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3일 오전 4시 30분

    고요한 새벽, 와락 하고 제게 달려든 감정이 정확히 무어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일종의 불안 같은 것이겠지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끊임없이 불안에 시달려왔습니다. 멋모를 시절엔 그저 꿈 하나만 믿고 질주하기 바빴지요. 맨발로 뛰고 또 뛰다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아 펑펑 눈물을 쏟던 때도 많았습니다. 세상살이 대강 뭔지 알겠다 싶은 지금이나, 뜨거운 청춘의 시절이나 제 어깨는 늘 불안에 짓눌려 있네요. 왜 제게 이 정도면 되었다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편히 잠들지 못하게 하시고, 다가올 내일에 대한 두려움이 잠을 쫓아내게 만드셨나요. 그러한 불안을 저의 연료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게 하려는 깊은 뜻이었습니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잘못된 길이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에 베갯잇을 적시는 그런 삶은 세상 누구에게나 있다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저는 그동안 제가 수도 없이 선택해 온 것들이 모인 결과입니까? 아직도 저의 선택이 옳았던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가 서글픈 마음이 뒤따라 몰아칩니다. 감정의 성난 파도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저를 찬찬히 되돌아보는 때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서립니다. 어떠한 것이든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것은 흘러가겠지요. 손에 잡힌 것들도 언젠가는 부서져 바람에 흩날릴 테지요. 움켜쥐려고 안간힘을 써도 흘러갈 것은 흘러가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손에서 놔버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무언가를 저의 것으로 두고자 하는 마음,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는 생의 길목이기에 악착같이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고집하는 그 마음의 불꽃을 부디 꺼트리지 말아 주소서. 욕심을 부릴 땐 그 욕심이 화를 불러오지 않도록. 고집을 피울 땐 그 고집이 저를 고립되게 하지 않게 하소서. 제가 온전한 저로서 주어진 시간을 충실하게 살 수 있도록... 부디 힘을 주소서. 힘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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