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생각 없이 길을 걷다 보면,

     

    | 2010년의 어느 날.

     

    별생각 없이 길을 걷다 보니, 그냥 스쳐가기 힘든 풍경을 만났다. 괜스레 그 풍경 속에서 머물러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들고, 그와 동시에 조금은 거리를 둔 채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자꾸만 눈길과 발길, 마음까지 멈칫멈칫하게 하는 풍경. 분명 매일 지나치는 길이었는데, 어째서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을까. 꼬박꼬박 몇 년을 매일 2번씩 오갔건만. 기억에 남지 않았던 건 나의 일상 쳇바퀴가 한쪽 방향으로 쉼 없이 돌기만 해서였을까,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봐서였을까.  어딘가로 가기 위해 그저 발걸음만 재촉하면서 놓친 풍경이 이렇게 예쁘게 보일 줄이야. 나는 왜 인생을 전력질주했을까. 왜 인생을 '긴 산책'처럼 받아들이지 못했을까. 바보처럼. 이제라도 나만의 속도로, 내가 원하는 대로 산책하듯 인생을 보내야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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