코의 표정은 왠지 얼음처럼 차갑다. 이 대비가 상당히 섬뜩하고 위화감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위화감의 정체는 이윽고 판명되는데 관객은 반드시 놀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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