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냉장고 채소들을 버리기 위해 정리를 시작했다. 버릴 건 버리고, 썰어서 얼린 건 얼리는 작업을 시작한 지 5분. 양파와 대파를 썰어 냉동실에 넣고 보니, 이 대형 무가 난관이었다. 무는 얼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래, 그렇다면! 오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얘를 먹겠어!
엄마, 무가 참 이쁘게도 생겼네요. 뭔가 얼굴 조각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잡생각은 때려 치우고, 칼로 서걱서걱.
마음 같아서는 이렇게 크게 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프라이팬 안에서 얘들이 농성(?) 이라도 벌일까 봐 얼른 4등분했다.
가장 안전한 모양, 가장 안심되는 크기. 요리 초심자에게 제일 필요한 건 도전 정신보다 '실패하지 않을 안정적인 요리법!' 그래, 난 요리의 신 엄마 딸이니까! 자신감을 갖는 거야! 할 수 있다! 빠밤!
무를 궁중팬에 담고,
멸치를 꺼내왔다. 응? 이거 왜 멸치똥이 있지? 분명 엄마가 멸치똥 뺀 멸치를 어딘가 놔두는 거 봤는데!!!! 못 찾겠어서 그 자리에서 멸치똥을 제거했다.
대충 한움큼보다 약간 적게 멸치를 넣고,
매워야 제맛! 청양고추는 썰어서 씨들을 다 제거해줬다.
고추가루 밥숟가락으로 4번인데, 3번은 평범한 고추가루, 1번은 청양고추가루로 했다. 매워야 돼! 무조건 매워야 돼!
설탕 밥숟가락으로 2번
간장 밥숟가락으로 3번
간장까지 뿌린 다음에
다진 마늘 툭!
이게 중요하다 들기름! 들기름 밥숟가락으로 1번! 외할머니 들기름은 진짜 최고야!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겁나 맛있을 것 같은 이 예감 어쩌면 좋아!
물을 붓는데, 무가 잠길락말락할 정도까지 부었다. 어차피 중간에 졸이면서 물은 더 추가하면 되니까.
여기서 불을 센불로 확 끓여준다!
퐈이어!!!
조금 끓으면 숟가락으로 양념 잘 섞어주고
이렇게 보글보글보글하는 그 순간!!!
불을 약불로 줄여준다. 약하게 오래 졸일 거야!
뚜껑 닫고,
10분 졸였다.
오메, 당장이라도 따신 쌀밥 한술 입에 넣고 싶구료.
그러나 숟가락으로 누르면 무가 잘라지긴 하지만, 난 더 푹 익은 걸 선호한다. 무의 익은 정도는 개인의 취향대로! 여기서 양념맛을 보고,
단맛을 원하면 설탕을 더 넣고, 간이 싱겁다 싶으면 간장을 넣어준다. 자신의 입맛에 최적화된 간을 맞춘 뒤, 조금 더 졸인다. 나는 중간에 물 조금 더 넣고, 10분 더 졸였다.
끓이는 동안에 양념 재료 정리하면 이렇다. 이것만 기억해라. 4, 3, 2, 1. 고춧가루 4 진간장 3 설탕 2 들기름 1 (다진마늘+청양고추+멸치) (무+물) 위의 재료만으로 모든 게 완성된다.
숟가락으로 푹푹푹 무를 무찌를 수 있다면! 그때 불을 끈다!
다 된 거다. 파? 안 넣는다. 파 싫어!!!!!! 그리고 파 안 넣어도 진짜 맛있다.
진짜 완전 밥도둑!!!!! 무조림은 고등어 조림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난 생선 비린내에 약하다. 무만 좋아한다. 그런 내게 이건 최고의 반찬!!! 멸치의 약간 비릿한 맛이 싫은 사람은 멸치 너무 많이 넣지 말아야 한다. 난 다행이 적당히 넣어서 괜찮았다. 좀 만 더 넣었으면 위험했을 뻔.
내가 처음으로 만들어 본 무 조림. 엄마, 나 잘 만들었어요? 먹고 맛 평가 해주세요. 난 지금, 매우 떨리는 마음으로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엄마, 언제 와요? 빨리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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