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짬뽕 만들기, 이걸 보면 당신도 우리 엄마처럼 짬뽕 고수가 될 수 있다!

     


    "엄마, 엄마. 오늘은 제게 뭘 만들어 주실 건가요?"

    "짬뽕이나 끓여 먹을까?"

     

    짬뽕이나...? 짬뽕이나...! 뭐죠? 밥 해 먹기 귀찮은데 '라면이나 끓여 먹을까?'에 흡사한 그 대사의 톤은??? 

     

    나는 짬뽕을 좋아한다. 더 정확하게는 '면류'에 환장하는 족속이다.  밥보다 '면!'을 외치는 그 무리가 시위를 한다면 맨 앞에 서고 싶을 정도이다. 아니, 뭐.. 그렇다고 맨 앞에서 서겠다는 얘긴 아니고. 맨앞은 너무 무서웡! 암튼 '짬뽕'에 귀가 솔깃한 내가 제일 먼저 한 행동은 잽싸게 내 방으로 달려가 카메라를 품에 안고 주방에 얼쩡거리기. 오늘도 계속된다. 엄마 귀찮게 하기. 자, 지금부터 전격 레시피한다, 엄마의 공개.

     

     

     

     

     

     

     

    | 짬뽕 재료 준비 및 손질

     

    양파야, 네가 한국 음식에서 필수 식재료 중 하나라면서? 미안하다, 몰라봤다. 양파느님, 알아서 뫼시기.
     

     

    당근아, 네 얼굴색이 오렌지빛인 건 '베타카로틴' 때문이라며? 미안하다, 베타카로틴이 뭔지 나는 설명해줄 수 없는 뇌를 지녔다. 검색 찬스를 써보니까 베타카로틴이 우리 몸에서 비타민 A로 바뀐다고... 가사 시간에 달달 외웠던 비타민 A 결핍 = 야맹증이 생각나는 군. 이것은 과연 주입식 교육 장점인가, 단점인가!  당근 씨, 섭외 완료.
     

     

    양배추야, 미안하다. 언제부턴가 양배추하면 조세호만 떠오른다. 양배추 씨도 섭외 완료.
     

     

    양배추를 서걱서걱서걱. 빛의 속도로 칼질하기 시작하는 엄마.
     
     

     

    웍에 양배추 먼저 깔고
     

     

    엄마가 양파를 너무 빨리 썰어서 찍지 못했다. 뭔 놈의 칼질이 그리도 빠른지 원. 양파 1개 중에 반만 사용했다.
     

     

    그리고 당근 채썰기. 당근도 1개 중에 반만 사용.
     

     

    느타리버섯 넣기. 엄마가 버섯은 안 넣어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 왜 넣는데? 내가 버섯을 좋아해. 넵, 저는 그냥 닥치고 먹겠습니다.
     

     

    이렇게 냄비에 재료 다 넣은 뒤에
     

     

    냉동실에 있던 대파를 한 주먹 긴급 섭외. 

     

     

    그리고 냉동고에서 중화면 꺼내서 대기 시켜둔다. 아니, 이건! 업소용이자네?? 
     

     

    멀티가 가능한 우리 엄마는 옆에 냄비에 물을 끓이기 시작.

     

     

     

     

     


     

     

    | 엄마의 짬뽕 비법

     

    그 옆에서 본격 준비. 엄마의 비법 1.
     

     

    냉장고에서 엄마가 꺼낸 고추기름. 고추기름을 넣고 냄비에 있는 재료들을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 준다. (시중에서 파는 고추기름을 썼다.)
     

     
    고추기름 쫙 뿌려주기. 양에 따라 조절하면 되는데  내가 옆에서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엄마가 세 스푼을 넣는 것을.  고추기름과 채소들이 서로 친해지도록 휘적휘적 (가스렌지 불 NONONO!)
     
     

     

    채소들이 고추기름 범벅이 되면 다진 마늘 넣기. 엄마가 얼려 놓은 다진 각마늘.
     

     

    한 개 넣고.

     

     

    이제 가스불 ON! 센불! 무조건 센불! 왜? 얘들을 달달달 죽지 않을 만큼 볶아줘야 하니까! 그렇게 볶으면서 냉동실에 있던 해물을 꺼내는 엄마. 
     

     

    홍합과 쭈꾸미와 오징어. 엄마가 그러는데 홍합과 새우만 넣어도 된다고 함. 하지만 웬만하면 오징어나 쭈꾸미 넣어주면 맛이 죽여준다고 한다. 찬물에 녹이는데 울 엄마 왈 '뜨거운 물로 하면 안돼!!!' (내가 뜨거운 물 넣었을까 봐 와서 확인까지 한다) 그렇게 못 믿을 거면 딸내미는 왜 낳았나? 하긴.. 나도 나를 못 믿는데 엄마가 딸 못 믿는 건 당연한 걸 거야.
     
     
     

     

    다 녹은 해물 건져내기. 이 순간에도 엄마는 계속해서 재료 볶고 있는 중이다. 골고루 타지 않게 타기 직전까지 볶기 위해선 쉬지 않고 부지런히 주걱질을 해줘야 하는 것.
     

     

    면느님을 봉지에서 꺼내어 삼가 뫼시기.
     

     

    타지 않을 정도로 볶으라고 했지만, 그 정도 까지는 아니고 채소들 숨이 완전 죽어서 흐물흐물해지면 되는 것 같음. 그리고 해물 올리기. 엄마가 해물 넣고 같이 약간 더 볶아도 상관없다고 말함. 그러나 엄마는 꼭 안 볶아도 된다고 하더니 맹물 콸콸 부었다. 비법 육수 따위 없어, 그래서 너무 좋아. 솔직히 요리 비법은 하나야. 엄마만 있으면 돼.
     

     

    물을 넣고, 이제 남은 건 뭐다? 그냥 펄펄 끓이면 된다. (미안하다, 뻥이다.)
     
     

     

    두 개의 웍을 지키려는 자,  두 개의 불꽃을 견뎌라!
     

     

    엄마의 비법2. 엄마가 갑자기 고추장 두 스푼을 넣었다. 엄마 왈, [고추장을 넣으면 해물 비린맛도 없어져.] 그게 다야? [그냥 넣어 보니까 맛있었어.]
     

     

    그리고 얼큰함을 위해 청양고추가루 푹!
     

     

    이젠 정말 끓이기만 하면 된다.만약에 이렇게 해서 국물맛이 뭔가 부족하다면 엄마 왈, [채소를 덜 볶아서 그런 거야.] - 단호한 대답 [혹시라도 정 맛이 부족하면 다시다를 조금 넣어. 그런데 진짜 나처럼 하면 다시다 안 넣어도 돼. 안 맛있을 수가 없어.]
     
    다들, 우리 엄마 요리 내공을 믿어 봐라. 일단 한번 만들어서 잡숴봐
     
     
     

     

    그럼 옆에서 면을 준비.
     

     

    룰루랄라.

     

     

    파워 불꽃!

     

     

    면 건져서 그릇에 담고

     

     

    푹 끓인 짬뽕 올려주기

     

     

    엄마가 쭈꾸미 광팬. 내가 쭈꾸미 오징어 안 먹어서 그건 다 엄마한테로 gogo.
     

     

    아니 무슨 쭈꾸미가 이렇게 생겼어! 우리 엄만 귀엽다고 했지만, 내눈엔 그저 스타워즈 다스베이더 친척 비주얼.
     

     
    면느님, 면느님! 면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용기를 잃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 면느님의 영광에 사로잡히기 1초전!  비주얼 완성, 맛도 완성. 사 먹는 짬뽕 안 부럽다! 진짜 고추기름 + 채소 + 해물 + 고추장 + 청양고추가루만 들어가는 걸 내 눈으로 봤다. 그런데 이런 완벽한 짬뽕맛이 난다면, 이제 중국집 짬뽕 배달은 내 인생에 없음이다. 굿바이, 사요나라. 쨔이젠. 그동안 수고했슴돠. 배달 짬뽕아, 잘 있거라.
     

     

    짬뽕 국물이, 국물이 끝내준다. 이건 진짜 집에서 꼭 해 먹어볼 만하다. 
     

     

    너무 맛있어서 그 많은 양을 전부 다 먹었다.  엄마가 있는 그 집이 바로 맛집인가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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