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코의 영치품 매점 (金子差入店, 2025년 5월 16일 일본 개봉)
- 영화/일본영화정보
- 2025. 5. 25.
일본 포스터
가네코의 영치품 매점 작품 소개
형무소나 구치소에 수감된 이들에게 물품을 전달해 주는 대행업체, 소위 영치품 매점. 혼란한 이 시대야말로 세상에 내놓아야 할, 영혼을 울리는 이야기. 이 영화는 바로 이 생소한 직업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그림자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희망을 그린 감동적인 휴먼 서스펜스이다.
[잘못의 수만큼 희망을 전한다. 몇 번을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기에.]
영치품은 까다로운 심사와 검열이 따른다. 영치품 매점은 이 복잡한 규정을 철저히 꿰뚫고, 여러 사정으로 면회를 직접 갈 수 없는 이들을 대신해 면회실을 찾기도 한다. 그런 특별한 일을 생업으로 삼은 한 가족의 유대, 그리고 그들이 휘말리게 되는 불가사의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작품에서 영치품 매점을 운영하는 주인공 가네코를 연기한 배우는 도둑 배우(泥棒役者) 이후, 8년 만에 주연을 맡은 마루야마 류헤이. 함께 출연하는 배우진도 화려하다. 마키 요코, 미우라 키라, 가와구치 마나, 기타무라 타쿠미, 무라카와 에리, 코우모토 마사히로, 네기시 토시에, 기시타니 고로, 나토리 유코, 테라오 아키라까지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연출과 각본은 이번 작품으로 주목받는 신예 후루카와 고 감독이 맡았다. 특히 후루카와 감독이 조감독으로 참여했던 도쿄 리벤저스 시리즈에서 맺은 인연으로, 주제가에 SUPER BEAVER의 마나자시가 채택되었다. 혼돈의 시대를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내는 뜨거운 메시지가 남긴 이 노래는 관객의 마음을 깊이 울릴 것이다.
죄를 지은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마주하는 가네코. 그 앞에는 풀리지 않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고, 수수께끼가 소용돌이치며, 가슴을 조이는 드라마가 펼쳐진다. 지금껏 누구도 본 적 없는 설정 안에서 인간의 우스꽝스러움과 애잔함, 어둠의 이면에서 희망으로 이어지는 빛을 좇아가는, 깊고도 따뜻한 휴먼 서스펜스가 탄생했다.
가네코의 영치품 매점 줄거리
가네코 신지는 아내 미와코와 함께 영치품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들은 삼촌 오시다로부터 물려받은 주거 겸 점포에서 은퇴한 호시다와 열 살 난 아들 카즈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카즈마의 소꿉친구인 카린이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남자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가족은 카린의 죽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그때 범인 코지마의 어머니로부터 영치품 대행과 편지 대독을 의뢰받게 된다. 가네코는 영치품 대행의 일을 묵묵히 해내려 하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코지마의 반응에 감정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더욱이 코지마의 어머니가 아들에게는 대화 상대가 필요할 것 같다며 다시 영치품을 부탁하고, 가네코는 코지마와 대화를 주고 받을수록 왜, 무엇 때문에 그토록 잔혹한 살인을 저질렀는가라는 의문과 분노로 몸과 마음이 점점 타들어간다.
그런 와중에, 가네코는 거의 매일 구치소를 찾아오는 한 여고생과 마주친다. 놀랍게도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남자와의 면회를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 두 사건과 맞닥뜨리며, 가네코의 과거가 점점 드러나고, 가족 간의 굳건했던 유대마저 흔들리게 되는데...
주연 배우 마루야마 류헤이 comment
제가 연기한 가네코는 매우 곧은 남자입니다. 그렇기에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위험스러움도 함께 안고 있는 인물입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고, 영치품 매점이라는 자신의 직업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후루카와 감독님과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여러 번 마나서 성장 과정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많이 나누었습니다. 서로의 인간성을 깊이 이해한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기에, 감독님 안에 잠들어 있던 마그마 같은 열정을 받아 거짓 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점점 파고들어가는 이야기이기에 저에게도 지금까지 걸어온 제 인생을 되돌아보게 해 준 소중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여러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한마디로는 결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애틋함이나 분노, 고통, 기쁨 같은 수많은 감정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 안에서 보물을 찾는 듯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와 주신다면, 분명히 여러분도 무언가 소중한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출연 배우
마루야마 류헤이
가네코 신지 역
과거, 쉽게 화를 억누르지 못하는 격한 성격 탓에 상해 사건을 일으며 복역한 전과가 있다. 출소 후에는 아들 카즈마를 위해 거친 성격을 고치기로 마음먹고, 작은 아버지 오시다가 운영하던 영치품 매점을 물려받아 가네코 영치품 매점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마키 요코
가네코 미와코 역 / 신지의 아내
미우라 키라
가네코 카즈마 역
신지와 미와코의 아들.
신지가 복역중에 태어났다.
가와구치 마나
니노미야 사치 역
기타무라 타쿠미
코지마 타카시 역
무라카와 에리
토쿠야마 시오리 역
코우모토 마사히로
쿠보키 역
네기시 토시에
코지마 코즈에 역
키시타니 고로
요코카와 테츠 역
나토리 유코
가네코 요코 역
테라오 아키라
호시다 나츠오 역
마루야마 류헤이 interview
영화 가네코의 영치품 매점으로 8년 만의 영화 주연을 완수한 마루야마 류헤이. SUPER EIGHT 멤버로서의 음악 활동에 버라이어티 등 다채로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연기자로서의 인상은 그다지 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실은 배우 마루야마 류헤이를 높이 평가하는 소리는 적지 않다.
그런 그가 자신의 대표작이 되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강한 생각으로 임한 가네코의 영치품 매점. 형무소나 구치소에의 반입 대행이라는 직업을 통해서 현대 사회를 비추는 이 작품에 대해 마루야마가 이야기해 주었다.
Q. 처음에 각본을 읽고 어떤 인상을 받았나?
애초에 영치품 매점이라는 직업이 존재하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우선 제목부터 어떤 직업일까에 대해 생각했다. 촬영 현장에서 간신을 자주 준비했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간식 준비를 대행하는 일인 줄로 알고 있었다. (웃음)
읽어 보니, 사회에 정말 큰 기여를 하는 직업이었다. 영화에서도 그려지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편견에 노출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담장 안에 있는 사람들도 물론 각양각색이고, 그들이 저지른 죄도 각자 다르다. 그런 사람들에게 영치품을 넣는 일 자체에 대해 죄를 짊어진 사람이라는 시선이나 피해자 측의 시각도 영화 안에 함께 담겨 있어서 단순히 직업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족, 이웃과의 관계, 더 나아가 사회 전체와의 관계까지 정말 세심하게, 게다가 서스펜스까지 섞어서 그려졌다는 점이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느낀 인상이었다.
그만큼 굉장히 보람 있는 작품이고, 개인적으로 말하면 배우로서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하는 이상은 온몸과 마음을 다 쏟아부어야 한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Q. 가네코 신지라는 남자는 자신도 복역했던 과거가 있고, 그때 구원받은 경험이 있어서 삼촌에게서 가게를 물려받아 영치품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아들의 소꿉친구 소녀가 참혹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여러 가지 감정과 맞닥뜨리게 된다.
상상만으로는 연기하기 어려운 역할이었다. 현장에서 태어나는 것들... 결국 혼자 연기하는 게 아니라 영화 속에서 맞부딪치는 어머니, 아들, 주변 사람들과 함께 최대한 상상을 뛰어넘는 순간 같은 것을 찾아가며 연기했다. 연기를 할 때는 상상한다기보다는 현장에서 체감한다는 감각으로 뭔가를 억지로 짜내기보다는 그렇게 돼버린... 것과 같은 그런 경지를 목표로 삼아 연기했던 것 같다.
아버지가 되어본 적도 없고, 가정을 가져본 적도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가네코라면 이렇게 돼버리는 게 아닐까? 라는 것을 최대한 정성껏 가네코로서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Q. 기타무라 타쿠미 씨가 연기한 아들의 소꿉친구를 참살한 범인 코지마와 구치소의 면회실 아크릴 유리 너머로 마주하는 장면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촬영에 임했나? 사전에 기타무라 씨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도 궁금하다.
서로의 역할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아마 하루 만에 다 찍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극 중에서의 면회 장면은 3번이고,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단계가 변해간다. 촬영할 때는 상대가 어떻게 나올까? 그럼 이렇게 해야지 같은 걸로는 따라갈 수 없고, 결국 뭔가를 찍는다는 의식이 있는 시점에서 이미 그건 자연스러운 의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때는 이런 마음으로 이렇게 해야지 같은 식으로 연기한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완성된 작품을 보고 나서야 나도 아, 이런 느낌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카메라 테스트 때는 코지마를 보고, 와, 이런 사람인 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고, 시제로 마주했을 때는 마루야마 류헤이로서 기타무라가 이 역할을 어떻게 구축해 왔을까?라는 흥미가 생겼다. 하지만 힘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분노라는 한 가지 감정만 있던 건 아니었다. 가네코로서 상대의 감정을 읽을 수 없었고, 미리 계획을 세우고 연기한다기보다는 이 자식,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같은 느낌으로 갈등이나 혼란 같은 여러 감정이 내 안에 뒤섞인 상태로 주고받았던 것 같다.
Q. 기타무라 씨가 만들어낸 코지마라는 인물상은 관객에게 큰 중격을 줄 것 같다.
그걸 이질감 없이 해낸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만들어낸 광기 어린 인간이라든지, 괴짜 같은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그게 다 드러나서 아, 누군가의 무언가를 따라했네, 하고 관객이 눈치챘을 것이다. 하지만 기타무라가 연기한 코지마는 그런 게 아니라 이런 녀석이 실제로 있긴 한 거야...? 그래도 사람이구나... 하고 분명히 인간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다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참 신비한 느낌이었다.
Q.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학교로 들이닥치는 등, 자기 스스로도 억누를 수 없는 분노를 안고 있다는 점도 신지라는 인물의 큰 특징이다. 촬영 기간 동안 역할이 빠져 짜증이 나거나 화가 치밀었던 적이 있었나?
있었을 것이다. 이제 와선 그런 것도 다 잊어버렸지만. (웃음) 그래도 촬영 기간 동안은 일상 속 어딘가에 항상 가네코 신지를 품고 있으려고 노력했다. 그게 나한테는 작품과 마주할 때 느끼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일상부터 최대한 가네코 신지로 있으려고 하면,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변경이 생겨도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다.
Q. 이 작품에서 가네코 신지로서 살아간 시간을 통해 희망이나 구원을 느낀 부분이 있었는지?
눈에 보이지 않는 다정함, 눈에 보이지 않는 잔혹함 같은 걸 인간은 누구나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열심히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선택하면서 살아가는 것밖에 없다. 그건 굉장히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소중한 것을 지켜나가다 보면,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게 또 그렇게 예쁜 말 한마디로 정리될 수 없는 게 인생이고, 인간관계라는 걸 새삼 실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부모님을 생각하거나,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리거나 하는 순간들이 촬영 기간 중에도 영화가 완성된 후에도 있었다. 지금 나이가 되어 부모님과 마주한다는 시간을 이 영화 덕분에 아주 조금이나마 가질 수 있었고, 실제로 그런 행동들을 해보기도 했다.
Q. 최근에는 연극에 1년에 1~2편 정도 출연하고 있지만, 영화 주연은 도둑 배우 이후 8년 만이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 배우라는 일의 재미나 배우 일이 본인에게 주는 영향이 있다면?
배우로서 여러 역할을 맡게 되면, 그 역할에 따라 몸이 굉장히 변화하는 게 재밌다. 마음이 변하면 몸도 변한다는 현상이 일어난다. 얼마 전 시대극을 했을 때는 자연스레 평소에도 그런 걸음걸이를 하게 되었는지 종아리가 엄청 두꺼워졌다. (웃음) 다른 인간을 연기함으로써 물리적으로 신체의 형태가 바뀐다는 게 정말 흥미롭다.
또 역할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역할을 만들어가고 있을 때는 오히려 마루야마 류헤이로 있는 것이 불안해진다. 그 배역에 걸맞은 나로 있지 않으면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언제든 마루야마 류헤이로 돌아올 수 있는 상태라는 게 오히려 무섭게 느껴질 때도 있다. 물론 그동안에도 다른 일이 들어오면 일단 돌아온다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그 역할과 나 자신의 왈래가 어려운 부분은 아직 미숙하다고 느끼고, 앞으로 더더욱 다양한 경험을 쌓고 파고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예전에는 괜히 진지한 척하고, 가면을 쓰고... 그 가면을 너무 많이 써서 뭔가 정체불명의 동물 같은 상태가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아마 그걸 계속 이어갔으면 진짜 나를 잃고 전혀 다른 생물체가 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역할을 만들어가는 과정, 즉 준비 단계가 가장 즐겁다. 실제로 연기하고 있을 때는 잘 모르겠다. 감독의 OK만이 답일 뿐이고, 연기하는 쪽이든 기술적인 쪽이든 각자 장인의 마음가짐으로 프로페셔널하게 자신의 최대치를 쏟아붓는 작업이고, 시행착오 속에서 바늘구멍에 실을 꿰는 듯한 작업의 반복이라고 생각한다.
감독 / 각본 후루카와 고 comment
조감독으로 참여하던 어느 날, 구치소 근처에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는 한 영치품 매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조사해 나가는 과정에서 영치품 대행업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고, 요즘처럼 세컨드 찬스에 너그러울 수 없는 사회 분위기에 작은 돌을 던질 수 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 사이 저 자신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변해가는 가치관과 함께 이야기 또한 점차 변해갔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영치품 매점과 그 주변 사람들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 혈연이란 무엇인가, 가정환경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마루야마 류헤이 씨를 비롯한 훌륭한 배우진과 사랑스러운 스태프들과 함께 만들어낸 이 작품을 부디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봐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감독 후루카와 고 interview
Q. 실제로 영치품 매점을 직접 보신 것이 이번 작품의 이야기로 이어졌다고 들었다.
감독 : 조감독으로 참여한 작품을 촬영하던 중, 구치소 근처에 있는 영치품 매점이 눈에 띄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면회를 가는 사람들이 스스로 준비한 물건을 직접 넣어주는 줄 알았기 때문에 왜 이런 대행업자가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여러 가지를 조사해 나가는 동안, 세상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결코 없어져서는 안 될 직업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예전에 조감독을 맡았던 굿바이(おくりびと, 2008)에서 장례업자와는 또 다른 장의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사실에 큰 감명을 받았던 경험도 있었고, 그래서 이걸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각본을 쓰기 시작했다.
Q. 각본 완성까지 11년이 걸리셨다고 들었다.
감독 : 제로에서 출발한 오리지널 각본이었기 때문에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좀처럼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없어서 시간이 흘러갔다. 그 사이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나의 가치관이 변한 것도 매우 컸다. 내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느꼈던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살아있는 한 반드시 이 아이를 지켜주겠다는 강렬한 감정은 가네코가 카즈마에게 품고 있는 마음에 그대로 녹여냈다. 그때 비로소 이야기가 지금의 구성으로 딱 맞아떨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Q. 캐스팅에 대해 듣고 싶다.
감독 : 내 인생을 걸고 영화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진심으로 승부를 걸어줄 사람이 아니면 싫다는 생각이 먼저 있었다. 싸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분들이 출연해주었으면 했다.
마루야마 류헤이 씨는 프로듀서의 소개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에 임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들었을 때 그 표정이 정말 인상적이어서 그때부터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마치 진검승부의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프로듀서로부터 가네코 역으로 추천받았을 때는 꼭 부탁드리고 싶었다. 다만 그룹 활동도 병행하고 계셔서 매우 바쁜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선 각본만이라도 읽어봐 주십사 하고 보냈는데 굉장히 빠르게 이런 역할을 꼭 연기해보고 싶었다는 답장을 받았다.
마키 요코 씨는 이번에 처음 뵈었지만, 그동안 작품들을 보면서 확실히 싸워줄 수 있는 분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캐스팅 후보로 이름이 올랐을 때는 주저 없이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Q. 두 분 외에는, 조감독으로 참여하신 작품에서 함께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감독 : 테라오 아키라 씨는 맞춤 각본이었다. 테라오 씨는 정말 대선배이시기 때문에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고, 함께할 수 있어 매우 기뻤으며 그 자체로 행복했다. 각본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을 주셨는데, 어느 날 밤 갑자기 전화가 걸려와서 지금부터 대사를 읽을 테니 들어보라고 하셨다. 전화기 너머로 갑자기 진지하게 연기를 시작하셨고,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진심 어린 태도에 감동했다.
마찬가지로 기타무라 타쿠미 씨도 맞춤 각본이었다. 기타무라 씨와는 도쿄 리벤저스 등 여러 작품에서 함께하며 서로의 인간성을 잘 알고 있었기에 새로운 영역이라 불릴 만한 배역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해 연기자로서 폭을 넓히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 배역을 썼다. 나로서는 뭐든 할 수 있는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아직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이런 역할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세상 사람들과 기타무라 씨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머리카락도 길러가며 기다려주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그의 진심이 느껴져 무척 기뻤다.
Q. 촬영 전, 마루야마 씨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감독 : 마루야마 씨와는 크랭크인 전에도 여러 차례 만나, 서로의 성장 배경이나 인생관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기에 서로를 잘 이해한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섬세하고 고집이 강하면서도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정말 존경할 만한 분입니다. 마루야마 씨는 가네코라는 인물 안에 내가 투영되어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고, 그래서 나를 관찰하는 것이 캐릭터 연구의 한 과정이었다고 하셨다.
Q. 마키 요코 씨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감독 : 미와코는 장면에 따라 소심해지기도 하고 강경해지기도 하며, 감정의 기복이 큰 여성이다. 그녀의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런 성격이 되었는지에 대해 설정표를 작성해 마키 씨에게 전달했다. 내일의 당신과 지금의 당신은 다르다, 그것이 인간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나눴었다.
Q. 기타무라 씨의 배역은 특히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감독 : 기타무라 씨에게는 음악을 만나지 못한 톰 요크를 상상해 달라고 부탁했다. 코지마의 오른쪽 눈은 어릴 적부터 수술을 여러 차례 받은 톰 요크 이야기를 참고했다.
Q. 촬영 중 특히 신경 쓴 장면이 있다면?
감독 : 가네코가 어머니를 경찰서까지 데리러 가서 차에 타고 대화하는 장면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긴 원테이크 장면인데 어머니와 아들이 대면하는 장면은 이 한 장면뿐이다. 두 분에게 가네코가 태어나고 41년 동안의 부모와 자식의 역사를 보여 달라고 압박을 줬다. (웃음) 이 작품이 영화 데뷔작인 사치 역 가와구치 씨에게도 매우 어려운 장면이 있었는데 보는 순간 살짝 떨리는 표정을 지어주었다.
Q. 아역 미우라 씨에게는 어떤 연기지도를 했는지?
감독 : 그 친구는 천재다. 오디션 때부터 확연히 뛰어났다. 아역 배우는 한 번 잘한 연기를 두 번째는 못할 때가 많은데, 그는 몇 번이고 높은 완성도의 연기를 해 놀랐다. 이야기 이해도 또한 높아서 가네코를 하교할 때만 아버지라고 부르고, 평소에는 아빠라고 하는데 별다른 설명 없이 이건 사람들 앞이니까 그렇죠? 알겠어요, 라고 말했다. 지도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Q. 촬영에서는 어떤 점을 의식했나?
감독 : 이번 작품에는 일본 영화계에서 이제 전설로 자리잡아가는 분들이 스태프로 모여주셨다. 2003년에 제작 진행 수습생으로 참여한 이래 많은 작품에 관여했고, 그때 만난 분들이 달려와 주셨다. 촬영의 에자키 토모오 씨와 조명의 미요시 아키타카 씨도 마찬가지인데,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번 영화는 저와 에자키 씨의 바람으로 시네마스코프 사이즈로 찍었다. 그래서 아나모픽 렌즈를 사용해 촬영했다. 저희가 어릴 적 보던, 영화다운 영상미에 집착했다. 이 카메라 특유의 빛과 왜곡 효과에 관해서는 에자키 씨와 미요시 씨가 다양한 볼거리를 실험에 넣어주셨는데, 꼭 큰 스크린에서 만끽해 주셨으면 좋겠다.
Q. 가게의 위치나 분위기 모두 가네코 영치품 매점의 풍취가 정말 훌륭했다.
감독 : 구치소로 설정할 수 있는 장소 근처에서 주거와 일체형인 가게를 찾아달라고 제작팀에 부탁했더니, 좋은 곳을 찾아와 주었다. 실제로 상점과 주거가 한 건물로 이어져 있었고, 근처의 콘크리트 담장이 구치소 담장처럼 보이게 꾸밀 수 있었다. 언덕 중턱에 위치한 건 우연이었지만, 화면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장면이 되었다. 그곳을 빌릴 수 있게 되었을 때, 스태프 모두의 사기가 확 올라갔다.
Q. 편집에서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감독 : 가장 주의한 건 나의 감각만으로 편집하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직접 각본을 쓰고, 0에서 1을 창조해냈지만, 내 안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기술적인 면을 조금 말씀드리자면, 가네코와 코지마가 서로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라는 점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가네코 역시 단 하나의 선택만 잘못했다면, 코지마처럼 더 큰 길을 그르쳤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코지마가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잠깐 입꼬리를 올리는 순간, 아들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가네코로 전환되는 편집 흐름 같은 것이 그 예이다.
Q. 몇 번 등장하는 깨진 화분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감독 : 세상의 차가운 시건을 상징한다. 꽃의 종류까지 전부 신경 썼는데, 꼭 필요했던 건 하얀 데이지였다. 하지만 촬영 시기에는 팔고 있지 않아서 건물 옆에서 따로 재배까지 해주셨다. 데이지의 꽃말은 평화이다. 나는 영화 덕분에 나의 인생이 구원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는 이상, 그저 대충 열정만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꽃 한 송이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생각해서 만들자고 마음먹었다.
Q. 주제가를 SUPER BEAVER에게 의뢰하게 된 경위는?
감독 : 도쿄 리벤저스 버전의 뮤직 비디오를 제작했던 인연으로 부탁하게 됐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의 인기가 너무 대단해서 아마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즉답으로 수락해 주셨다. 그분들은 원칙에 어긋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서 정말 기쁘고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Q. 지금 이 시대에, 이번 작품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지?
감독 : 저는 지금의 세상이 냄새나는 것은 뚜껑을 덮어버리고, 그 자리를 슬쩍 떠나버리는 사회가 되어버렸다고 느낀다. 하지만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들은 심장이 멈추는 그날까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눈앞의 일에 진심으로 마주하며 살아가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나와 입장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는 밝게 다녀왔습니다라고 가족에게 말할 수 있는, 바로 SUPER BEAVER의 노래 가사처럼 강하고도 다정해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분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그런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좀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지금, 필요한 영화.
정의의 악의.
위선을 관통하는 아크릴판 너머의 기만.
상당히 무거운 사회파 영화.
전체적으로 너무 무거워.
가족이라는 각각의 존재.
혹평도 있지만, 생각하게 되는 좋은 영화.
보기 전과 후에 이상을 느끼는 방식이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작품.
인생의 영양분이 되는 영화.
매일을 소중하게 보내자고 생각하게 되는 영화.
괴로움 속에 있는 작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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