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하지 마라.

     

    절망하지 마라.
     
    설령 그대가 절망하지 않을 수밖에 없더라도 절망하지 마라.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절망의 늪으로 점점 가라앉고 있다고 생각할 무렵에는 사실 그 어떤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가 귀에 닿지 않는다. 어쩌면 스스로 절망으로 걸어들어갔는지도 모른다. 작정하고 가는 길이니 한 줄기 빛과도 같은 말들을 귀에 담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말뿐인 세상, 말만 그럴싸한 세상. 아무리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이라고 해도 그건 그저 글자들의 집합일 뿐이라고 외면했던 시간들.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이고, 모든 일은 타이밍이 중요하기에 어떤 때에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사고에 빠지느냐가 관건이다. 절망을 앞에 두고 그것을 무참히 짓밟고 일어설 수 있느냐, 아니면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땅바닥에 머리를 찧어가며 오열하느냐. 절망은 내가 불러서 오기도 하지만, 내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굴러 오는 계절처럼 그렇게 내 앞에서 검은 깃발을 흔든다. 
     
     
    "자, 지금부터 당신은 절망의 터널로 진입합니다. 빛은 없을 테고, 터널의 길이는 짐작이 불가능하며, 그곳에서 당신은 어디로 향하는지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안에서 가루가 되어 터널 안의 먼지가 될 가능성은 농후합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그 터널의 끝을 스스로 찾아내어 다시 세상의 빛을 맞이하게 될 때, 절망은 비록 눈물로 얼룩진 고통의 시간을 상징하게 되겠지만,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생을 이루는 수많은 퍼즐 조각 중의 하나로 소중히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수만 조각의 퍼즐, 그 퍼즐 조각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은 바로 절망과 고통, 슬픔이 담긴 조각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한가지 색으로만 이루어진 그림은 단조로울 뿐입니다. 격동적이고 격렬하고 위험한 색깔을 스스로 창조한다고 생각하시기를."
     
     
    이런 말을 스스로 만들어 내면서 자기 위안이나 삼는 짓을 이젠 좀 그만하고 싶다. 말만 번지르르한 게 가끔은 너무 싫을 때가 있으니까. 그럴 땐 아무리 달콤한 속삭임이라 할지라도 귀에 들어오지 않으니까. 닫힌 마음 위로 아무리 아름다운 꽃들이 자란다고 해도 내가 눈을 감고 있으면 그걸로 끝이니까. 그러니까 결론은 절망할 수밖에 없더라도 절망하지 말라는 건데.. 그게 가장 어려우면서도 별거 아니란 것쯤은 나도 아는데, 나의 [이성]은 이미 모든 것을 간파하고, 똑똑하게 굴겠다고 사력을 다하지만 [감정]이란 놈이 삐딱하게 굴고 있으면 언제나 감정이 이겨버리고 만다는 거지. 내 감정을 살살 달래줘야 할 텐데. 조금 더 긍정적이 되어 보는 건 어떻겠냐고 속삭여줘야 할 텐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