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으로 놀러가서 점심 먹으러 갔던 섭국 가게 근처에서 만났던 백일홍. 처음에 사진을 찍을 땐 이름을 몰랐는데, 엄마가 옆에서 알려줬다. 백일홍 참 예쁘다고. 꽃 이름은 많이 들어봤었는데 이것이 백일홍이었군. 마치 그런 느낌이다. 꽃이름을 글로만 배운 느낌. 100일 동안 붉게 핀다고 하여 백일홍이라는 이름을 지녔는데, 강원도 양양에서 10월의 끝자락에 만난 백일홍은 꽃잎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꽃은 가끔 적절한 시기를 벗어나 먼저 피기도 하고, 늦게 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스스로가 아직 피어나지도 못한 꽃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임을 잊지 말자. 백일홍의 꽃말은 '인연' ..
할미꽃의 붉은 꽃잎이 벌어지며 떨어지고 나면, 꽃잎 속에 있던 수술들이 날개를 편다. 구부정했던 줄기도 하늘 위로 곧게 뻗어 수술들이 바람결에 흩날린다. 보통은 허리 굽은 모습 때문에 할미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짐작하지만 (나 역시 그러했고), 흩날리는 수술들이 마치 할머니의 백발 같아 할미꽃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시집을 간 손녀에게 가던 중, 기력이 쇠하여 숨을 거두었다는 전설 때문인지 꽃말은 슬픔, 추억. 아, 갑자기 외할머니 보고 싶다. 지난번에 갔을 때, '또 와라' 했던 그 한마디가 귓가에 사무치네. 촬영일 : 2020년 5월 24일
으름덩굴꽃은 처음 본다. 검색해보니, 으름덩굴꽃의 꽃말이 재능이라고 한다. 4~5월에 자주빛과 갈색 그 중간 빛깔로 피는 꽃이라고 함. 열매도 먹을 수 있고, 덩굴로 바구니도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볼 기회는 없을 듯...
이제 곧 등나무꽃을 즐길 수 있는 때가 온다. 그야말로 '주렁주렁' 의 결정체, 보랏빛의 그 탐스러운 아름다움. 등나무꽃의 꽃말은 '환영' 이라고 한다. 사랑에 취하다는 꽃말도 지녔다더라. 여긴 어디? 내가 춘천에 사는 덕후니까, 당연히 춘천! 춘천 어디!? 강원대학교 캠퍼스! 그렇다, 강원대학교에 오늘 오전 산책을 다녀왔다.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사실 아름다운 등나무 꽃을 찍어보는 게 위시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었다. 등나무꽃으로 유명한 곳을 방문하지 않아도, 멋스럽게 찍지 못해도, 그저 눈에 담고,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 것만으로 즐겁고 행복한 이 마음. 어릴 적에는 등나무꽃의 아름다움 따위 미처 몰라서 등나무꽃 = 그늘 = 쉼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는데. 꽃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왜 어릴 적에..
누리장나무의 꽃. 누리장나무는 약 2m의 크기를 자랑하는데, 이 나무도 매우 컸다. 꽃은 보통 8~9월에 핀다는데 벌써부터 피어 있었다. 누리장나무는 흔히 개똥나무라고 불리는데, 잎과 줄기에서 동물의 누린내가 난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는 듯하다. 꽃말은 당신을 보호해줄 깨끗한 사랑.
꽃 뒤쪽의 구부러진 꽃잎이 하늘을 나는 매의 발톱과 닮았다고 해서 매발톱꽃이라 불린다고 한다. 꽃말은 승리의 맹세라던데, 아무래도 독수리 발톱을 닮아서 그런 꽃말이 붙은 걸지도 모르겠다. 사진 | 2020년 7월 30일.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패랭이꽃. 석죽화라고도 불린다. 석죽화라 불리게 된 설화를 찾아보니 어찌어찌하다 바위 (석)에 화살을 쏘았는데, 그 화살에서 대나무(죽) 같은 줄기가 자라 꽃이 피었다고... 그렇다면 패랭이꽃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나 했더니 조선 말기까지 사용하던 패랭이 모자를 닮았다 하여 패랭이꽃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패랭이꽃도 색과 모양이 다양한데, 나중에 보이는 족족 찍어놔야 할 것 같다. 사진 | 2020년 5월 21일
봄이다. 봄. 꽃들이 저마다 '봄'이라고 외치는 계절이 다가왔다. 집으로 걸어오면서 찍었던 봄의 기록. 예쁜 꽃들은 보는 자체만으로도 마음에 여유와 기쁨을 가져다주는 듯. 만첩홍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수 있어서 기쁜 계절. 붉은 겹 복숭아꽃. 복숭아꽃의 꽃말은 사랑의 노예라던데, 만첩홍도의 꽃말은 유혹, 매력, 용서, 희망이라고 한다. 이제는 인터넷에 떠도는 꽃말에 시큰둥하지만, 그래도 꽃사진만 찍으면 습관적으로 찾아보게 된다. 명자나무의 꽃은 이제 곧 활짝 피어나려 한다. 명자나무의 꽃말 겸손. 라일락은 어쩐지 직접 볼 때와 사진으로 찍혀진 것을 볼 때의 감상이 다르다. 사진쪽이 훨씬 몽환적으로 느껴진다. 사실 꽃도 사진빨을 받긴 하니까. 원판불면의 법칙도 무시 못하지만. 라일락의 꽃말은 첫사랑, ..
민들레 앞에 쪼그려 앉아서 10분 이상 혼자 노는 걸 보니, 지구 어딘가에 떨어져도 난 심심해하는 삶은 살지 않을 듯 싶다. 민들레의 꽃말은 행복이라던데, 홀씨를 후우, 하고 입바람으로 불며 모두에게 행복이 닿기를 빌어 본다. 행복하고, 행복하고, 또 행복하자. 서서 이렇게 가까이 볼 수는 없다. 가까이, 자세히 이 솜털같은 민들레 홀씨 하나하나를 눈에 담고 싶으면 다가가야 하고, 몸을 굽혀여만 한다. 다리를 접고, 눈높이를 맞추어야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 사람과의 사이도 마찬가지이다. 스치듯,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듯 그렇게 지켜보면 관계는 증진되지 않는다. 한 발 다가서야 하고,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어야 마음이 통하는 법. 민들레처럼 자리를 벗어나지 못해 슬퍼하는 영혼을 발견하면, 우..
일상을 기록하는 즐거움은 굉장히 커다란데, 그 즐거움을 항상 '게으름'이 훼방을 놓곤 한다. 오늘은 그 게으름을 발로 지그시 누르는데 성공한 김에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남긴다. 엄마가 사오신, 초코대추방울토마토. 뭐, 당연한 얘기지만 초코맛은 나지 않는다. ㅎ.ㅅ 엄마가 차려주신 오늘 저녁 밥상. 콩불과 밭에서 직접 캤다는 실파를 상추에 싸서 맛있게 먹었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였을까. 배가 너무 불러서 엄마의 손을 잡고 공지천 산책을 다녀왔다. 저녁 9시를 넘긴 시간인데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확실히 가벼워진 반팔, 반바지차림. 홀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사람들, 운동기구 앞에서 각자만의 운동에 집중하는 사람들. 불빛을 쏟아내며 질주하는 자전거를 탄 사람들, 곳곳에 앉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
오랜만에 쉬게 되면 여러 계획을 세우곤 하는데, 늘 그렇듯 계획은 쉽게 무너진다. 아침부터 꼼지락거리며 부지런을 떨고 싶었지만, 잠에 취해 그러질 못했다. 실컷 잠을 자는 휴일. 얼마나 뿌듯(?)하면서도 한심한가. 그러다 문득 지난 휴일도 잠으로 대부분을 보낸 것이 떠올라 벌떡 일어났다. 그래, 오늘은 무언가를 그냥 시작하겠어! 대단한 무언가는 아니지만, 일단은 이부자리에서 뛰쳐나오는 것부터. 집 밖을 뛰쳐나오는 것부터 시작해야지. 엄마와 함께 오랜만에 산책을 나섰다. 보통은 집부터 걸어 공지천 근처까지 갔다가 되돌아오지만, 오늘은 그 코스를 배신해 주었다. 룰루랄라. 조수석에 앉아 흥얼흥얼. 어미새 옆에서 조잘대는 아기새처럼 열심히 떠들다 보니, 춘천의 저~어기 반대쪽 세상, 서면의 춘천 애니메..
이팝나무. 꽃말은 영원한 사랑. 촬영일 : 2020년 8월의 어느 날. 동행인 : 엄마 촬영 장소 : 공지천 밤산책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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