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에 콩나물과 어묵 넣기

     

    냉동실 문을 열었더니 그곳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쌍둥이 물체가 있었다.
     

     

    엄마! 대체 언제 또 이걸 넣어 놓은 거죠?  이제 냉동면은 5개 이상은 집에 안 들이기로 했잖아요?? 나 몰래 10개 넣어두고 도망가면 다예요???? 집에 중화면 2개, 라면 면사리 30개, 쫄면 면사리 대형 팩, 소면 3팩, 파스타 2팩... 어쩌려고 그래요!!!!!!!!!!!!! 큰손 엄마를 둔 딸은 행복하면서도 어쩐지 눈물이 납니다. 어쩐지 관 속에 면들과 함께 묻힐 것 같아서...

     

     

     

    사누끼 우동 프리미엄. 매년 7월 2일이 사누키 우동의 날. 원래는 우동만 간단히 먹을까 하다가, 갖은 재주 (X) 갖은 재료 (O) 를 모두 넣기로 결정. 그게 잘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뎅 꼬치 만들어야지! 신나게 외치고 꼬치 2개 꺼냈다. 
     
     

     

    응? 뭐지? 이게 아닌데? 어묵을 꼬치에 한번도 꽂아본 적 없는 자...
     

     

    뭔데! 뭐가 문젠데!

     

     

    그래서 그냥 한번 더 접어서 꽂아봄.

     

     

    이것도 뭔가 아닌 것 같지만, 그대로 처음보단 낫다며 위안을. 오뎅 꽂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 꽝손.. 젠장..
     

     

    물 준비!

     

     

    우동 소스 준비!
     

     

    소스 콸콸콸!
     

     

    냉장고에 콩나물이 사망할 것 같아서 넣어줬다. 이거 내일까지 안 먹으면 버릴 각.
     
     

     

    어묵과 콩나물을 사이좋게 반반 넣어주기. 

     

     

    퐈이어!!!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유부까지 넣었다.

     

     

    고명도 조금 꺼내 놨음.

     

     

    옆에 다른 냄비에 물 끓이고
     

     

    우동 담그기!

     

     

    젓가락으로 휙휙 풀어서 찬물에 헹구지 말고 물기만 뺀 다음 그릇에 안착!
     

     

    오호라. 네가 그 탱글탱글한 사누끼 우동면이로구나!
     

     

    수란의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 우동에 수란 넣으면 맛있다는 걸 또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실험 정신 너무 투철함.
     

     

    육수에 진짜 넣자마자 바로 국자로 건졌다.

     

     

    그 위에 고명도 얹어주고. 사진으로 보면 잡탕 우동. 뭔가 깔끔한 우동을 먹으려 했었는데, 뭐지, 이 정신 산만한 우동은?
     

     
    그래도 굴하지 않고 먹어본다!
     

     

    와! 콩나물의 아삭함과 우동의 탱글함! 뭔가 따로 노는 듯하면서도 괜찮은 것 같은 묘한 어울림? 근데 우동 소스 국물에 콩나물만 삶아 먹어도 괜찮겠다!
     

     

    먹다가 중간에 맛 변화를 줘볼까 해서  청양고추가루 1g 뿌렸다.
     

     

    칼칼한 맛이 좋구려. 그런데 담부턴 유부 빼고 수란 빼고... 오뎅꼬치도 빼고 우동이랑 콩나물만 넣어서 간단하게 개운한 맛으로 먹어야지. 오늘 점심은 망한 듯 안 망한 듯 미묘한 한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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