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성주 나오토라 × 타카하시 잇세이 × 마사츠구를 보내다
- FANGIRLING
- 2017. 8. 22.
8월 20일, 일요일에 NHK 대하드라마 ‘여자 성주 나오토라 = おんな城主 直虎‘ 제33회 ’혐오스런 마사츠구의 일생‘에서 타카하시 잇세이 (高橋一生)가 연기하는 오노 마사츠구가 마침내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게다가 처형장에서 책형 (십자가형)에 처한 마사츠구를 장창으로 찔러 죽음에 이르게 한 인물은 바로 이이 나오토라 (시바사키 코우)였지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가슴 아픈 이야기였습니다.
본래 책형이라 하면 장창으로 20~30회 찔러 마지막에는 목을 찌른다는 죽지 않을 만큼의 고통을 최대한 길게 주는 가혹한 형벌이지만, 극중에서는 나오토라가 한방에 그의 심장을 꿰뚫는 것으로 그려졌습니다. 그 행동은 배신자로서의 ‘오노의 숙원’을 완수시키기 위해 누구보다도 깊이 마사츠구를 이해하는 나오토라 스스로의 결단이라 볼 수 있습니다.
나오토라를 보는 건 잇세이의, 잇세이에 의한, 잇세이를 위한, '마사츠구' 때문인 분들이 굉장히 많았을 텐데요. 일본 내에서도 오죽하면 중년 남성팬까지 사로잡았을 정도랍니다. 그만큼 마사츠구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것은 역사적 사실, 그 이상이었습니다. 자, 그럼 마사츠구의 최종장을 보았으니,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것들을 한꺼번에 번역해보겠습니다. (물론, 시간이 없어서 일부만 하게 되겠지만요.)
자, 그럼 시작합니다!
잇세이팬 모여라.
오카모토 유키에 (岡本幸江) 프로듀서가 마사츠구의 마지막 장면에 담은 의미란.
처형 장면은 마사츠구와 나오토라가 ‘배신한 가로’ ‘배신 당한 성주’라는 형태로 서로 연기합니다. ‘일본 제일의 비겁자로 미래 영겁의 이야기로 전해주지’는 등, 서로에게 사납게 욕을 퍼붓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속을 뒤집어보면 ‘맹세의 말’과도 같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러브신이 되어 있습니다.
무언가에 공을 들여 촬영했다는 것보다는, 두 사람의 진검 승부를 그저 정면에서 바라본다는 그런 연출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극본의 모리시타 요시코 씨도 ‘이렇게 하자’고 생각하며, 논리적으로 그 처형 장면을 넣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리시타 씨의 안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만들고 쌓아가다 보니 이렇게 되어 버린 걸 겁니다.
마사츠구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모리시타 씨와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었지만, 저도 모리시타 씨도 ‘처형장에 가서, 나오토라가 불경을 읽어준다’ 정도일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극본을 써가는 중에 그런 형태가 된 듯해요. 어느 날 밤에 초고가 제게 도착했고, 읽은 뒤에는 펑펑 울어버리고 말았어요... 그 후에는 갑자기 잠이 쏟아져서 그 상태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이건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생각했죠.
솔직히 일요일 저녁 8시의 대하 드라마에서 ‘여기까지 해도 좋은가’라는 밸런스를 잡을 자신이 거의 없었습니다. 주인공에게 이런 업을 짊어지게 해도 되는 것일까 하고요. 그래도 항상 담담하게 일을 해오던 스태프가 대본을 읽은 후에 일부러 제 곁으로 와서 ‘이거 굉장해요’라며 몇 명이나 감상을 말하러 왔었습니다. 그 반응을 보고 ‘그렇다면, 이 형태로 제대로 맞아 볼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사실은 마사츠구는 역사적 사실로는 결혼을 하고, 아이들도 함께 처형당했습니다. 다만, 제작자인 제가 멋대로 마사츠구가 독신으로 나오토라를 지탱해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제 마음대로 마지막까지 독신이라는 설정으로 했습니다.
저도 만들면서 녹초가 되어버렸지만, 음악 담당인 칸노 요코 씨도 평소에는 파워풀한 분인데도, 제33회 극본을 읽고 열흘 정도 열로 앓아누워버려서.... 모리시타 씨도 탈고했을 때는 탈수 상태였던 데다가, 출연진도 삽시간에 집중해줬습니다.
나오토라 역의 시바사키 코우 씨에게선 ‘대본을 읽고 이렇게 충격을 받은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어요. 자이젠 나오미 씨도 ‘지독한 사랑의 형태로군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타카하시 잇세이 씨에겐 대본을 읽은 감상 자체는 듣지 못했지만 ‘책형으로 창에 찔려 피를 토하며 죽는 장면이 지금까지 대하드라마에 나왔었던가요?’라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제작 스태프와 출연진, 이 드라마에 관련된 사람이 ‘제대로 마사츠구를 보내줘야 한다’는 마음이 되었어요. 나오토라는 혼자서는 강함을 손에 넣을 수 없었어요. 마사츠구와 호흡을 맞춰 앞과 뒤, 오른쪽과 왼쪽으로 2인3각으로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이이 나오토라가 될 수 있었던 점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사츠구의 뜻을 살리려고 한다면 나오토라는 그런 식으로 보내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궁극의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사츠구는 속마음을 말하지 않고, 숨겨야만 하는 캐릭터인데 타카하시 잇세이 씨가 자신 있어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베드로의 장렬 = ペテロの葬列 (TBS)’ ‘민왕 = 民王 (TV아사히)’ 등 큰 소리로 주장하진 않지만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꾹 억누르는 연기가 잘 어울리는 분이에요. 숨겨져 있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잇세이 씨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사츠구는 생각과 행동이 정반대인 복잡한 인물입니다. 어디까지 시청자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봐주신 분이 훌륭하게 파악해주셔서, 독해력의 수준 높음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물론, 잇세이 씨의 힘이기도 했지만, 봐주시는 분과의 캐치볼이 마사츠구라는 캐릭터를 깊이 있게 해줬어요. 행복한 형태였다고 생각합니다.
여자성주 나오토라는 제38회의 끝부터 스다 마사키 (菅田将暉)가 연기하는 나오마사 (나오마츠)가 등장합니다. 무너진 가문의 아이가 토쿠가와에서 점점 출세해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이이 가문과 같은 어려움을 경험합니다만, 이이 가문의 지혜를 살려서... 나오토라도 다시 한 번 이상을 향해 천천히 일어섭니다. 앞으로 남은 나오토라도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타카하시 잇세이 AREA 인터뷰
- 평소에는 꾸미지 않는 있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작위적인 건 연기로 표현한다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타카하시 잇세이‘를 NG 워드로 하고 싶어요.
인터넷은 하지만, 자신의 기사는 보지 않는다는 잇세이. 봐버리는 순간 의식하게 되고 연기에도 영향을 미쳐버리게 되기 때문이란다. 시대가 그를 기다렸던 것일까, 그가 시대를 부른 것일까. 타카하시 잇세이가 물이 잔뜩 오른 아우라를 방사하며 표지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에 나타났을 때, 스태프에게서 ‘멋있어요’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러나 본인은 어디까지나 자연 그대로의 모습. 지금의 상황, 즉 ‘올해 상반기에 가장 인기있는 배우’라는 인기의 큰 파도에도 휩쓸릴 기미는 없다.
촬영 중간에는 ‘제가 꽃을 등지고 서는 날이 올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라고 말해 주위를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20년 이상의 경력. 어둠을 품고 있는 개성 강한 역할이 많았지만, 2013년 방송된 드라마 ‘워먼 (Woman)’에서 싱글 마더를 지켜보는 의사를 연기한 시점부터 풍향이 바뀌었다. 2015년 일드 민왕에서 총리 비서인 카이바라는 정말로 인기였다. 올해 잡지 앙앙 (anan)에서 선보인 어른의 관능 법칙에서 보인 누드는 발간과 동시에 품절 대란이 일었다. 2017년 1분기 일드 콰르텟에서의 이에모리, 대하드라마 여자성주 나오토라의 오노 마사츠구에 이어 단번에 잇세이붐이 도래했다.
“제가 인기를 끄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계속 오는 공을 쳐왔고, 그건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어요. 감사하긴 하지만, 정말로 지금까지 늘 해오던 대로입니다.”
누드 화보 때에는 그의 오랜 팬에게서 ‘그쪽으론 가지 말아요!’라는 반응도 뜨거웠다.
"그분들에게는 ‘미안합니다’라는 말만 드릴 수밖에요. 배우로 있기 위해서는 저는 누구도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늘 있어요. 저란 실체가 저 자신도 잘 모르는 상황을 즐기고 싶거든요.“
남녀를 불문하고 폭넓은 연령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건, 존재감과 교묘함 때문이리라. 최근 중년 남성으로부터 편지가 도착했다. ‘당신이 있는 것으로 작품이 재밌었다. 정말로 보낼 수가 없어 이 그림을 보냅니다.’ 라고, 둥근 통에 스시가 담긴 그림이 들어 있었다고 했다.
“정말로 굉장히 기뻤어요! 지금도 방에 걸어놓고 있습니다.”
타카하시 잇세이란 남자는 조용한 풍취와 단정하고 지적인 말투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죠. 속이 깊고, 연기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연기론이 있으며 그의 속내가 드러나는 인터뷰 내용들을 보면 아직까지도 이 남자의 전부를 파악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을 걸릴 것만 같은 생각도 듭니다.
그러면서도 얼굴 전체가 하회탈처럼 주름지며 천연 웃음이 물든 표정이 만드는 익살스런 모습에 ‘잇세이에게 일생을’ 던져버리게 해요. 일생군에게 일생을 안 바치면 손해, 일생을 바쳐도 손해라는 개그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 해당되는 유머가 되지 않을까요? 헤헤.
공홈 인터뷰 1
'혐오스런 마사츠구의 일생'
1. 대하 드라마는 역사상 인물을 그리기에, 아무래도 마지막을 알고 연기를 해나아가게 됩니다. 제가 연기한 마사츠구도 사실에 비추면 당연히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거기에서 의식되어 마땅한 것을 역으로 계산하며 연기를 하게 되는 정신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연기하는 데 계산된 연기는 좀 다르구나 싶어서, 끝을 의식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만 생각하며 연기하게 됐습니다.
역사적 사실은 바꿀 수가 없고, 시대극인 이상 작품의 뿌리에 흘러 갈 뿐입니다. 그래도 사실은 다양한 사건의 살인만이 있습니다. 그때, 마사츠구가 무엇을 느끼고 행동했는지까지는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풍부하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습니다. 그것이 제게 있어서는 현장에서 만들어져 간 전부입니다.
극본의 모리시타 씨나 프로듀서인 오카모토 씨를 비롯한 스태프와 출연자가 만들어 내려는 것이 답이기 때문에 저 나름의 해석을 최대한 없앤 상태에서, 어떻게 작품의 일부가 될까를 의식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마사츠구를 연기해왔는데, 8월 20일의 타이틀은 ‘혐오스런 마사츠구의 일생’. 대본을 받고, 그 타이틀을 본 것만으로 ‘마지막까지 [혐오스런 마사츠쿠]로 있는 것을 관철시키는구나’하고 감회가 깊었습니다.
공홈 인터뷰 2
마사츠구에게서 살아있다는 실감을 얻다.
저라면 싸우지 않는 길을 찾습니다. 그렇게 나오토라에게 고한 마사츠구. 단호하게 싸우지 않는다는 ‘싸움’을 선택한 뒤에는 이이노야를 지키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속마음을 숨기고 속이면서까지 이이 가문을 지킨 마사츠구를 움직이고 있던 것은 자신이 츠루마루로 살던 시절의 추억과 이이노야의 모습, 고향에 동화되어 있는 감각이 무엇보다도 행복해서 사실은 전투와는 거리를 두고 따스하게 살고 싶었던 건 아닐까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이이노야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왔던 거겠죠.
마사츠구를 연기하고 있으면 주위 분들에게 자주 ‘힘들죠’라고 말을 듣느데요, 실은 전혀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이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사츠구에게서 살아 있는 실감을 얻을 때가 있어서... 그 모든 순간에 배우를 하고 있어 좋구나,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어 좋구나 하는 2가지의 감각이 동시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 나오토라의 현장에서는 배우로서 연기를 해온 중에 지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그건 이제, 죽어도 좋다고 생각될 정도의 순간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소꿉친구 3명이 우물가에 앉아 이야기하는 장면은 ‘이대로 계속 있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하는 행복을 누렸던 첫 장면이었어요. 이 장면은 이야기 속에서 3명의 마지막 이별이 되어 버리지만 그런 일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3명으로 있는 행복한 순간을 제가 아닌 마사츠구로서 보냈었습니다. 4회까지 그려졌던 어린 시절의 3명의 관계를 실제 현장에서도 보여졌기 때문에 역할로도 행복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던 것도 컸다고 봐요.
- 3,4,5 인터뷰는 이후에 또 번역해서 올리겠습니다.
드라마 인물의 추모 앨범이라니!
추가 소식으로는 20일에 최후를 맞이한 오노 마사츠구를 추모하는 이색 음반이 발매되는 것이 결정됐습니다. 마사츠구의 혼을 기릴 ‘진혼가’로 긴급 특별 음반으로 ‘츠루의 노래’가 23일에 소니 뮤직에서 발매됩니다. 지금까지 대하드라마의 등장인물 1명을 집중 조명한 CD가 발매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타카하시의 절대적인 연기력의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의 인기에 비례했다 볼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 추모 음반이 결정되는 것에 위화감은 없을 겁니다.)
앨범 츠루의 노래는 마사츠구가 삶을 끝낼 때까지를 14개의 곡으로 담습니다. 타카하시가 직접 낭독한 것과 음악 감독인 칸노 요코 씨와의 합작으로 눈물의 추모 기획으로 오노 마사츠구의 포토북 ‘마사츠구, 생명 (24page)’가 포함되어 있다. 소니 뮤직에 의하면 미리 대본을 읽은 칸노 씨가 큰 충격에 빠져, CD의 내용 및 구성을 스스로 기획했다고 한다. 이 앨범으로 정말로 마사츠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애도하고 싶다는 뜻을 담았다고 했다. (네, 애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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