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키스 (ファーストキス 1ST KISS, 2025년 2월 7일 일본 개봉)

    포스터

     

     

     

    첫 번째 키스 작품 소개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현실적이면서도 세련된 감각으로 그려내며, 일본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坂元裕二). 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2023)에서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그의 이야기가 전 세계에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라스트 마일, 그랑 메종 파리(2024) 등을 연출한 츠카하라 아유코(塚原あゆ子) 감독과 손을 잡고, 칸 수상 이후 처음으로 오리지널 극장 영화를 선보인다. 

     

     

    이 시대에 꼭 던져야 할 질문을 담아 완성된 작품, 첫 번째 키스.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새 마음이 어긋나버린 두 사람. 그러던 중 남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일상의 무게에 떠밀려 슬퍼할 틈조차 없던 아내는 갑작스러운 타임트래블을 경험하고, 15년 전 젊은 시절의 남편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에게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과연 어떤 미래일까...? 

     

    결혼, 사랑, 그리고 삶.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말로 표현하고, 형태를 부여하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기쁨과 슬픔. 이 작품은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로 전 세계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지금까지의 사카모토 유지 작품과는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보여 준다. 

     

     

    주인공 스즈리 칸나 역에는 콰르텟(カルテット, 2017), 오오마메다 토와코와 3명의 전남편(大豆田とわ子と三人の元夫,2021) 등을 통해 사카모토 유지의 세계관을 완벽하게 소화해온 배우 마츠 타카코(松たか子)가 출연한다. 그리고 칸나의 남편 스즈리 카케루 역은 SixTONES 마츠무라 호쿠토(松村北斗)가 맡아 두 사람의 감성 연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첫 호흡을 맞추는 마츠와 마츠무라. 그리고 첫 공동작업을 펼치는 사카모토와 츠카하라.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첫 번째 키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전 세계를 사로잡을 것이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가슴을 뒤흔드는 러브스토리가 펼쳐진다. 

     

     

    첫 번째 키스 줄거리

     

     

     

    결혼 15년차, 칸나는 어느 날 남편 카케루를 사고로 잃고 만다. 언젠가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했고, 이혼 이야기까지 오갔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영영 이별할 줄은 몰랐다. 예상치 못한 이별 뒤, 칸나는 마치 운명처럼 다시 한번 카케루와 마주하게 된다. 그것도 처음 사랑에 빠졌던 15년 전의 그 모습으로. 

     

    어쩌다 보니 15년 전 여름으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된 칸나는 젊은 시절의 카케루를 바라보며 깨닫는다.

     

    역시 난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아직 남편이 아닌, 청춘의 한가운데 서 있는 그를 다시 만나면서 칸나는 또 한번 그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시간을 넘나들며 20대의 카케루와 마음을 나누는 40대의 칸나. 그녀는 그의 사고를 막고 싶었다. 과거를 바꾸면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칸나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는 결혼했고, 15년 뒤 당신은 죽었어... 그렇다면, 답은 간단해.

     

    카케루를 향한 깊은 사랑과 함께, 칸나가 내린 선택.

     

    우리는 만나지 않아. 결혼하지도 않아. 설령, 다시는 당신을 볼 수 없게 되더라도-.

     

     

    첫 번째 키스 출연 배우 / 등장인물

     

     

    마츠 타카코 / 스즈리 칸나 역

    사고로 남편을 잃고, 남편과 만나기 전날로 타임트래블을 하는 주인공.

     

    코멘트 : 사카모토 유지 씨의 각본을 만나는 건 이번에 네 번째지만, 영화로는 처음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사카모토 씨가 역시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파워풀하면서도 세심한 츠카하라 감독님과는 처음으로 함께 작업했는데, 현장에서 언제나 저를 지지해 주고 이끌어 주셨습니다. 

     

    마츠무라 호쿠토 씨와도 처음 만났습니다. 흔들리는 듯하면서도, 마지막 순간에는 '에잇!' 하고 과감하게 장면으로 뛰어드는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의 존재 덕분에 저는 칸나로 있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매력적인 캐스트와 스태프들과 시간을 보내며 깨달았습니다. 칸나는, 그리고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꼭 개봉을 즐겁게 기다려 주세요!

     

     

    마츠무라 호쿠토 / 스즈리 카케루 역

    타임트래블로 미래에서 온 아내와 만나는 스즈리 칸나의 남편.

     

    코멘트 : 사카모토 유지 씨의 작품과 저서로부터 제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아왔는지, 스스로도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 사카모토 씨가 각본을 쓰고,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님이 연출하는 작품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제 인생의 커다란 영광입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작품이라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사카모토 씨 작품의 대표적인 배우이자 선배이신 마츠 타카코 씨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매일 온 힘을 다해 작품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 보아도, 언제 떠올려도 가슴 깊이 울리는 멋진 이야기입니다. 개봉을 기대해 주세요. 

     

     

    요시오카 리호 / 텐마 리츠 역

    이치로 교수의 딸.

    아버지의 대학 연구원 카케루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고 있다. 

     

    코멘트 : 이 작품에 대한 제안을 받았을 때, 주연이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마츠 타카코 씨이고, 각본이 사카모토 유지 씨라는 것을 알고 망설임 없이 출연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분과는 이전에 콰르텟에서 함께한 적이 있는데, 그 시간은 지금도 저에게 특별하고 잊을 수 없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다시 이렇게 불러 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츠 씨는 역시 따뜻하고 매력적이며, 그 존재만으로도 촬영 현장을 화사하게 만드는 분이었습니다. 사카모토 씨의 각본은 읽을 때도, 직접 대사로 표현할 때도 마음 깊이 와닿아 그래, 이 느낌이야 라고 온몸의 세포가 반응하는 듯한 감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꼭 만나 뵙고 싶었던 츠카하라 감독님은 배우를 포근하게 감싸며 연출해 주셨고, 함께 작업하면서 더욱 깊은 존경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었다면 기쁘겠습니다. 

     

     

    모리 나나 / 세기 안리 역

    무대 미술 스태프.

    칸나와 함께 일하는 미술 스태프.

    연하이지만 칸나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주는 듬직한 인물.

     

    코멘트 : 연기를 시작한 이후로 줄곧 동경해 왔던 사카모토 유지 씨의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마치 꿈이 이뤄진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이 행복을 마음껏 만끽하며 촬영에 임했는데, 게다가 츠카하라 감독님과도 함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이지 너무나도 호화로운 현장이었습니다. 마츠 씨의 부하 직원으로서의 역할과 안리라는 캐릭터로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지탱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

     

     

    릴리 프랭키 / 텐마 이치로 역

    고생물학 교수.

    연구원 카케루를 아끼고 신뢰하며 의지하고 있다. 

     

    코멘트 :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젊은 사람들은 아마도 미래를 엿보고 싶어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를 향해 갑니다. 그것은 우리가 후회와 함께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 후회를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해, 상처를 준 사람의 아픈 마음을 지우기 위해, 그리고 우리의 미래가 조금이라도 평온하기를 바라며. 

     

    츠카하라 감독 코멘트

     

     

    평생 잊지 못할 영화를 만들자고 이야기하며 시작된 작품입니다. 서로에게 조금씩 익숙해지고, 때로는 지루해진 중년 부부. 그런 아내가 시간을 넘어 젊은 시절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이건 불륜일까요? 아니면 부부의 사랑일까요? 부부의 이야기인데 제목은 첫 번째 키스. 이건 또 무슨 의미일까요? 그런 모순된 감정들에 가슴 두근거리며 관람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각본을 썼습니다.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쁨, 그리고 츠카하라 감독님의 한계 없는 에너지와 넘치는 아이디어를 만나면서 저 역시 완성된 영화를 볼 날이 기다려져서 견딜 수 없습니다. 

     

    지금 한창 사랑에 빠져 있는 사람, 사랑을 동경하는 사람, 한때 그런 시절이 있었지 하고 먼 눈빛을 보내는 사람까지. 모두가 미소 가득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입니다. 부디 기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기다려 주세요! 

     

     

    사카모토 유지 코멘트

     

    만나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가족이 되고. 그렇게 쌓여가는 시간 속에는 과연 무엇이 존재할까요? 언젠가 혼자가 되었을 때, 비어버린 소파의 반쪽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요?

     

    모든 사람의 마음에 깊이 스며드는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대본입니다. 사카모토 유지 씨가 그려낸 따뜻한 세계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마츠 타카코 씨와 마츠무라 호쿠토 씨의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첫 번째 키스 프로덕션 노트 : 12편의 짧은 이야기

     

    | 사카모토 유지의 이야기 |

     

    솔직히 앞으로 내가 무엇을 쓸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2023년, 괴물로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카모토 유지는 농담 섞인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첫 번째 키스는 그가 칸에서 수상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극장 오리지널 작품이다. 그렇다면, 그는 이번 작품에서 무엇을 써야 할 것인가를 어떻게 찾아냈을까. 그 해답은 관객에게 맡긴다 해도, 이 작품이 사카모토 유지만이 그려낼 수 있는 러브스토리라는 점만큼은 확실하다. 

     

     

    크랭크인이 있던 날, 마츠 타카코에게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것을 다 설명하지 않아도, 사카모토 씨의 각본은 이미 충분히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모든 것이 대사 속에서 설명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대사는 설명과 단정을 피하는 방식으로 쓰여 있다. 대신 말보다 더 강한 것은 상황 자체다. 

     

    1. 택배 벨소리에 잠에서 깨는 아침
    2. 3년을 기다려 받은 특별한 주문품
    3. 살짝 태워버린 군만두
    4. 배우자는 떠났지만 여전히 물건으로 가득한 방

     

    대사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아도, 이러한 작은 디테일 속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과 목소리에 담지 못한 마음이 스며든다. 그렇기에 더욱 깊이 와닿는다. 때로는 보잘것없고, 때로는 쓸쓸하고, 또 때로는 사랑스러운 일상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쌓아 올리며 이야기를 완성해 나간다. 마치 결혼 생활 그 자체와도 같은 영화. 츠카하라 감독이 그런 영화를 만들었고, 사카모토 유지는 그런 러브스토리를 완성했다. 

     

     

    | 양말에 관한 이야기 | 

     

    칸나는 이렇게 말한다. 연애 감정과 양말 한 짝은 언젠가 사라지게 돼. 극중 카케루가 자신에 대한 메모가 적힌 포스트잇을 주워 드는 장면에서도 양말이 부각되듯이 칸나에게도, 그리고 이 작품 자체에서도 양말은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연출을 맡은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 역시 양말과 관련된 다양한 묘사를 영화에 추가했다. 그중 하나가 신혼 시절의 회상 장면에서 칸나가 카케루의 양말을 신고 있는 모습이다. 그 장면을 연출하며 츠카하라 감독은 마츠 타카코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칸나는 양말을 공유물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한 성격 때문일까? 아니, 아마 그 이상일 것이다. 양말을 실용적인 물건이면서도, 가장 생활을 느끼게 하는 물건이다. 발을 따뜻하게 감싸는 이 작은 아이템을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것. 그 속에서 칸나의 생활 방식과 결혼에 대한 그녀만의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 고생물학에 관한 이야기 |

     

    카케루가 연구 대상으로 삼았던 하루키게니아는 실제로 존재했던 고생물로 그에 대한 설명은 극중 카케루가 이야기하는 내용과 동일하다. 하루키게니아의 학명은 라틴어 hallucinari(환각을 보다)에서 유래했으며, 그 의미가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라는 점 또한 이 작품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극중에서 카케루가 휴대전화에 달고 다니는 하루키게니아 액세서리는 이번 작품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소품이며, 그의 방에는 다양한 공룡 관련 소장품들도 가득 배치되어 있다. 흥미롭게도 카케루를 연기한 마츠무라 호쿠토 역시 실제로 공룡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는 잡지나 영상에서 공룡 의상을 잎은 파자마를 공개한 적이 있으며, 과거 인터뷰에서 타임슬립을 할 수 있다면, 아직 본 적 없는 공룡의 종을 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촬영이 없는 쉬는 시간, 그가 자연스럽게 공룡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교수 역을 맡은 릴리 프랭키와도 공룡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 있었다고 하니, 작품 속 연구자 카케루와 배우 마츠무라 호쿠토가 묘하게 닮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 마츠 타카코의 이야기 | 

     

    촬영 세트를 처음 본 마츠 타카코는 정말 대단하다며 세심한 디테일에 감탄했다. 이에 대해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 정도가 이런 여성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여기서 말하는 이 정도란 칸나의 방이 흐트러진 정도를 의미한다. 

     

    첫 번째 키스는 2024년 4월 24일 크랭크인. 촬영은 영화의 오프닝 장면, 칸나가 택배 벨소리에 깨어나는 장면부터 시작되었다. 츠카하라 감독은 카케루가 죽기 전까지는 집이 이렇게까지 어질러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하며, 칸나의 심경 변화가 리빙룸의 상태에도 반영되었음을 암시했다. 

     

    또한 츠카하라 감독은 마츠 타카코에게 이렇게 말했다. 칸나는 자신의 상황을 몸으로는 알고 있지만, 머리로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 안에서 칸나는 혼란스럽고, 방황하며, 허둥지둥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러한 모습을 마츠 타카코는 탁월한 표현력과 특유의 매력적인 연기로 완벽하게 살려냈다. 

     

    사카모토 유지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콰르텟, 스위치, 오오마메다 토와코와 3명의 전남편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하지만 영화로는 처음이다. 오퍼를 받았을 당시, 마츠는 이렇게 말했다. 다시 불러 주셔서 기뻤지만,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웃음) 이번 작품에서 그녀는 연하인 마츠무라 호쿠토와 함께 29세의 젊은 칸나도 연기해야 했다. 하지만 단순히 해낼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 역할은 마츠 타카코가 아니면 안 되는 캐릭터였다. 그녀의 새로운 대표작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 마츠무라 호쿠토의 이야기 |

     

    해가 밝아오고 있으니, 짧게 하겠습니다. 2024년 6월 11일, 마츠무라 호쿠토가 촬영 종료 후 인사를 하며 남긴 말이다. 이날, 촬영은 관동 지방의 한 기차역에서 심야에 진행되었다. 운행이 없는 밤 시간을 이용한 로케이션 촬영이었다.

     

    전날은 마츠 타카코의 생일이었고, 그날 촬영이 없었던 마츠에게 깜짝 생일 파티가 열렸다. 그리고 이틀 후인 6월 13일, 마츠 타카코 역시 같은 장소에서 마지막 촬영을 끝내며 영화 전체가 크랭크업을 맞이했다. 남편과 아내 역할을 맡아 연기한 두 사람. 촬영 내내 마츠무라와 마츠 타카코는 뛰어난 호흡을 보여주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흰머리와 주름 분장을 하고 45세의 카케루도 연기했다. 하지만 촬영 첫날은 그와는 반대로 젊은 카케루의 회상 장면에서 시작되었다. 2024년 4월 26일, 그는 결혼할까? 라는 대사를 시작으로 첫 번째 키스 촬영에 들어갔다. 이 장면을 촬영하며, 츠카하라 감독은 마츠무라에게 이렇게 말했다. 카케루는 중요한 순간에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는 사람이에요. 표정을 마주하며,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 그는 신사적이고, 진실되며,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그런 카케루와 마츠무라는 묘하게 닮아 있다.

     

    촬영장에서 마츠무라가 무심코 던진 말에 마츠와 츠카하라 감독이 그거 완전 카케루 같아! (웃음) 라고 반응하는 순간도 있었다. 예를 들어 빙수 가게의 다다미방으로 들어가기 전, 카케루가 칸나의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해 놓는 장면. 이것은 각본에도, 연출에도 없었던 마츠무라의 애드리브였다. 이 작은 행동 하나에서도 카케루라는 인물, 그리고 마츠무라 호쿠토라는 배우의 인간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 장면을 본 사람들 역시  이거 완전 마츠무라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 카키피 이야기 | 

     

    코타츠 위에는 게임과 함께 카키피(매운 쌀과자+ 땅콩 믹스)가 놓여 있다. 마츠무라 호쿠토의 첫 촬영이었던 프로포즈 장면에서도 칸나는 카키(매운 쌀과자)를 카케루는 피(땅콩)를 좋아한다는 설정이 등장한다. 

     

    사카모토 유지 각본의 특징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템을 활용해 캐릭터의 성격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부각시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카키피는 이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사실, 카키피는 칸나와 카케루의 집 냉장고 옆에도 놓여 있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소품이지만, 이처럼 사소한 것들 속에 캐릭터의 개성과 관계성이 녹아 있다.

     

    이 장면을 촬영하며, 마츠무라, 마츠 타카코, 그리고 츠카하라 감독은 자연스럽게 카키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츠무라가 근데 피(땅콩)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라고 묻자, 마츠 타카코는 웃으며 대답했다. 피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어! (웃음) 이 카키피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처음 만난 마츠 타카코와 마츠무라 호쿠토의 긴장을 풀어주고, 서로를 가까워지게 만든 매개체가 되었다.  

     

    | 강아지 이야기 | 

     

    신경이 곤두서 있던 칸나는 순간적으로 동물을 싫어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 라고 불쑥 내뱉고 만다. 하지만 이런 칸나를 더욱 몰아세우듯이 이번 작품에는 작은 개를 포함해 총 7마리의 개가 등장한다. 특히 테라스 레스토랑 장면에서는 칸나에게 6마리의 대형견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동물이 등장하는 촬영은 원래 까다롭지만, 연기하는 마츠 타카코 본인이 원래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서인지, 정말 쓰러질 정도의 기세로 강아지들에게 애정 공세를 받았다. 그 덕분에, 의도했던 것 이상으로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 완성되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야마다 켄지 프로듀서는 농담처럼 말했다. 이 장면만 예고편으로 내보내면, 이 영화가 도대체 어떤 장르라고 생각할까? (웃음) 아니면 애니멀 무비? 패닉 무비?! 물론 이 작품은 엄연한 러브스토리다. 하지만 동시에 마츠 타카코가 강아지들에게 한껏 사랑받았던 양화로도 기억될 듯하다. 

     

     

    | 출연자 이야기 |

     

    주인공 스즈리 칸나 역의 마츠 타카코, 그리고 스즈리 카케루 역의 마츠무라 호쿠토 외에도 이번 작품에는 개성 넘치는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특히 마츠 타카코와 인연이 있는 배우들이 극중 칸나와 카케루의 인연을 이어주는 역할을 맡아 더욱 의미를 더한다. 

     

    고생물학 교수이자 카케루의 스승 텐마 이치로 역에는 릴리 프랭키가 캐스팅되었다. 그는 사카모토 유지 작품과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 작품에는 처음으로 참여했지만, 마츠 타카코와는 드라마 슬로우 트레인(2025)에서 함께한 경험이 있다. 또한 마츠는 릴리 프랭키가 원작을 집필한 도쿄 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2007)에도 출연한 바 있다. 

     

    텐마 교수의 딸 텐마 리츠 역은 요시오카 리호가 맡았다. 그녀는 사카모토 유지의 작품 콰르텟에서 마츠 타카코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칸나의 조수 세기 안리 역에는 모리 나나가 캐스팅되었다. 모리 나나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라스트 레터(2020)에서 마츠 타카코의 고등학생 시절과 그녀의 딸 역을 연기했다. 또한 그녀는 오랫동안 사카모토 유지 작품의 팬이었으며, 그가 주최한 낭독극 프로젝트 읽다, 읊다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이번 작품은 그녀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사카모토 유지 작품의 첫 출연작이 되었다. 

     

     

    | 로케 이야기 |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테라스 레스토랑. 등이 드러난 의상을 입고 우아하게 앉아 있는 마츠 타카코의 모습을 본 릴리 프랭키는 감탄하며 말했다. 이건 완전히 페르메이르의 그림이잖아요! 실제로 그녀의 모습과 그 배경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회화 같았다.

     

    이번 작품에서 칸나와 카케루가 처음 만나는 주요 무대, 호시가오카 리조트 호텔은 야마나시현에 위치한 후에후키가와 프루츠 공원 내의 남유럽풍 리조트 호텔, 프루츠 파크 후지야 호텔에서 촬영되었다. 이 호텔의 컨퍼런스홀과 채플(예배당)은 영화 속 파티 장면의 주요 무대로 활용되었으며, 호텔 아래쪽에 위치한 후에우키가와 프루츠 공원에서는 야외 파티 장면이 촬영되었다. 8일간의 촬영을 통해, 다양한 인상적인 장면들이 완성되었다. 

     

    파티 장면에서는 로케 세트로 특별히 제작된 각종 부스들이 배치되었으며, 호텔 스태프 및 파티 참가자 역할로 약 70명의 엑스트라가 참여했다. 또한 아일랜드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Toyota Ceili Band가 극중 악단으로 등장하여 실제 촬영 현장에서 현장감을 극대화화는 생생한 연주를 선보였다. 

     

    그들의 경쾌한 연주가 흐르는 가운데, 인상적인 조명 아래에서 마츠 타카코와 마츠무라 호쿠토가 보여주는 표정 연기는 또 한번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들어 냈다. 빙수가게 장면은 시즈오카현 후지시의 실제 카페에서 촬영되었다. 여름철에 실제로 빙수를 판매하는 카페로 극중 현실감 있는 분위기를 더해준다. 로케이션 선정부터 연출까지, 디테일을 극대화한 촬영 기법으로 더욱 현실감 있고, 감각적인 비주얼을 완성했다. 

     

     

    | 2.5차원 연극 이야기 |

     

    극중 무대 미술 디자이너로 일하는 칸나가 현재 담당하고 있는 공연은 고양이귀 왕자의 장미 전쟁이라는 작품이다. 각본ㅇ르 맡은 사카모토 유지는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서브컬처 요소를 다루어 왔다. 이번 영화에서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같은 2차원 콘텐츠를 무대에서 구현하는 2.5차원 연극이라는 설정이 등장한다. 

     

    이 연극에 출연하는 배우로 아오야마 유토 역의 와다 마사나리, 카야시마 유마 역의 사에키 다이치가 캐스팅되었다. 이들은 실제로 2.5차원 연극에서도 활약하는 배우들로 그 덕분에 이번 작품은 더욱 현실감 있는 분위기를 갖추게 되었다. 또한 이번 연극의 콘셉트는 코스프레 문화와도 연결되는 일본 특유의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담고 있어 이야기의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 연극 공연 장면은 2일간 실제 공연장에서 촬영되었다. 특히 메인 출연자 외에도 연극 출연자 역, 연극 스태프 역, 관객 역 등을 맡은 100명 이상의 엑스트라가 참여하며, 굉장히 스케일이 큰 촬영이 진행되었다. 이처럼 현실감 넘치는 2.5차원 연극 설정이 더해지면서 이번 작품은 더욱 독창적인 매력을 갖추게 되었다. 

     

     

    | 옥수수 이야기 |

     

    칸나가 과거를 바꾸면 미래도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옥수수다. 극중 카케루는 칸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옥수수는 우주에서 온 식물이라고도 해요. 이 말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옥수수에 대한 과학적 미스터리에서 비롯된 이야기다. 옥수수는 명확확 조상종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기원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때때로 외계에서 온 식물이라는 가설이 제기되기도 한다. 

     

    한편 칸나는 카케루에게 옥수수는 껍질째 삶아야 더 맛있대요 라고 알려준다. 이 또한 실제로 껍질을 벗기지 않고 삶으면 감칠맛과 풍미가 더 살아난다는 조리법에서 나온 이야기다. 촬영 현장에서도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찐 옥수수가 사용되었고, 마츠 타카코와 마츠무라 호쿠토가 직접 먹어 본 뒤, 두 사람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진짜 맛있어요!  

     

    이처럼 영화 속에서 한 가지 작은 행동이 미래를 변화시키듯이 이 옥수수 삶는 방법을 직접 시도해본다면, 칸나와 카케루의 미래뿐만 아니라 당신의 미래도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른다!?

     

     

    | 츠카하라 아유코 이야기 |

     

    촬영 중, 파이프 의자에 앉아 있던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에게 마츠 타카코가 다가와 물었다. 여기 앉지 않으실래요? 그녀가 가리킨 곳에는 감독용 디렉터즈 체어가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츠카하라는 웃으며 답했다. 너무 거만해 보이잖아요. (웃음) 

     

    이번 작품은 그녀의 다섯 번째 극장 영화이다. 그녀는 감정선이 살아 있는 섬세한 연출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이번 촬영에서도 능동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장면을 만들어 갔다. 예를 들어 칸나가 군만두를 굽는 장면에서는 츠카하라 감독이 마츠 타카코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며 조율했다. 이걸 직접 굽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녀는 마츠의 자연스러운 동작을 지켜보며, 그에 맞춰 장면을 구체화해 나갔다. 그리고 촬영이 끝난 후, 츠카하라 감독이 가장 자주 했던 말이 있었다. 완벽해요! 정말 멋져요! 

     

    츠카하라 감독은 촬영이 없는 쉬는 시간에도 마츠 타카코, 마츠무라 호쿠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중 하나가 계란 요리에 대한 이야기다. 극중에서 카케루는 계란을 풀어 밥에 얹어 먹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이 장면에도 미묘한 시간의 흐름이 반영되어 있다. 

     

    • 15년 전 카케루 - 계란을 따로 그릇에 풀어서 밥 위에 올린다.
    • 15년 후 카케루 - 그냥 밥 위에서 바로 계란을 깨 넣는다. 

     

    츠카하라 감독은 배우들에게 질문했다. 누군가에게 계란 요리를 해준다면,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어떤 그릇에 담겠어요? 이 작은 디테일 하나에서도 사람의 성격과 변화가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츠카하라는 웃으며 말했다. 사람이 참 잘 드러나는 순간이더라고요. (웃음) 츠카하라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장면이 또 있다.

     

    극중에서 칸나가 이혼 서류에 커피를 흘려 얼룩을 만드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촬영 도중, 츠카하라 감독이 모니터를 확인하려다 손에 든 종이컵을 엎질러 버렸다. 그 결과, 대본에도 커피 얼룩이 남았다. 이 순간을 보고 있던 스태프들은 모두 웃으며 말했다.이건 영화의 신이 만든 장난이 아닐까요? 어쩌면 그 순간 감독의 손에 들려 있던 건 대본이 아니라 칸나의 이혼 서류였을지도 모른다.

     

    마츠 타카코, 마츠무라 호쿠토 인터뷰

     

    | 마츠 타카코와 마츠무라 호쿠토가 주고받는 유쾌하고 품격있는 대화의 끝자락 |

     

    첫 번째 키스는 어른들이 즐기며 여러 번 보고 싶어지고, 그 디테일과 대사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타입의 러브스토리다. 제목만 들으면 마치 10대들을 위한 작품처럼 느껴지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관객이 있을 것까지도 계산된, 역설적인 제목이라 할 수 있다. 

     

    각본은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의 사카모토 유지, 연출은 라스트 마일의 츠카하라 아유코. 이름만 들어도 기대감이 높아지는 두 사람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신작이다. 

     

    결혼 15년 차 어느 날, 스즈리 칸나는 사고로 남편 스즈리 카케루를 잃는다. 권태기를 맞아 이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이별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던 칸나는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시간을 여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도착하는 곳은 늘 같았다. 바로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 젊은 카케루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칸나는 자신이 얼마나 그를 사랑하고 있었는지를 점점 떠올리게 된다. 삶을 다시 살아가려는 칸나는 과연 카케루를 구할 수 있을까? 

     

    이번 작품에서 부부 역할을 맡은 마츠 타카코와 마츠무라 호쿠토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예리한 답변을 내놓는 마츠 타카코와 힘을 뺀 듯한 마츠무라 호쿠토의 대화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흥미로웠다. 그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이 인터뷰를 전하고자 한다. 

     

    Q. 사카모토 작품의 대사와 놀라울 정도로 잘 어우러지는 마츠 타카코씨가 느낀 사카모토 유지 각본의 매력은?

     

    마츠 타카코 : 영화에 출연하는 건 처음이라 신선한 마음으로 각본을 읽었어요. 그리고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했죠. 다만, 이걸 도대체 어떻게 촬영할까 싶기도 했지만요. 

     

    Q. 어떻게 촬영할까라고 생각한 부분은 타임트래블 장면 때문인가?

     

    마츠 타카코 : 네, 그 부분이 눈에 띄긴 했어요. 하지만 그건 감독님들이 어떻게든 해주실 것 같아서 시각 효과처럼 자연스럽게 신경이 가는 부분보다는 제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Q. 사카모토 유지 작품과 저서에 얼마나 영향을 받아왔는지 모르겠다고 하신 마츠무라 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마츠무라 호쿠토 : 처음 받은 각본은 최종 촬영본보다 훨씬 방대한 분량이었어요. 그대로 찍었으면 아마 영화가 4~5시간은 됐을 거예요. 과거의 사건들이나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 있었는데, 그게 정말 흥미로웠어요. 그걸 계속 다듬고 다듬어서 점점 더 정제된 형태가 되었죠. 그런데도 내용이 빈약해지거나 아쉬운 부분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그 발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카모토 유지의 대단함이 느껴졌어요. 이 각본을 무조건 간직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웃음)

     

    Q. 사카모토 유지 각본에는 인상적인 대사가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한번 듣고 가슴이 설렜던 말을 상대가 기억하지 않는 걸 이용해서, 타임트래블을 할 때마다 계속 같은 말을 하게 만드는 장면에서 웃었다. 쓸쓸하다는 감정은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같은 대사도 깊이 남았다. 두분은 특히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는지?

     

    마츠무라 호쿠토 : 저는 이게 아마도 사카모토 유지 각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대목이 있는데 바로 카키피 (감귤맛 센베이와 땅콩이 섞인 일본과자) 이야기였어요. '넌 카키피의 센베이를 좋아하고 난 땅콩을 좋아해.' 이거 사카모토 유지 감독님이 일부러 사카모토스러운 대사를 넣으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그 분위기를 담아낸 장면이었어요. 이 대사를 직접 말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마츠 타카코 : 저는 두 사람의 대화 중에 나오는 '15년 후, 사람들은 뭘 봐도, 뭘 들어도 대박밖에 안 한다'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아요. (웃음) 이 대사를 주고받는 두 사람이 많은 걸 겪고 난 뒤에도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고 저도 직접 말하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Q. 마츠 타카코 씨가 생각하는 사카모토 유지 각본의 매력은?

     

    마츠 타카코 : 정신 차려 보면 온몸이 피투성이... 마치 칼로 찔린 듯한 느낌이랄까요? (웃음) 그런데도 따뜻해요. 왠지 괜찮아, 다 잘될 거야 라고 말해주는 듯한 느낌도 있어요. 

     

    Q. 마츠무라 씨는 사카모토 유지 각본, 그리고 마츠 타카코 씨가 주연을 맡았던 콰르텟을 정말 좋아한다고 들었다. 

     

    마츠무라 호쿠토 : 네. 처음에 보고 뭐야, 이 드라마?! 완전 내 스타일인데!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사카모토 유지 각본이더라고요.

     

    마츠 타카코 : (깜짝 놀란 얼굴로 마츠무라를 바라본다)

     

    마츠무라 : 저, 예전에 말한 적 있잖아요?

     

    마츠 타카코 : 아, 그냥 보고 놀란 건 아니에요. 놀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게 제 원래 표정이에요.

     

    Q.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님은 사카모토 유지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셨고, 두 분도 이번이 첫 작업이셨죠. 츠카하라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은 어땠는지?

     

    마츠 타카코 : 츠카하라 감독님은 사카모토 유지의 각본을 두고 이렇게 표현할까? 저렇게 해볼까? 이렇게 하면 가능할까?어떻게 연출하면 좋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하는 분이에요.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게 정말 흥미로웠어요. 무엇보다도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는 스타일이세요.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들을 제안하시는데, 그게 정말 놀라웠어요. 아마 사카모토 유지 감독님도 그런 점을 즐기셨기 때문에 이번 콜라보가 성사된 게 아닐까 싶어요.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멋진 만남이었다고 생각해요. 

     

    마츠무라 호쿠토 : 츠카하라 감독님은 설명을 굉장히 빠르고 정확하게 하시는 분이에요. 그래서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말로 전해주시죠. 저는 워낙 질문이 많은 스타일이라 이해가 안 되면 계속 여쭤보는 편인데 때때로 대사가 너무 어려워서 죄송해요, 이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라고 솔직히 말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츠카하라 감독님은 그런 상황에서도 또 다른 표현이나 비유를 써서 끝까지 설명해 주시는 분이에요. 일단 한번 해보세요, 라고 툭 던지는 스타일이 아니라, 배우가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애정을 담아 디렉팅해 주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카모토 유지 씨와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님은 각각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엔터테인먼트와 리얼리즘을 그려내는 분이세요. 그런 두 분이 함께 작업하면서 각자에게 없었던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정말 멋진 시너지가 나왔어요. 

     

    Q. 마츠 씨는 마츠무라 씨 덕분에 칸나로 존재할 수 있었다고 했고, 마츠무라 씨는 사카모토 유지 작품의 단골 배우인 마츠 타카코 씨의 서포트 덕분에 매일 녹초가 될 때까지 작품과 마주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두 분이었기 때문에 물입할 수 있었다고 느낀 순간이나, 촬영 현장에서의 서로의 인상은 어땠는지?

     

    마츠무라 호쿠토 : 본인 앞에서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우선 마츠 타카코라는 존재 자체에 압도됐어요. 더군다나 부부 역할이라니... 처음엔 솔직히 그냥 되는 대로 부딪혀보자! 같은 심정이었어요. 그런데 그 높은 벽을 넘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분이 바로 마츠 씨였어요. 그냥 성격이 좋다고만 표현하기엔 부족한 느낌이지만...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츠 씨에게는 이분을 따라가면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압도적으로 느껴졌어요. 

     

    마츠 타카코 : 무서운 말 하지 말아요!

     

    마츠무라 호쿠토 : 카케루라는 캐릭터는 감정을 어디서 풀고, 어디서 힘을 쏟아야 하는지가 뚜렷이 잡히지 않는 부분이 맣았어요. 그런데 칸나가 항상 그 텐션을 유지해 주신 덕분에 정말 큰 도움을 받았어요. 그 덕분에 저도 안심하고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츠 씨는 저를 딱 하나의 선택지로 이끌어주셨거든요. 만약 마츠 씨가 아니었다면, 나는 어떻게 됐을까? 라는 생각이들 정도로요. 

     

    마츠 타카코 : 첫날, 의상 피팅과 카메라 테스트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마츠무라 씨가 정말 말을 많이 해주셨거든요. 저를 엄청 배려해 주려고 했던 거곘죠. 아마 그날 꽤 피곤했을 거예요. (웃음)

     

    마츠무라 호쿠토 : 부끄러운 얘기는 그만하세요...(웃음) 그리고 마츠 씨가 저한테 윤곽이 뚜렷한 사람이라고 하셨어요. 

     

    마츠 타카코 : 처음 뵀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윤곽이 뚜렷한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했거든요. 좋은 의미로요. (웃음)

     

    마츠무라 호쿠토 : 근데 윤곽이 뚜렷한 사람이 대체 무슨 뜻인지 아세요? 아직도 아무도 그 의미를 밝혀내지 못했어요. (웃음) 저도 한 다섯 번은 물어봤는데요...

     

    마츠 타카코 : 처음엔 맑고 섬세하며 에민한 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츠무라 호쿠토 : 그랬는데, 그냥 평범한 남자가 왔다?

     

    마츠 타카코 : 아니요, 그건 아니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윤곽이 뚜렷한 사람이 왔어요. (웃음)

     

    마츠무라 호쿠토 : 그럼, 체격이 좋았다는 뜻인가요?

     

    마츠 타카코 : 음... 그것도 조금은 있겠죠. 금방 쓰러질 것 같은 연약한 느낌이 아니라, 묵직하게 중심을 잡고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이었어요. 사실 처음엔 내가 잘 맞춰갈 수 있을까? 라는 걱정도 있었는데, 오히려 윤곽이 뚜렷한 사람이라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마츠무라 호쿠토 : 오, 드디어 안정감이라는 단어가 나왔네요. (웃음) 드디어 하나의 미스터리가 풀린 기분이에요. 개봉 첫날까지 한 세번 더 물어보면, 정확한 의미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Q. 이 작품에서는 초반부터 순식간에 관계가 악화되는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칸나가 카케루를 구하기 위해 계속 타임트래블을 반복하는 동안,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회복되어 간다. 다만, 두 사람의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관계가 파탄났던 두 사람에게는 없었지만, 다시 가까워지는 과정에서는 분명히 존재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두 분은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나?

     

    마츠 타카코 : 어려운 질문이네요. (웃음) 칸나라는 인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차원의 그녀든 전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단지 전해야 할 말을 전했는가, 아니면 전하지 못했는가 그 차이뿐이죠. 다음 페이지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무엇을 말했느냐, 그리고 끝내 말하지 못한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예요. 저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하면 인생이 바뀐다 같은 정답을  사실 알고 싶지 않은지도 모르겠어요. 그걸 안다면 다시 해보고 싶어질 테니까요. 하지만 인생은 되돌릴 수 없느 ㄴ것이잖아요. 그래서 되돌릴 수 없는 걸 전제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살아간다라는 이야기를 연기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게 즐겁지 않을 것 같으니까요. 굳이 말하자면, 스스로에게 힘내! 라는 응원을 담아 연기했던 것 같아요. 

     

    마츠무라 호쿠토 : 카케루는 타임슬립을 반복하는 칸나를 어디까지 믿었을까? 아마 굉장히 높은 확률로 믿었으면서도, 동시에 정말 사실일까? 라는 의심도 품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칸나는 매일 같은 시공간에서 다른 타임라인을 살아가며 어떤 선택지를 고르고, 그 결과가 계속 쌓여가요. 하지만 카케루는 그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가죠. 그에게는 매일이 새로운 하루고, 기억의 축적도 , 감정의 변화도 없을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가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카케루에게 변화가 있다면, 그건 아마 자신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려는 태도를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나 더 묻겠다. 이 영화는 고품격 어른들의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한다. 두 분이 생각하는 영화 속 러브스토리의 역할은 무엇인가?

     

    마츠 타카코 : 글쎄요... (마츠무라 쪽을 바라보며) 뭘까요?

     

    마츠무라 호쿠토 : 아무래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어떤 순간이 아닐까요? 러브스토리라는 장르는 예를 들면... 스타워즈보다 훨씬 공감할 요소가 많지 않을까 싶어요. 알지, 사랑에 빠지면 다 이렇잖아 같은 거요. 

     

    마츠 타카코 : 그렇군요. 공감할 수 있죠. 

     

    마츠무라 호쿠토 : 맞장구 치는 그런 겁니다!

     

    📌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 영화 정보 보러 가기

    1. 커피가 식기 전에

    2. 라스트 마일
    3. 괴물

    4. 그랑 메종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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