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 단팥 인생 이야기 (あん, 2015년 5월 30일 일본 개봉)
- 영화/일본영화정보
- 2021. 6. 26.
일본 영화 ; 앙, 단팥 인생 이야기
(あん)
주연 ; 나가세 마사토시, 키키 키린, 우치다 카라
감독 ; 가와세 나오미
2015년 5월 30일 일본 개봉
키키 키린 & 나가세 마사토시 & 가와세 나오미 감독 인터뷰
『あん』 ; 『앙』
제 68회 칸느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출품된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신작[앙]은, 현대 일본의 나병(한센병)을 다루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의미를 자연 풍광에 맺힌 아름다움과 함께 질문을 던지는 의욕작이다.
두리안 스케가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팥으로 앙을 만드는 명인인 수수께끼의 여인 토쿠에와, 토쿠에로부터 앙(팥소) 만드는 법을 배우는 도라야끼 가게의 사연 있는 점장 센타로의 교류를 통해, 사회에서 격리당한 곳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생을 부드럽게 긍정한다. 토쿠에와 센타로를 연기한 키키 키린, 나가세 마사토시, 그리고 가와세 감독이 작품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Q:키키씨와 나가세 씨는 영화[피스톨 오페라(2001)] 이후로 재공연이고, 나가세 씨는 처음으로 가와세 사단과 참가하게 되었는데요, 함께 한 촬영 현장은 어땠었나요?
키키 키린(이하, 키키) : 그런 걸 본인을 앞에 두고 물으면 말하기 힘들잖아요. (웃음) 그래도 나도 72세나 됐고, 훌륭한 영상감독에게 기대어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데요. 역시 가와세 씨의 영화는 특수하잖아요.
나가세 마사히토 (이하, 나가세) : 저는 키키 씨와 함께 해서 매일 행복했었습니다.
키키 : 아, 대단하네요. 이런 과찬은 없네요.
가와세 감독(이하, 감독) : 제 영화에 나오려고 하는 것은, 저의 연출 방법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되는데요, 다시 말해서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 곳이라도 역에 완전히 몰입하는 일인데요. 두 분 모두 이 방식을 받아들이는 허용량이 충분했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지금의 우리가 무엇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을 열심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나가세: 가와세 사단은 언제 카메라가 돌고, 촬영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웃음) 그 안에서 키키 씨는 계속 토쿠에 씨로 있어주시기 때문에, 토쿠에 씨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 기뻐지기도 하고 귀엽다고 생각하거나 여러 가지 감정이 싹트게 돼요. 거기서 거짓 연기를 한다면 들켜 버리기 때문에, 그 감정이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기다려주는 현장이라는 건, 연기자에게도 대단히 중요했었네요.
Q : 영화화하기에 있어서 원작에 대한 매력은 무엇인가요?
감독 :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고 있는 소설책이구나, 라고 생각해서 그것을 영화로 만드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게 생각한 만큼 보람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두리안씨가 쓴 스토리 라인은 제가 쓸 수 없는 이야기라서, 그런 것들이 컬래버레이션이 가능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Q : 극중에서 토쿠에 씨가 "나무에서 김이 나온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원작에는 없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감독 : 알아차렸군요?
키키 : "마치 나무가 숨을 쉬고 있는 것 같다"고 말을 들어서요. 역시 오랜 시간 동안 하고 있으면, 그런 감성이 되고, 그걸 찍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거죠.
감독 : 전날 비가 내리면 나무가 물을 비축하는데, 거기에 아침 해가 비치면 나무껍질에서 연기가 피어올라요. 제가 다른 장면을 촬영하고 있을 때에, 나가세 씨가 그 나무를 발견해서 키키 씨가 "그럼 내가 거기에 기대어 있을 테니까 카메라맨씨, 잠깐 여기 와서 나를 찍어요."라고 했죠.
키키 : 나는 좀 이 사람(나가세 씨)에게 감탄했어. 나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걸 잘 느끼고 있구나 해서.
나가세 : 우연히 알게 됐을 뿐이에요. 키키 씨가 앉아 계신 바로 뒤의 나무에서 김이 나왔는데, 때마침 그게 나무가 숨을 쉬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감독과 함께 나병 국립요양소를 방문했을 때 돌아가신 한 분, 한 분이 투영된 나무가 심어져 있고, 나무가 생명의 은유가 되고 있는 것을 본 경험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감독 : 키키 씨는 그 김을 순식간에, 토쿠에 씨의 남편이라든가, 비슷한 시설에 갇힌 사람들의 분위기로 옮겨서 영화 속에 어떻게 존재시키면 좋을까 하는 것도 생각해서 연기해주셨어요. 그래서 토쿠에 씨의 주관으로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장면이 되고 있는 거죠.
Q : 키키 씨와 나가세 씨는 직접 손으로 도라야끼의 빵과 팥소를 만드는 연습을 한 것 같네요?
키키 : 원래 팥소는 좋아했었지만, 당분은 별로 먹고 싶지 않거든요(웃음)
감독 : 키키 씨와 나가세 씨가 만든 도라야끼는 현장의 모두가 먹거든요. 하루의 촬영이 끝나면 나가세 씨는 또 연습을 해요. 그래서 센쨩(센타로)이 만든 도라야끼가 점점 맛있어져 가는 것을 맛볼 수 있었어요.
나가세 : 촬영 전에 도라야끼의 빵을 굽는 방법을 배워둘까 생각해서 가정용 핫플레이트를 매장에서 사 왔어요. 그런데 최신 핫플레이트는 표면의 중앙이 불룩해서 도라야끼의 반죽을 부어도 동그라미 모양이 예쁘게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화과자 선생님과 상담한 뒤에, 아크릴 판에 반죽을 부어 동그라미를 만드는 연습을 했어요.
감독 : 센타로는 토쿠에와의 시간에서 처음으로 만드는 기쁨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그 소중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극중에서 흐르는 시간 순서대로 촬영했어요. 아직 달님이 있는 이른 아침부터 촬영해나갔었습니다.
Q : 극중에서뿐만 아니라 촬영 현장에서의 식사도 굉장히 충실했다던데요!
감독 : 맞아요.(웃음) 매일 촬영이 끝나면 미팅을 하는데요, 어느 날 어마어마한 토론이 됐어요. 내일의 밥은 어디서 무엇을 먹느냐는 말을 했었거든요. 제가 가장 격렬해지는 게 바로 그런 부분이에요.
나가세 : 식사는 근본이니까요. 외국 영화에 출연하게 되면, 촬영 중에도 식사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어요. 다만, 일본의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희생되기 마련이거든요.
Q 촬영을 통해서 이 영화에서 어떤 메시지를 받았나요?
키키 : 이런 영화를 하게 되면 내가 얼마나 많은 일에 무지했었나에 대해 실감하게 돼요. 그리고 조금부끄러움도 느꼈죠. 그렇다고 나병에 대해 세상에 전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도 없었어요. 내가 느낀 것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라고 생각하는데요. 그건 가와세 감독의 과대평가로, 거기까진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라는 걸 어딘가에선 말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여기에서 말하네요.
나가세 : 토쿠에 씨가 살아온 시간이 그대로 영화가 되고 있기 때문에, 저는 토쿠에 씨가 나오는 것만으로 센타로의 기분이 되어 훅 오는 게 있거든요. 어쨌든 소리 높여 말하고 싶은 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거죠. 여러 연령대 분들이 보시고, 보신 분들과 함께 얘기하고 싶다고 생각되는 영화예요.
감독 : 나병 환자 = 슬프고 괴로운 사람들이란 사회가 만든 이미지에서는 그리기 싫어요. 그들의 존재에 대해 모른 척, 못 본 체하는 게 가장 큰 죄일지도 몰라요. 무관심이 아니라 관련되어 가는 것, 관련되어 간 곳에 무엇이 남는가, 상호의 얽힘에서 탄생하는 관계성이나 사물을 그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이야말로 삶을 긍정하고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전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영화를 이미지한 건가 싶은 팥색의 의상을 몸에 걸치고 인터뷰에 응한 키키 키린. 대여배우인데도 카메라의 앞에 앉는 모습은 소녀처럼 매력적이었고, 자연스럽게 극중의 토쿠에로 보인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서 미소가 넘쳐흐르는 듯하다. 그런 키키 씨를 젠틀하게 연모하는 나가세. 표현자로써 영화를 짊어지고 가와세 감독의 트라이앵글이 낳은 아름다운 생애의 찬가를, 수제 팥소에 담긴 마음과 함께 맛보고 싶다.
걸음을 멈출 줄 모르는 자칭 고령 배우 키키 키린 인터뷰
키키 키린의 활약이 눈부시다. 특히 지금의 일본 영화계에서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최신작 「앙」에서는 나병에 인생을 농락당하며 살아온 증거를 남기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을 주인공 토쿠에로서 "살아감"에 충실했다. 자칭 고령 배우는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의 오프닝을 장식한 칸 영화제에 일본인 주연 여배우로는 역사상 최고령으로 참가했다. 경쟁 부문에 선출된 「바다마을 다이어리」에도 출연, 진격의 키린은 걸음을 멈출 줄 모른다.
키키 키린과 가와세 감독의 만남은 2011년의 「하네즈의 달」. 단 하루의 촬영이었던 출연이었지만, 그 재능에 눈을 두었다.
「분위기가 부드럽고 위압감이 없지만 끈기가 있었다. 그땐 직접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굉장히 힘든 노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이도 키우고 있었다. 여러 의미에서 "오~" 하는 느낌이었다. 」
하즈네의 달에 출연했던 두리안이 나병을 테마로 쓴 소설 '앙'을 집필. 키키 키린에게도 보내졌다. 「(영화를)만든다고 하면 주인공은 키키 키린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며 썼다」는 편지와 함께.
가와세 감독의 권유로, 나병 환자의 수용시설 국립요양소를 방문한 것이 영화 「앙」의 시작이었다.
「넓은 원 안에 똑같은 가옥이 나란히 있는데 거의 사람이 살지 않았다. 가끔 나병 환자였던 사람이 걸어가거나, 삼삼오오 모여있거나 하는 정도로 정말 쓸쓸했다. 그 울타리 안에 평생 있어야만 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생각했지만, 그 고통까지는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일상이라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근심 걱정 없는 생활을 하셨다. 오히려 내가『당신, 아프죠? 힘내요.』라는 격려의 말을 들을 정도였다.」
과거에 「무서운 전염병」으로 이유 없는 차별을 받아 사회로부터 격리된 나병. 1996년 나병 예방법이 폐지됐지만 아직도 편견은 끈질기게 남아 있다. 키키 키린이 연기한 토쿠에는 센타로 (나가세 마사토시)가 점장으로 있는 도라야키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정성을 들인 팥소가 호평을 받아 가게는 번창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나병 환자라는 소문이 흐르기 시작한다.
촬영은 지난해 봄부터 사계절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요양소도 토쿠에의 방 촬영에 사용되었다. 가와세 감독에겐 연기하는 것이 아닌 '역할로 살아가는 것'을 요구받았다.
「대사도 제대로 외워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갔더니 거기에 있어 주세요, 라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게 없었다. 『걸어 보세요』『잠깐 말 좀 걸어 주세요』하는 느낌이었고, 촬영을 시작할 땐 호령이 없었다. 」
「준비, 시작」이라는 호령이 흐르지 않는 촬영 현장. 신호는 "자, 하세요" 였다고 한다. 그러면 키키 키린과 나가세의 대화는….
키키「나가세 씨, 시작됐나 봐요.」
나가세「그런 것 같네요.」
키키「카메라 돌고 있나 봐요.」
나가세「그런 것 같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느낌으로 담담하게 장면이 누적되어 갔다. 두 사람은 역할 설정 때문에 촬영 중간에 "사담 금지". 물론 처음으로 연기를 함께하는 키키의 친손녀 카라도 마찬가지였다. 도라야키 가게에 자주 오는 여중생 와카나 역할이지만, 토쿠에의 14살 시절도 연기하기 때문에 오디션을 받도록 권장했더니 멋지게 합격. 유학 중인 영국에서 돌아와 촬영에 나섰지만 생활도 따로 했다. 키키도 가족이라는 의식은 일절 없었다고 한다.
「연기 초보인 아이가 감독의 도마 위에서 싱싱하게 활용되는 여러 가지 패턴을 봐왔기 때문에 잘 되든 그렇지 않든 감독의 역량이다. 재료는 있지만 요리하는 건 감독의 솜씨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촬영 종반에는 같은 나병 환자 역할로 이치하라 에츠코와의 첫 공동 출연이 실현되었다. 이 캐스팅도 키키 키린의 제안이었다. (두분 다 돌아가심ㅠㅠ)
「정말 기뻤다. 내가 이 세계에 들어왔을 때 이미 톱이었던 분이었고, 저런 분이 제대로 된 배우라 생각했다. 다른 여배우에게는 없는 발상을 하는 것이 매력적이고 무구한 느낌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그리고 주연 배우로서 가와세 감독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본인으로선 드문 감성을 지닌 감독으로 추진하는 힘과 끈기와 유연함. 무언가를 받아들일 땐, 폭넓게 받아들이며 남과 부딪치지 않고 자신 안에서 고통스럽지만 숙성시킨다. 이런 감독이 일본에 있는 건 매우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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