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천천히 안녕 (長いお別れ, 2019년 5월 31일 일본 개봉)
- 영화/일본영화정보
- 2021. 6. 3.
조금씩, 천천히 안녕 (長いお別れ, 일본 개봉)
주연 ; 아오이 유우, 다케우치 유코, 마츠바라 치에코, 야마자키 츠토무
출연 ; 나카무라 토모야, 키타무라 유키야, 코이치 만타로,
감독 ; 나카노 료타
2019년 5월 31일 일본 개봉
첫 상업영화 감독작 「행복목욕탕 (湯を沸かすほどの熱い愛)」이 일본아카데미상 외 다수의 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은 나카노 료타 감독이 치매를 앓는 아버지와 그 가족을 그린 나카지마 쿄코의 소설 「긴 이별 (長いお別れ)」을 영화화했다. 지금까지 오리지널 각본 작품을 다루어 온 나카노 감독에게 있어서는 첫 원작이 되었다. 아버지 쇼헤이의 칠순 생일로 오랜만에 모인 딸들은 엄격한 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날이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이자 남편이 사라져 가는 쇼헤이의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그런 쇼헤이와 마주봄으로써 각각 자기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런 가운데 가족 모두가 잊고 있던 추억이 쇼헤이의 안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둘째딸 후미 역을 아오이 유우, 첫째딸 마리 역을 타케우치 유코, 어머니 요코 역을 마츠바라 치에코가, 치매를 앓는 아버지 쇼헤이를 야마자키 츠토무가 연기했다.
천천히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와의 이별까지 7년.
생각지도 못한 사건과 발견으로 가득한 날들.
울고 웃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가족들의 또 다른 사랑의 감동작!
감독・각본은 영화 행복목욕탕으로 일본 아카데미상 주요 6부문을 포함한 각종 영화제의 34개 부문에서 수상한 나카노 료타가 맡았다. 항상 오리지널 각본으로 독자의 세계를 만들어 온 감독이 '오리지널 각본에 대한 집착을 쉽게 버릴 수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원작에 반해 처음 소설 영화화에 도전했다.
원작은 「작은 우리집 (小さいおうち)」으로 제143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나카지마 쿄코의 동명 소설 '긴 이별'. 치매로 기억과 말을 잃어 가는 자신의 아버지와 살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힘든 일상을 그리지 않고, 웃음도 섞인 따뜻하고 애절함으로 엮은 작품이다. 제10회 중앙공론문예상, 제5회 일본의료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가까운 장래, 65세 이상의 5분의 1이 발병한다고 하는 이제 남의 일 같지 않은 치매. 아버지의 발병으로 자신의 인생과 마주하게 된 가족의 7년을 따뜻한 시선으로 친절과 유머러스하게 그린 '조금씩, 천천히 안녕'.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대에 변함없이 소중한 것을 물으며 쇼와, 헤이세이, 그리고 새로운 시대로 연결되는 희망찬 작품이 탄생했다.
✔︎ 작품 스토리
아버지의 칠순 생일. 오랜만에 집에 모인 딸들은 엄격했던 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각각 인생의 기로에 서 있는 자매는 생각지도 못한 일련의 사건들에 놀라면서도 변하지 않는 아버지의 애정을 느끼며 앞으로 나아간다. 천천히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와 7년. 그 끝에 가족이 선택한 새로운 미래란-.
✔︎ 출연 배우
아오이 유우
둘째딸, 히가시 후미 역
카페를 열고 싶은 꿈도, 연애도 잘 풀리지 않아 고민중.
타케우치 유코
첫째딸, 이마무라 마리 역
남편의 전근으로 아들과 미국에서 생활, 익숙해지지 않는 생활에 당황중.
마츠바라 치에코
엄마, 히가시 요코 역
결혼 후, 전업주부로 남편과 딸들을 헌신적으로 지탱하는 중.
야마자키 츠토무
아빠, 히가시 쇼헤이 역
전직 중학교 교장 선생님. 치매를 앓으며 천천히 기억을 잃어가는 중.
키타무라 유키야
마리 남편, 이마무라 신 역
해양생물학자. 냉정함과 정론을 앞세우는 성격으로 아내 마리와 걸핏하면 충돌중.
나카무라 토모야
후미의 중학교 시절 동급생, 이와타 미치히코 역
돌싱. 후미와 재회하여 연애중.
카마타 유이토
마리 아들, 이마무라 타카시 (성장전)
아버지 일 때문에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는 중
스기타 라이루
마리 아들, 이마무라 타카시 (성장후)
부모님과 말도 하지 않으며 학교 등교거부중
✔︎ 출연배우 코멘트
●후미 역 : 아오이 유우
제가 연기한 후미는 그만두면 좋을 것을 계속해버리는, 좀 불쌍한 타입의 여성입니다. 그런 그녀가 30세를 넘기면서 다시 한번 가족에게 배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할까 하는 생각을 하며 연기했습니다. 히가시 가족 모두와의 연기는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연기가 뭔지, 야마자키 츠토무 씨의 각본으로 배워온 저에게 설마 야마자키 씨와 같은 화면에 설 날이 올 줄은 몰랐습닏. 지금 생각해도 꿈 같은 시간이라 감동이었습니다. 마츠바라 치에코 씨와 타케우치유코 씨 두 분이 가족으로 있어 주셔서 마음이 든든했고 매일 정말로 큰 도움만 받았습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마리 역 : 타케우치 유코
크랭크인 전에 감독님이 한 가족으로서 시작될 수 있도록 히가시 가족의 리허설 시간을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안심하고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자매의 대화 장면 촬영 중에 감독님에게 「마리가 리듬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연기하면서 해본 적 없는, 감독님의 독특한 템포를 지시받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보일 완성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요코 역 : 마츠바라 치에코
치매라는 어두어지기 쉬운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린 작품입니다. 요코의 상냥함과 밝음을 어떻게 하면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제게 나카노 감독님은 "밝고 경쾌하게,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해 봅시다." 하고 여러 차례 참을성 있게 질타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가끔 우울해지는요코를 치매 남편은 말없이 따스한 눈빛을, 밝은 딸들은 각각 여러 문제를 안고도 포용하며 허그를... 제가 간호받는 듯한 매일이었습니다. 그런 부드럽고온기 가득한 촬영 현장이었습니다.
● 쇼헤이 역 : 야마자키 츠토무
원작을 읽었을 때, 이 역할 섭외가 오는 건 아닐까 하는 이상한 예감이 있었습니다. 그 예감이 들어맞아 신기한 기분입니다. 나카노 감독은 전작과 더불어각본을 다룸에 있어서 대단한 재능을 가졌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함께 일을 해보니 훌륭한 연출에 감복했습니다. 치매에 걸린 가족이 있는 친구가 있는데, 어쨌든 '웃는 것이 소중하다'고 합니다. 이 작품이 무엇보다 멋진 것은 치매라는 까다로운 소재에 유머 요소를 충족시키면서 유머를 읽지 않게 만든거라 생각합니다.
『조금씩, 천천히 안녕』아오이 유우 단독 인터뷰
엄격한 아버지 아래서 자라며 좀처럼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발버둥치는 둘째 딸 후미를 연기한 배우 아오이 유우. 스스로 후미를 '좀 불쌍한 타입'이라고 말한다. 치매가 걸린 아버지와 어울리며 조금씩 자신감과 사랑을 되찾는 모습이 보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달굴 것이다. 아오이 유우가 현장에 함께 하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고 하는 야마자키 츠토무와의 협연과 20년이라는 단락을 맞이하는 배우 생활을 돌아보았다.
Q:꿈, 가족, 사랑이라는 복잡한 마음을 품고 있는 후미입니다. 각본을 읽고 어떤 인상을 가졌나요?
좀 아픈 캐릭터 같았지만 그만큼 매우 리얼한 느낌은 받았습니다.
Q:리얼리티가 느껴지는 역할은 연기할 때 어려움이 있나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애정을 가지면 정말 재밌는데, 이번 역할에 애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항상 픽션의 인물이 일상에 있을 것 같다는 현실을 균형을 생각하며 연기했습니다.
Q: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했나요?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모호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접근을 했습니다. 저는 일상으로 흡수한 것이지만, 나카노 감독님은 상당히 대중적인 연출을 하셔서, 조정에는 신경을 썼습니다.
Q:치매를 앓는 아버지 쇼헤이 역의 야마자키 츠토무 시와의 연기는 어땠나요?
저는 야마자키 씨가 쓴 '배우의 노트'라는 책을 읽고, 연기란 무엇인가 하는 첫발을 뗐습니다. 첫 만남이 책이었기 때문에 그런 분과 둘이서 대사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아버지와 딸이라는 실감을 가졌습니다. 생각만 해도 대단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Q:지금까지 맛본 적 없던 감각이었나요?
물론 좋아하는 선배님은 많고, 그런 분과의 협연도 대단한 일이지만 아직 영화의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위에 선을 긋고 자세히 살펴보고 있던 책을 쓴 사람과 함께 연기하는 건 역시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직도 '배우의 노트'는 책장에 잘 두고 있으니까요.
Q:아오이 씨의 마음은 야마자키 씨에게 전하셨나요?
크랭크업 전날, 이 야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만약 괜찮으시다면 그 책에 사인을 받을 수 없을까요 하고 부탁드렸습니다. 야마자키 씨와 일을 하는 것이 꿈 같은 시간이라 그것을 형상으로 남기지 않는다면 실감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업무 중에 사인을 부탁하다니... 라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날까지 기다렸습니다. 배우의 노트는 저의 보물이지만, 야마자키 씨는 연기자에게 그 책을 읽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처음이라 정말 기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인과 코멘트를 받아서 정말 저의 보물이 되었습니다.
Q:후미는 꿈도 사랑도 뜻대로 되지 않아 안타까워하는 여성이었는데, 아오이 씨는 20년 배우 생활에서 도망치고 싶단 생각을 한 적이 있나요?
저는 연기로 궁지에 몰린 적은 별로 없습니다. 못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할 수 없는 것을 알기 위해 하고 있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훌라걸스 (フラガール)의 촬영 때는 중압감이 대단했습니다.
Q:훌라댄스를 춘다는 물리적인 부분에서의 중압감인가요?
발레를 해서, 가운데서 춤추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가운데서 춤추는 사람의 수준이 낮으면 전부 서툴러 보여요. 그래서 보통 가장 잘 추는 사람이 가운데서 춥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저는 역할 때문에 가운데서 춤을 추었고... 모두 춤연습을 하는데 저는 촬영이 많아서 좀처럼 함께 연습할 수가 없었어요. 그 부담은 굉장했었습니다. 밤까지 촬영하고 호텔로 돌아가서 혼자 방에서 연습했었어요. 그러다가 문득 커튼을 열고 몇 번 깜깜한 밤길을 도망쳐버리고 싶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웃음)
※ 나카노 료타 감독 인터뷰
치매에 의해 천천히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 (야마자키 츠토무)와 가족의 이별까지의 7년간을 그린 이 작품은 결코 절망과의 싸움이 아닌, 생각지도 못한 사건과 발견으로 가득 찬 특별한 날들. 웃고 울며 앞으로 나아가는 가족들의 새로운 사랑의 감동작을 만들어낸 나카노 감독에게 원작과 마주한 날들을 되돌아 보는 것과 동시에 영화 제작의 고집이나 호화 출연진의 연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자.
― 이번엔 오리지널 각본이 아니라 원작 소설의 영화화 도전입니다. 지금까지와 달랐던 점과 고생했던 점을 알려 주세요.
처음부터 모든 것이 달랐는데, 원작이 있는 영화 제작은 처음이라서 각본 단계부터 전혀 달랐습니다. 원작 자체가 단편집이라 그걸 한편의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 역시 힘들었습니다. 우리들이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하게 결정되면서 각본이 점점 진행되었습니다. 시대와 세대를 나누자고 생각했습니다. 치매가 진행되는 단계를 넷으로 나누어 그걸 세로축으로 하고, 가로축은 세대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세대, 딸들의 세대, 손자의 세대. 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후 7년간의 3 세대에도 각각 7년간 같은 시간이 흐릅니다. 그 3세대가 아버지와 어떻게 관련될 것인가. 그 가로 세로축을 정하고 나서는 각본이 한꺼번에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 원작에서는 단편마다 주인공이 바뀌네요.
그렇습니다. 게다가 원작은 10년간인데, 시계열이 명확하게 되어 있는 게 아니라 단편이라 아무래도 어려웠습니다. 가로 세로축을 정리하는 가운데, 예를 들면 딸의 세대는 원작에선 3명인데 너무 많아서 두 사람으로, 손자도 4명 정도를 한병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등장인물이 정리되었습니다.
― 원작의 "이 부분만은 남기고 싶다!"는 장면은 있었나요?
좋다고 생각한 곳은 전부 남겼습니다! 나카지마 선생님의 원작을 왜 제가 영화화할 수 있었냐면, 제가 오리지널로 만들고 있는 영화도 가족을 그리고 있고, 대게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가족이 협력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거나, 웃기기도 한 그런 모습을 그리는 것이 특기입니다. 원작도 바로 그랬습니다. 아버지가 치매라서 상황이 어렵지만 그런 가운데도 읽노라면 피식 피식 웃어 버렸거든요. (웃음) 그래서 읽으면서 나 같으면 이렇게 찍겠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원작에서 쇼헤이 (야마자키 츠토무)가 아내 요코 (마츠바라 치에코)의 어깨를 만지작거린다는 한문장이 있습니다. 영상으로 보니, 아주 멋진 장면이라 느껴짐과 동시에 매우 감동했습니다. 읽으면서 상상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좋죠, 뭐라 말할 수 없는 에로스함... 그 장면은 저도 매우 좋아해서 원작보다 길게 찍었습니다. 말은 없지만 뭔가 서로 통한다는 에로함이 있잖아요. 거기서 '여보, 커튼 닫아 주세요' 라고 요코가 말합니다. 그건 후시 녹음이었는데, 그 장면이 좋아서 뭔가 에로스한 한마디 말을 넣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엄마는 굉장히 재밌는 캐릭터가 되었고, 그 장면은 그야말로 애인을 만나러 가는 듯한 느낌이잖아요, 열심히. 망막 박리 수술 때문에 엎드려 있어야만 하니까 무릎 좀 빌릴게요, 하고 말하는 부분은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본을 썼습니다. 특히 마츠바라 씨가 소녀처럼 남편을 사랑하는 모습 때문에 이 장면은 무조건 재밌을 거라는 생각으로 찍었습니다.
― 소설에 있는 활자를 영상으로 변환하는 건 어려운 작업일 텐데, 나카노 감독님이 유의한 것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확실히 말씀하신 것처럼, 문장으로는 재밌지만 영상으로 하는 것이 꽤 어려운 장면이 있었는데, 제가 제일 무서워했던 건 툇마루 장면입니다. 휘유, 괴로울지 같은 말은 책에서 읽으면 잘 이해되잖아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서로 통하고 있지만, 그걸 영상으로 만든다는 건 무척 어려웠습니다. 까딱하면 전혀 재미 없는 장면이 되겠구나 하고요. 영상의 의미는 결국 그렇습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부분까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영상의 힘이니까요. 사실 원작에서는 전화 장면인데, 이건 꼭 직접 만나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촬영하는 게 무서웠습니다. 훌륭하게 야마자키 씨와 아오이 씨 두분이 연기해 주셔서 촬영하면서 무서워했던 만큼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원작에서도 매우 감동받는 장면이라 역시 영상으로 하는 건 힘들었겠네요.
말투 하나로 어떻게든 되어 버리긴 하지만, 야마자키 씨가 멋지게 연기해주셨고, 그 마음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후미 (아오이 유우)가 있습니다. 그 장면은 두 분이 매우 뛰어났고, 좋은 장면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 쇼헤이가 책을 찢어 종이를 먹어치우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야마자키 씨만이 할 수 있는 연기라고생각했습니다. 연출하면서 야마자키 씨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제가 가장 복 받았다고 생각한 건 캐스팅의 '인연'입니다. 몇 명의 후보 중에서 야마자키 씨에게 섭외를 부탁드렸을 때, 야마자키 씨가 이미 원작을 읽고 계셨고, 영화화된다면 자신한테 올 것 같다고 생각할 때였다고 들었습니다. 이건 뭐 거의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죠. 정말 인연이라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했던 작품이나 각본을 봐주시고, 매우 마음에 들어하셨어요. 집에도 놀러 가서 반나절 정도 이영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만들어 가기 보다 사전에 충분한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현장에서 ' 자, 어떤 연기를 보여주실 건가요, 야마자키 씨!' '과연 야마자키 씨, 그거 재밌네요!' 하고무심코 연기에 감탄만 했습니다.
― 쇼헤이와 딸들을 계속 지탱하던 어머니 요코를 연기한 마츠바라 치에코 씨는 어떠셨나요?
마츠바라 씨는 가장 상상 밖이었다고 할까요... 실은 촬영 이틀만에 마츠바라 씨의 연출 플랜을 바꿨습니다. 마츠바라 씨는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평소에 매우 귀여운 분이세요. 현장에서는 정말 세 자매 같고, 마츠바라 씨가 셋째 딸 같은 느낌입니다. (웃음) 좀 더 그대로의 마츠바라 씨의 귀여움을 드러내는게 좋을 것 같아서 촬영 이틀 만에 전날 찍은 장면을 갑자기 재촬영했습니다.
― 연애와 일 때문에 고민하는 둘째 딸 후미를 연기한 아오이 유우 씨는 어땠나요?
아오이 씨는 어느쪽인가 하면 야마자키 씨 타입입니다. 야마자키 씨는 대본을 읽고 푸는 힘이 대단한분이세요. 제가 쓴 대본의 의도를 잘 파악해주세요. 아오이 씨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두 분이 닮았다고생각하면서 연출을 했습니다.
― 아들과 남편과의 관계에 고민하는 첫째 딸 마리를 연기한 타케우치 유코 씨는 어땠나요?
먼저 아오이 씨의 캐스팅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무조건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분에게 부탁하고 싶었습니다. 좀 대조적인 느낌으로 말이죠. 타케우치 씨는 푹 빠져들었을 때의 연기가 대단하세요. 그 괴연을끌어내고 끌어낸다는 느낌입니다. 스카이프로 아버지에게 고민을 고백하는 장면도 타케우치다운 훌륭한 좋은 장면입니다. 그 장면은 테이크를 몇 번이나 걸친 후에 완성됐습니다.
― 가족의 분위기가 무척이나 자연스러웠는데, 혹시 감독님이 뭔가 특별히 연출하신 게 있나요?
저는 사전에 가족을 미리 만드는 행사를 합니다. 매번 여러가지로요. 예를 들면 행복목욕탕에서는 크랭크인 전에 부모와 자식으로 매일 메일을 주고 받게 했습니다. 이 영화는 70세 생일에 가족이 모여서'아버지가 치매'라는 걸 어머니에게 전해 듣고 딸들이 놀라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렇다고 하면,치매 이전의 행복했던 때의 생일을 모르면, 그 연기를 하기 어려울 것 같았어요. '이번엔 이거다!' 하고크랭크인 전에 67세 생일 파티를 했습니다. 하우스 스튜디오를 빌려서 요리도 전부 준비하고 케이크도 축 67세 버전으로 하고, 모두 그 고깔모자를 썼습니다. 반친목회이기도 하고 반은 역할 만들기 같은 모임을 이번에 했네요.
― 물론 대사는 없었죠? (웃음)
없었습니다. (웃음) 당연히 절반은 리허설의 의미도 있으니까 70세 생일 때의 리허설도 되겠지만, 그게 아닌 그냥 생일 파티도 했습니다. 마지막엔 그저 사람들과의 술자리가 되었는데 그래서 좋았습니다. 그렇게 친목을 다지면서 첫날부터 현장에 가족감이 나왔습니다.
― 울고 웃으며 감정을 계속 자극 받는 상태가 이어져 감동받았습니다. 나카노 감독님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계신 걸까요?
우리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건 등장인물들의 사람다움이나 인물의 유일무이한 감정이 나왔을 때 '심쿵'합니다. 각자의 개성이 있고 저마다의 개성으로 뭔가에 반응하기도 하죠.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람다움이 있어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상황'에 눈물을 머금으면 안 됩니다. '사람'에 대해 웃거나 눈물을흘리는 것이 진정한 웃음과 눈물이라고 생각해요. 슬픈 상황에서 우는 경우가 있지만 그건 피상적일뿐입니다. 그 사람의 마음이 되어 눈물 흘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이 사람 마음을 움직인다고생각합니다.
― 상황이 아니라 사람에 감동하는 것이군요. 마리의 아들 타카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타카시가할아버지를 한자 마스터라고 부르고, 미국에 있는 자신의 중학교 교장 선생님을 마스터로 부르는 것으로 할아버지와 교장 선생님이 겹쳐집니다. 무척 인상적인 장면이었는데 마스터라는 이름과 그 장면에담긴 감독님의 의도는 무엇이었나요?
그건 원작자인 나카지마 선생님도 칭찬해주신 장면입니다. 원작에서는 명확하게 겹쳐지지 않는데, 제가 원작의 그 장면을 무척 좋아해서 그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교장 선생님과 할아버지를 명확하게연결하고 싶었습니다. 실은 쇼헤이 방과 교장실을 다 비슷하게 했습니다. 문을 열면 책상이 있고, 오른쪽에 책장이 있어요. 마지막에 손을 드는 몸짓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이야기는 일부러 3세대로, 가족이라는 세대를 둘러싸고 계승되어 간다는 이미지가 저한테 있었어요. 가장 어린 손자 타카시는 그야말로 세대를 이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을 마지막 장면에 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뭇잎책갈피도 할아버지가 사용하고, 후미가 그것을 잇고, 마지막에는 타카시가 나뭇잎을 줍는 겁니다. 그렇게 세대를 이어가는 것을 그리고 싶어서 그게 마지막 장면이 되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영화팬에게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치매가 주제라고 하면 어둡고 괴롭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전혀 그런 영화는 아닙니다. 정말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즐기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치매는 앞으로 누구나가 피해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것을 어느 세대이든 자신의 영화로서 볼 수 있도록, 나의 영화라고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니 그런 감각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웃어 주세요!!
[인터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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