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지 (ヴィレッジ, 2023년 4월 21일 일본 개봉)

    밤안개가 환성적인 마을을 무대로
    사회의 어둠을 그린 휴먼 서스펜스

     

     

    빌리지 (ヴィレッジ)

    2023년 4월 일본 개봉작

     

    빌리지 작품 소개

     

    영화 신문 기자, 남은 인생 10년의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오리지널 각본으로 요코하마 류세이 주연으로 영화화된 휴먼 서스펜스물이다. 야쿠자와 가족, 신문기자, 공백 등을 담당하고 2022년 6월에 타계한 카와무라 미츠요시 프로듀서의 마지막 프로듀싱 작품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자연과 신비로운 제례 의식이 매력적인 마을을 무대로 쓰레기 처리 시설에서 일하는 청년의 삶이 소꿉친구가 도쿄에서 돌아온 것을 계기로 변화해 간다. 주인공 유우를 요코하마 류세이, 소꿉친구 미사키를 쿠로키 하나가 맡았다. 이외에 후루타 아라타, 나카무라 시도, 이치노세 와타루, 스기모토 텟타, 오쿠다이라 다이켄 등이 출연했다. 

     

    이 작품은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신문기자의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과 요코하마 류세이의 6번째 작업으로 미스터리한 세계관이 펼쳐진다. 

     

     

    빌리지 줄거리

     

    아름다운 지붕이 늘어진 산속 마을, 카몬무라. 마을 위에 우뚝 솟은 산들 사이로 보이는 것은 화창한 경관과는 어울리지 않는 쓰레기 처리 시설이었다. 친아버지가 살인을 저지르면서 살인범의 아들로 낙인찍혀버린 카타야마 유우 (요코하마 류세이). 그는 아버지가 마을에서 일으킨 사건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폐쇄적인 마을 카몬무라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으며 절망 속에서 살아왔다. 

     

    쓰레기 처리장 일에 쫓겨 어머니의 빚을 야쿠자에게 갚는 매일. 카몬무라의 촌장인 슈사쿠의 권력을 우산으로 삼아 제멋대로인 촌장 아들 토오루에게 눈엣가시가 된 유우는 얼마 되지도 않는 급여마저 어머니가 도박으로 만든 고액의 빚 변제로 사라져 간다. 희망조차 품을 수도 없는 유우는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었다.

     

    한편, 카타야마 유으는 마을의 전통으로 전해져 온 신비로운 제례 의식에 매료되어 제례 의식 교실에 다닐 정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마을에 쓰레기 최종 처분장이 건설되면서 그 건설을 둘러싼 한 사건으로 유우의 삶은 크게 미쳐간다. 어머니가 진 빚을 갚기 위해 처리 시설에서 일하게 된 유우는 동료들 사이에서 괴롭힘의 표적이 되어 고독을 견디며 희망 없는 나나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유우의 소꿉친구 미사키 (쿠로키 하나)가 도쿄에서 돌아온다. 그녀는 도쿄에서의 일로 마음이 아파 고향인 카몬무라에 돌아온 것이다. 미사키는 완전히 변해버린 유우를 걱정하며 틈만 나면 말을 걸게 된다. 

     

     

    빌리지 결말 (스포주의)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여 협력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귀하다 (和を以て貴しとなす)라는 말이 있듯이, 싸움을 피하고 평화를 어지럽히지 않는 것이 일본에서는 중요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평화를 존중하는 일본인다운 습성이지만 긍정적인 면만은 아니다. 일본과 친숙해지는 것에 주력한 나머지, 지쳐 버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영화 빌리지는 그런 일본에 만연한 동조 압력을 잔혹하게 그린 작품이다. 

     

    | 카몬무라와 일본 사회 | 

     

    영화의 배경이 되는 카몬무라는 구역질이 날 정도로 사악하고 섬뜩한 마을이다. 촌장 슈사쿠는 상냥하게 관광객을 불러들이면서 뒤로는 불법행위에 손을 대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범죄자의 자녀인 유우를 철저히 차별하고 그 존재를 무시해 왔다. 겉으로는 마을 이름 그대로 웰컴 행세를 하면서도 사실 모두가 놀랄만한 폐쇄적인 사회가 펼쳐져 있다. 

     

     

    빌리지를 본 사람들은 절대로 이런 마을에 살고 싶지 않다며 누구나 거부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유유자적한 시골살이에 대한 꿈이 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정말 폐쇄적이고 섬뜩한 사회는 카몬쿠라만의 이야기일까? 감독이 공언한 대로 카몬무라는 일본 사회의 축도다. 겉으로는 웰컴 정신이 넘쳐 보여도 비정할 정도로 폐쇄적인 사회가 구축돼 버린 것이 일본이다. 

     

     

    세세한 부분만 봐도 일본과 카몬무라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가령 전통문화와 최첨단 기술이 융합돼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드물 것이고, 일본만큼 과거 현재 미래의 문화가 공전하는 나라는 세계에 유례가 없다. 국가 단위로 보면 멋진 일 같지만, 축소해 보면 어떨까? 

     

    카몬쿠라에는 전통문화의 기능이 있어 어린아이였던 유우가 흥미를 가질 정도로 친숙한 오락거리였다. 그러면서도 산 위에는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쓰레기 처리장이 건설되고 있다. 말 그대로 과거와 현재가 이웃하고 있는 카몬무라이지만 정말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겉으로는 공존하는 것처럼 어필하지만, 사실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었다. 슈사쿠와 미츠요시의 형제 관계가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립의 은유가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카몬무라는 동조 압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노멘(能面, 가무극에 사용하는 가면)을 쓰고 마을을 누비는 일련의 장면은 아름다움을 넘어 섬뜩하다. 전원이 같은 방향을 향해 같은 표정을 짓고 같은 장소를 향해 간다. 이 위화감을 깨닫지 못하는 분은, 이미 일본 사회에 삼켜져 있을지도 모른다. 

     

     

    | 가무극과의 연결 | 

     

    가무극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무대예술로 일본이 자랑하는 전통문화 중 하나다. 이 작품에서는 다양한 장면에서 가무극에 대해 언급되고 있으며 가부키 배우 나카무라 시도가 가무극을 하는 어떤 의미에서 놀라운 장면이 촬영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하고 싶은 것은 연기 중 하나인 한단(邯鄲)이다. 극 중에서는 미사키에 의해 가볍게 언급되기도 했다. 

     

    한단은 막연한 나날을 보내던 남자가 갑자기 황제가 되는 이야기다. 황제가 되어 50년간 하고 싶은 대로 하지만, 사실 그 모든 것이 한단이 꾸었던 꿈이었다. 잠에서 깬 남자는 모든 것이 꿈이라는 것을 알고 이 세상의 덧없음을 알게 된다. 

     

    매우 철학적인 연기지만, 이 이야기는 미사키를 만난 후의 유가 충분히 그대로 반영되어 있었다. 유에게 있어서의 한단의 꿈은 현실 생활에 변화를 준 미사키였던 것이다. 그리고 유우 이외에도 한단의 꿈을 꿈꾸던 인물이 있다. 미사키의 동생인 케이이치다. 그는 유우에 대해 동경을 품고 있었고, 토오루가 살해된 밤 이후 꿈을 꾸고 있었다. 동조 압력에 굴하지 않고 비리를 고발했지만, 유우의 태도가 싹 바뀌는 것을 보고 케이이치는 눈을 뜬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면, 영화 마지막에서 케이이치가 마을을 떠난 것이다. 케이이치는 한단의 꿈을 거쳐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모든 것을 부숴버린 유우와의 대비가 아름다워 영화의 완성도를 더욱 높인 라스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빌리지의 악인은 누구인가 |

     

    이 영화에는 완전한 악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부모의 총애를 받지 못하고 더러운 일에 손을 대서 주위에서 받아줄 수 없다. 실은 토오루도 유우와 마찬가지로 혼자 싸우고 있던 서투른 남자였던 것은 아닐까.  토오루 역시 폐쇄적인 마을 사회의 피해자였다. 

     

    그리고 피해자의 측면이 강하게 그려져 있던 유우도 가해자 중 한 명이다.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불법 폐기물 처리에 손을 대 마을 땅을 더럽히고 있었다. 그런 유우를 계속 차별하던 마을 사람들도 동조 압력에 의해 과격한 언동을 취했을 뿐이다. 

     

    제악의 근원인 촌장 슈사쿠마저도 행동원리에는 어머니의 사랑이 있다. 슈사쿠는 동생 미츠요시와 계속 비교되어 촌장 그릇이 아니라는 모욕을 받으면서도 어머니의 인정을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촌장 일을 해왔다. 높을 곳을 지향한 나머지 온갖 악행에 손을 대고 있었지만 동정할 만한 악인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빌리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악인들의 동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을 사회로 이어진다. 이 작품이 그리고 싶었던 것은 인간의 본질이나 추함이 아니라 집단이나 커뮤니티의 무서움이다. 

     

    요코하마 류세이,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인터뷰

     

    배우 요코하마 류세이와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이 다시 팀을 이룬 영화 '빌리지'가 4월 21일부터 개봉했다. 마을이라는 닫힌 세계를 무대로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예쁘게만 살 수 없는 리얼한 모습. 만남으로부터 7년, 달리기 시작할 무렵부터 서로 자극해 왔다는 요코하마 류세이와 후지이 미치히토.

     

    고 가와무라 미츠요시 프로듀서의 유지를 이어받은 스튜디오 스타샌즈 제작팀이 결집해 동조 압력, 격차 사회, 빈곤, 길을 잘못 들면 기어오르기 어려운 사회구조 왜곡 같은 현대 일본이 안고 있는 어둠을 드러낸다.

    깊은 여운을 주는 본작 감상 후에는 한동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외면하고 싶어지는 장면도 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절망의 밑바닥에 있던 유우가 희망을 찾고, 동일 인물이 연기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변화하는 모습도 놀라웠다. 후지이 감독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요코하마 류세이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한 꺼풀 벗겨진 류세이를 볼 수 있는 영화가 되고 있다며 요코하마의 새로운 경지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Q. 각본 만들기에는 요코하마 씨의 의견도 반영됐다는데 두 분이서 어떤 세션을 진행했나?

    후지이 감독: 한 장면 한 장면 이렇게 하고 싶다고 깊이 이야기했다기보다는, 충분히 공감한 것을 배웠고, 서로가 고민하고 있던 것 등을 유우에게 반영시켜 갔다.  잡담을 하면서도 가와무라 씨로부터 물려받은 '빌리지'의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각본에 담아 간 느낌이다.

    요코하마 류세이 : 여러가지 말하기보다 감독님을 믿고 기다리고 있었다. 배우라는 직업을 계속하면서 1년 전 촬영 때 느꼈던 두려움과 당혹감, 두려움을 감독님께 모두 전달했다. 배우라는 것은 하나의 실패나 실수를 용서받지 못하는 일이다. 그곳은 무서운 곳이고, 내가 그렇게 되면 유우와 마찬가지로 전락해 가는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후지이 감독 : 극중에서는 유우가 제를 지내면서 마을의 얼굴처럼 되어 가지만, 그 한 치 앞은 어둠이다. 유우가 전락해 가는 모습에서는 본래의 배우 생활에서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감정을 충분히 대변받고 있다.

     

    촬영 로케 헌팅에도 참가하다

     

    Q. 요코하마 씨는 이번에 로케 헌팅에도 참가했다는데 영화 제작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있었나?

    요코하마 류세이 : 감독님께서 로케 헌팅을 초대하셔서 그날은 유우의 집이나 쓰레기 처리장 등, 유우에게 중요한 장소의 로케 헌팅을 했다.  왜 지금까지 참여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당일에 현장에 가서 대본을 읽고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와 다르기도 했다.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앞으로도 촬영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Q. 유우는 지금까지의 요코하마 씨의 이미지를 뒤집는 역할을 했다. 새로운 일면을 이끌어냄에 있어 후지이 감독은 배우 여러분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나?

    후지이 감독 : 하나의 무기로는 승부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7명이 있으면 7명 각자 가지고 있는 무기가 다르다. 그 사람들한테 자기만의 방식이 이렇다고 말하면 대부분 마찰이 일어나 버린다. 그 사람을 결정짓지 않고, 가장 쉬운 방법을 찾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만, 요코하마에게는 벌써 나의 방식이 들통나버렸지만. (웃음) 감독으로서의 중요한 일은 배우의 일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감정으로 연기를 하는 사람과 관객에게 이렇게 보이고 싶은 기술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나는 둘 다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으로 연출하는 사람은 몇 번인가 해주고 편집으로 선택을 한다. 류세이는 양쪽 타입을 가지고 있고, 둘 다 해주기 때문에 두 배의 시간이 걸리고 있다. (웃음)

    요코하마 류세이 :  후지이 감독님은 누구보다 이해해 주고 있기 때문에 매번 자신이 몰랐던 감정을 이끌어 준다. 어느 현장에서도 감독님을 믿고 돌진한다. 하지만 중간에 고민하고 모르게 되어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후지이 감독님 팀에는 고독이 없다. 후지이 팀이라면 든든한 사람이 항상 가까이 있어 주기 때문에 고독을 느끼게 되어도 구원이 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Q. 후지이 감독은 신문기자에서 사회파로 표현되기도 한다.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후지이 감독 : 역시 틀에 묶이고 싶지 않다. 빌리지  다음에 '빌리지2'를 찍는 것도 다르고, 그때 느낀 점을 성공 체험 없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획에 몸을 던져나가고 싶다. 빌리지 다음에 끝까지 간다는 정반대 유형의 영화를 찍은 것도 나 자신이 누군지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항상 모색해 나가고 싶다. 그 속에 사회가 내포되어 있다고는 생각한다. 다만 사회를 그리는 것이 나의 특기처럼 영화를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아직 어떤 공이라도 치고 싶다.

     

    업계 내에서 자자한 빌리지 평판

     

    Q. 빌리지의 언론 시사가 만석이 이어지면서 업계 내에서도 평판이 자자하다. 두 분께 호응이 오고 있나?

    요코하마 류세이 :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칸쟈니 에이또의 마루야마 류헤이 군이나 동급생 이와타니 쇼고로부터는 상당한 장문으로 '빌리지'의 감상이 도착했다. 마루짱에 관해서는 유우의 마음이 되어 시까지 보내 주었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에  닿았다고 생각되어 매우 기뻤다.


    후지이 감독 :  전작이 '여명 10년'이고 차기작이 '끝까지 간다'는 작품인데, 이 두 감상이 꽤 비슷하다. '어쨌든 다행이다, 재미있었다' 이런 거다. 근데 '빌리지'에 관해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만난 영화 한 편이었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당장 소감이 안 나온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게 되게 영화다운 체험인 것 같다. 여러분의 소감을 읽는 것이 즐겁다.

     

    Q. 이 작품으로 두 사람의  6번째 공동작업이 되었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왔는데 다음번에는 어떤 작품을 함께 하고 싶나?

    후지이 감독 : 연애물이다.

    요코하마 류세이 : 확실히 연애물을 하고 싶다고 자주 이야기하고 있다.

    후지이 감독 : 류세이가 30세 가까이 되면 어른의 연애 작품도 개인적으로 보고 싶다. 그냥 둘이서 설정을 정하자고 얘기하고 있을 때 류세이가 꽃집이 좋다고 했다. 

    요코하마 류세이 : 주인공이 꽃집에 자주 다니고 있다는 설정이 좋다. 

    후지이 감독 : 그것만으로 연애 편차치의 낮음을 들킬 것 같다. (웃음) 드라마, 영화, 배급 등 특별한 고집은 없기 때문에 또 뭔가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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