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만 빛난다 (そこのみにて光輝く, 2014년 4월 19일 일본 개봉)
- 영화/일본영화정보
- 2021. 5. 24.
그곳에서만 빛난다
そこのみにて光輝く
주연 ; 아야노 고, 이케와키 치즈루, 스다 마사키
감독 ; 오미보
2014년 4월 19일 일본 개봉
아야노 고, 처음을 경험했던 [작품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
언제부턴가 일본 영화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의 자리에 있는 아야노 고. 특히 아야노 고가 보여준 2014년의 활약을 눈부셨다. 1월부터 3월까지는 드라마 S-최후의 경관, 사채꾼 우시지마 시즌2에 출연, 그리고 3월 이후는 다달이 영화 백설공주 살인사건, 그곳에서만 빛난다, 사채꾼 우시지마 Part2, 루팡 3세가 연이어 개봉됐다. 게다가 다양한 역할을 능숙하게 연기할 뿐만 아니라 이런 연기도 하는구나 하는 기쁜 충격도 안겨준다. 그야말로 눈을 뗄 수 없는 배우 중의 한 명인 것.
그런 아야노가 [지금까지 관련되어 있는 작품도 사랑하고 있지만, 우리 배우들이 작품에게 사랑받은 작품]이라며 유난히 사랑을 쏟았다고 말하는 주연 영화 '그곳에서만 빛난다'.
아야노가 말하는 [작품의 사랑을 받았다]는 건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제가 이 영화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우리들 개인이 주관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영화도 주관을 가지고 있어요. 이 영화가 우리를 사랑해줘서 완성된 작품인 것 같습니다. 연기하고 있을 때는 객관적인 감각은 가지지 않고, 일심불란으로 연기했습니다. 작품을 다 본 후에, 아~ 이 작품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고 생각했어요. 작품 속에서 제대로 살고 있었어요. 3줄 정도 읽었을 단계에서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역할을 연기할 생각으로, 타츠오로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각본을 읽어가기 시작했어요. 그 감각은 논리로는 설명이 안 되네요. 이런 작품은 자주 나오는 것도 아니고, 쉽게 나타나지도 않아요. 여러 가지를 포함해서 희귀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함께 출연한 이케와키 치즈루 씨는 매우 섬세한 장면을 아무 망설임 없이 연기했지만, 이케와키 씨에게 그렇게 생각하고 연기하게 한 사토 씨의 원작과 타키타 씨 극본의 조화가 훌륭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각 부서의 멤버를 알고 나서 전혀 문제없을 것 같아서 현장에 들어가는 것이 즐거웠어요.]
원작은 카이탄시의 풍경과 쌍벽을 이루는 사토 야스시 씨의 최고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장편 소설.
하코다테의 여름을 배경으로 살아갈 목적을 잃어버린 남자 타츠오 (아야노 고)가 사랑을 포기해버린 여자 치나츠 (이케와키 치즈루)와 만나 빚어지는 사랑의 형태, 가족의 형태를 그린다. 그 세계에서 타츠오로 살아가기 위해 아야노가 촬영 전에 준비한 것은 수염을 기르는 일. 촬영 현장에서 원했던 것은 술을 마시는 것. 주로 그것뿐이었다.
[타츠오는 수염을 깎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기른 그대로 멍하니 있었습니다. 해롱해롱한 상태로 낮에는 파친코에 가고, 또 술을 마시고 파친코에 가고, 가끔 산책을 가고, 다시 파친코에 가고, 술을 마시고... 매일 술을 마시고 있어요. 선입견일지 모르지만 그런 사람이 수염 같은 건 신경 쓸 리가 없다고 생각했죠. 타츠오의 과거에 있었던 일도 저런 느낌이어서 자신의 겉모습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할까, 중요하지 않다고 할까, 그러고 보면 갖출 필요도 없었죠. 그리고 등 쪽의 반점. 반점은 대본에는 없었지만, 제가 준비한 건 수염과 반점 정도였습니다. 수염을 기른 건 처음이었어요. 이 작품 다음에 촬영한 백설공주 살인사건의 아카호시 역할도 수염이 있어요. 아카호시는 수염을 기르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살짝 쓰레기 같은 역할이라 같은 수염이라 해도 제대로 정리되어 있어요.]
고작 수염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연기하는 본인이 역할을 잘 이해하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하야노는 말한다. [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쓰자고 생각했어요.]라고. 그것은 술을 마시고 현장에 임하겠다는 것어었다.
[촬영이 끝나면 바로 술을 마시러 가서, 다음날 숙취로 촬영을 맞는다는 것을 거의 매일, 촬영 기간 중인 3주간 계속했습니다. 물론, 감독님과 프로듀서에게 허락을 받았어요. 메이크업을 하지 않으니까, 리얼리티라고 할까, 매일 표정이 변하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승부하지 않으면 대단하게까지는 아니라도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았어요. 술을 마셨다는 정보는 스크린으로 비치지 않는데, 표정에는 그게 비쳐요. 카메라에 비치고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거기에 그런 표정으로 있는 것이 중요했어요. 술에 취한 연기를 할 수는 있지만, 무게를 원했어요. 술의 독특한 무게,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 그것은 역시 타츠오를 연기하는데 필요했죠. 술은 타츠오로 살아가기 위한 안정제와 같은 것이었을지도 몰라요.
아야노의 말 하나하나에 느껴지는 것은 그 역할을 살고 싶었다는 애절한 마음. 그러나 보는 입장에선 배우가 역할에 마음을 얼마나 털어 넣었는지 알 길이 없다.
연기를 한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연기자란 또 무엇인가.
[역할을 만든다는 것은 머리고 생각하는 게 아니에요. 혼자서 물건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니고, 함께 연기하는 상대방의 반응이 변하면 이쪽의 반응도 변해요. 역할 만들기는 뭐랄까, 형태에 가까운 것 같아요. 형태는 상대가 어떤 일을 해왔다고 해도 자신의 방식을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므로 그건 연기에서 마이너스밖에 안 돼요. 하지만 굳이 역할 만들기라는 말을 사용한다면 겉모습 정도네요. 나머지는 현장에 가서 만들어지는 거죠. 현장에서 발휘하기 위해서 역할을 굳힌 상태로는 가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가요. 뭐든지 반응할 수 있도록 감정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지 않는 것이 저의 역할 만들기입니다. 그건 여러 현장에서 경험을 거듭하면서, 실패하면 그 실패를 현장에 묻고 한 걸음 한 걸음 힘껏 걸어나갔기 때문에 빚어진 생각이라 예전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지금의 스타일이 된 것은 요 4~5년이라 생각해요. 예전에는 온오프 전환도 불가능했었고, 역할의 의상을 가지고 돌아가 집에서도 그 의상으로 생활했던 적도 있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전혀 다르네요. 자기 혼자만의 생각은 뻔해요. 중요한 것은 현장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감독님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원래 작품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그것을 현장에서 어떻게 잡아낼 것인가를 생각해요. 이를 위해서는 중립적으로, 가볍게 있어야만 해요. 예를 들면 제 공간이 1테라가 있다고 한다면, 그걸 전부 비워두고 가요. 현장에서 1테라를 채워 갑니다. 이번 타츠오의 1테라는 '반응' 타츠오는 반응을 받기만 하는 사람으로 스스로 발신하는 걸 하지 않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상대가 내놓는 것을 전부 받아들이는 인물이었어요.]
이케와키가 연기한 치나츠의 반응, 스다 마사키 (菅田将暉)가 연기하는 타쿠지의 반응, 그것을 받아들이는 타츠오. 그 모든 것에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것은 아야노를 시작으로 배우들이 이 작품 속에서, 현장에서, 각각의 역할을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을 버리고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타츠오, 사랑을 포기하고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치나츠, 그런 두 사람의 사이에 생겨난 사랑, 그 사랑이 솟아나는 순간을 보면 마음이 요동친다. 타츠오를 살면서 아야노 자신은 어떤 사랑을 받아들였던 것일까.
「좋아하니까 사랑하고, 가족이 되고 싶으니까 사랑하는 것보다 타츠오에게 있어서의 사랑은 ' 사랑하는 것을 각오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그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고 작은 희망과 찰나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랑을 느끼는 마지막 장면. 타츠오와 치나츠의 두 사람에게 집중된 그 빛은 너무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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