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조계사 | 2016년 4월의 기록

     

    석가탄신일은 음력 4월 8일로 초파일이라고 한다. 부처님 오신 날인 사월 초파일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인 봄, 탄생의 상징을 지닌다. 이 석가탄신일은 불교의 4대 명절 중 가장 큰 명절.  불교의 4대 명절은 2월 8일 석가모니 출가일, 2월 16일 열반일, 12월 8일 성도일, 4월 8일 석가모니 탄생일이다. 4월 8일을 부처님 오신 날로 섬기는 국가는 중국, 한국, 일본. 이렇게 3개의 구가이지만, 일본은 음력 개념이 없는 국가이기에 음력 4월 8일을 매년 4월 8일로 고쳐 기념하고 있다. 

     

    나는 무교이지만 사찰 방문을 힐링 차원에서 좋아하기에 서울에 있을 때도 가끔씩 조계사 근처에 가게 되면 한번씩 예외없이 들르긴 했었다. 이때도 인사동에 볼일이 있어 방문한 것으로 기억한다. 사진을 보니 아마도 1호선 종각역에서 내렸던 듯. 

     

     

    연꽃등. 요즘엔 화려하고 다양한 연등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연꽃모양의 등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는 연꽃은 진흙에서 피어나는 깨끗한 꽃이란 불교적인 의미가 기인됐다고 한다. 

     

     

    2번 출구가 조계사로 향하는 길이기 때문인지 출구를 나서기 전부터 연등이 달려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참고로 안국동은 인사동으로도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2번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무조건 직진. 사람마다 걸음 속도에 따라서 개인차는 있겠지만, 4~6분 정도 천천히 걷다 보면 조계사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조계사까지 걸어가는 길은 심심할 틈이 없다. 불교 용품을 파는 상점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 

     

     

    이런 걸 하나하나 눈에 담다보면 조계사까지 도착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삶의 자취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지금 나의 사람의 자취가 미래의 삶을 가늠하게 될 수 있다. 

     

     

    조계사 입구. 화려한 오색연등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해외 관광객을 위한 조계사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있다. 몰랐는데 지금 보니 조계사의 주소가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55. 

     

     

    조계사는 도심 한복판에 있는 사찰로 둘러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종각역과 인사동길과 인접해 있으니 한 번 가볍게 둘러보기 위해 조계사를 방문하는 것도 짧지만 깊은 여운을 주는 힐링을 받게 될 것이다. 

     

     

    곷이 되어요.

    우리, 꽃이 됩시다. 

     

     

    조계사를 방문했던 시간이 오전 7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사진 가운데에 있는 하얀 나무가 보이는데 이 나무가 바로 백송. 백송은 천연기념물 제9호. 나이는 약 5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14m, 둘레가 1.85m. 대웅전 옆 가까이에 있다. 백송은 흔히 볼 수 없는 희귀한 소나무이기도 하다. 

     

     

    조계사에 있는 이 나무의 이름은 회화나무 (또는 홰나무). 예로부터 향교나 사찰 서원, 궁궐 등에 많이 심어왔다고 한다.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행복을 부르는 길상목. 우뚝 솟은 기둥, 위로 뻗은 가지들에게서 느껴지는 고결한 멋 때문인지 선비나무라고도 불리며, 사찰에서는 스님의 정신을 맑게 하는 수행에 도움이 된다 하여 가까이 두는 나무라고 한다. 이 거목의 나이가 450년 정도로 추정된다고.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향해, 간절한 마음으로 합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 거목이 그동안 들어왔던 사람들의 간절함은 어떤 식으로든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한다. 

     

     

    오색연등 하나하나에 우리네들의 간절함이 담겨 있다. 달려 있는 이름들이 바람에 부대끼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아침을 맞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월 초파일은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기는 하지만, 지혜와 광명을 밝힌다는 신앙적 의미가 더 부각되어 연등행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연등행사는 고려 시대부터 본격화되었다고. 

     

     

    등에 불을 켜는 일이 어둠과 번뇌를 물리치고, 영원한 진리의 광명을 밝힌다는 의미가 깊다. 어둠으로 가득한 마음이 부처님의 지혜처럼 밝아지고 따뜻한 마음이 불빛처럼 퍼져나가 온 세상이 부처의 자비와 지혜로 충만토록 하자는 뜻으로 이루어지는 연등의 행렬이 조계사를 알록달록 물들이는 아름다운 봄. 

     

     

    빈자일등. 불교 설화 중의 하나인데 가난한 이의 등불 하나란 뜻이다. 석가의 탄생을 기리기 위하여 왕족과 귀족을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등불을 준비하였다. 석가모니가 발걸음할 길목 길목마다 아름답고 화려한 등불이 수를 놓았다.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였던 석가모니를 위해 한 마을의 가난한 여인도 등불을 밝히고 싶어하였다. 그러나 가난하여 등과 불을 살 돈조차 없던 여인은 종일토록 구걸을 해서 겨우 동전 두 닢을 얻을 수 있었다. 여인은 그 두 닢으로 등과 기름을 사서 불을 밝히고 간절히 빌었다. 그날 밤 길목에는 세찬 바람이 휘몰아쳤다. 그 바람으로 거리의 모든 등불이 꺼졌지만 가난한 여인이 준비한 등불만이 꺼지지 않고 살아 남았다. 꺼지기는 커녕 작은 등불을 오히려 더 밝은 빛을 비추었다는 이야기. 결코 꺼지지 않는 가난한 이의 등불. 그 간절함을 곱씹으며 우리도 우리가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들ㅇ르 더욱 간절하게 빌면서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면, 우리가 원하는 일들이 어느새 이루어져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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