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4일 일요일 오전 10시 29분

     

    2021년 8월 4일 일요일 오전 10시 29분.

     

     

    작열하는 태양, 후끈한 공기, 송골송골 맺히는 땀과의 전쟁과 함께 한 일요일 오전. 숨은 턱턱 막히지만 정신은 왜인지 모르게 맑고 또렷하다. 바삐 지내는 하루하루 속에 깃들어 있는 소중함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면서 오늘 하루도 그렇게 시작했다. 짬은 스스로 만들어 내면 되는데, 밀린 빨래 뭉치처럼 자꾸만 한곳으로 치워두고 먹고사는 일에 집중하느라 늘 열을 올리던 것들이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다. 그러는 동안 통장 잔고의 숫자는 불어났고, 그 숫자를 어떤 행복한 마음으로 줄일지 고민하다 어젯밤에 잠이 들었다.

    올해는 짧게 1박 2일이라도 여행을 떠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여행은커녕, 사무실에만 틀어박혀서 자판과의 혈투에 기진맥진. 모두가 그렇게 살고 있을 것이고, 나 또한 그렇게 치열한 삶 속에 녹아들고 있다.

    행복의 척도란, 개개인이 모두 다르기에 누군가는 드넓은 푸른 하늘만 보아도 기분이 정화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풍광 좋은 곳에 똬리를 틀고 있어도 연신 짜증을 토해낸다. 나는 어느 쪽인가. 나의 행복의 척도는 어떤 기초적 차원으로 측정되고 있는 것일까.

    결론 : 나는 지금 살만하다. 그리고 오늘 날씨가 뜨겁지만 매우 맑다. 내 기분도 매우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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