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 땅을 적시는 오전 2시 39분, 끄적끄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모든 것을 때려치우고 싶을 때. 바로 그런 때 뭐든 해야 한다. 손에서 놓지 말고 뭐라도 몰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음엔 징검다리 하나를 건너뛰는 것처럼 다시 시작하려는 게 쉽게 느껴지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세상은 언제나 꾸준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의 편에 선다. 잠시 한눈판 이한테는 꼭 그만큼의 형벌을 내린다. 나의 오늘 하루는 어땠는가. 나의 하루는 충실했나. 혹시 나의 오늘은 김빠진 콜라 같지 않았나.

    작은 선택의 축적이 오늘을 이룬다. 우리는 어쩌면 희로애락의 다양한 감정을 입으로만 담고 심장에는 담지 않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 저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사는 이가 어디 있냐는 핀잔에 자주 토라지는 나는 오늘도 소망한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 삶을... 자, 그럼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그 일을 시작해볼까. 당신도 부디 가장 하고 싶은 그 일을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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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문을 열었다. 빗소리가 들린다. 바람결에 나뭇잎이 부대낀다. 잔 빗방울들이 지면에 닿는 소리가 기분 좋게 달려드는 밤. 정신을 맑게 하는 자연의 연주. 그 연주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 아무것도 틀어 놓지 않았다. 빗소리를 귀에 담으며 오늘 하루를 정리해본다.

    날씨가 좋았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었고, 새하얀 구름을 오랜만에 실컷 눈에 담았다. 엄마와 데이트를 했다. 드라이브를 즐겼고, 같이 사진도 찍고, 밥은 무얼 먹을까 서로 먹고 싶은 것을 고르라며 춘천 시내를 한 바퀴 돌았다. 가는 곳마다 일요일이라 문은 닫았지만 어째서인지 발걸음이 가벼웠고 즐거웠다.

    엄마와 내가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30여 년 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단골집이었다는 중앙시장 순대국밥집이었다. 엄마는 밥 한 끼에 옛 추억을 반찬 삼았고, 나는 오늘도 엄마에 대해 몰랐던 것을 조금씩 알아간다.

     

    글 | 2018. 8. 13.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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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 쓰고 글을 마무리 짓는 그 순간, 갑자기 천둥이 쳤다. 오우, 놀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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