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기쁨, 받는 행복.

     

    "엄마, 나 이거 만들어 줘!"

    "뭐를?"

    "이거, 이거! 넘나 귀여웡! 나 갖고 싶어영!"

    혀짧은 애교가 섞인 목소리를 내지르자, 엄마는 또 어떤 귀여운 걸 봤길래 그렇게 신이 났느냐는 표정을 지으며 옆으로 다가왔다. 태블릿 화면에 비친 화면을 보자마자 엄마도 그 귀여움에 바로 취했다.

    "엄마, 귀엽지?"

    "귀엽네."

    "이거 뜰 수 있어?"

    "그럼!"

    "요홋! 아싸! 달걀 담아서 나도 촬영 소품으로 넣어야징!"

    그 대화가 끝나고 이틀 뒤, 퇴근해서 집에 돌아와서 지친 몸을 침대에 뉘이는 순간에 엄마가 이불 위로 무언가를 확 던지며 웃었다. 내 무릎 위의 이불에 내려앉은 그것은 바로 달걀이 쏙 들어간 흰 닭 손뜨개.

    "오오오오오오오오오! 완전 귀여워어어어어엉!"

    나는 그렇게 한참을 품안에 살아있는 병아리 머리를 쓰다듬듯이, 달걀을 오른손 검지로 살살 쓰다듬으며 엄마와 함께 TV를 봤다. 아, 행복해. 역시 행복은 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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