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Stay Mum, かくしごと, 2024년 6월 7일 일본 개봉)

    일본 포스터

     

     

    광고와 뮤직 비디오 등에서 활약해, 장편 데뷔작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사랑(生きてるだけで, 愛.)으로 주목을 끈 영상 크리에이터 세키네 코사이(関根光才)가 안을 주연으로 맞이하여 작가 키타쿠니 코지(北國浩二)의 소설 거짓말을 영화화한 휴먼 미스터리.

    침묵 작품 줄거리

     

    그림책 작가 치사코는 오랜 세월 절연 상태였던 아버지 고조의 간병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치매를 앓아 치사코도 딸로 인식할 수 없는 코조와의 생활에 허덕이는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치사코는 사고로 기억을 잃은 소년을 돕는다. 소년의 몸에는 무수한 학대의 흔적이 있었다. 치사코는 수난사고로 잃은 아들 준이 겹쳐져 엄마라는 거짓말을 하고, 소년에게 타쿠미라고 이름 붙여 함께 살기 시작한다. 치사코와 코조, 타쿠미 세 사람은 어색하면서도 마음을 나누며 가족으로서의 생활을 지낸다. 

     

    스포주의 ) 작품 해설

     

    | 치사코의 삶과 죄책감으로부터의 해방 |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의 간병을 위해 마지못해 고향으로 돌아온 치사코. 간호 인정을 받고 빨리 시설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아버지를 돌보기 시작한다. 치사코는 아버지의 기대에 못 이겨 도망치듯 고향을 뛰쳐나와 학창시절 결혼을 했다. 그림책 작가로서 바쁘게 지내면서도 열심히 육아에 임하던 중, 불운한 수난 사고로 아들 준을 잃고 만다. 슬픔에 잠긴 치사코에게 아버지는 따끔한 말을 퍼부었고, 이것이 두 사람에게 큰 앙금이 되고 있었다. 

     

     

    자신의 딸로서 인식할 수 없게 된 아버지와의 여의치 않은 나날 속에서 치사코는 지켜야 할 대상이 되는 소년을 만난다. 소년은 이누카이 요이치라는 이름으로 인근의 강에서 행방불명이 되었고, 소년은 기억을 잃고 있었다. 소년의 신체에는 심한 학대의 흔적이 있었고, 요이치의 집을 방문한 치사코는 요이치가 자라온 열악한 환경을 실감한다. 

     

     

    치사코는 소년에게 타쿠미라는 이름을 주고, 잃어버린 아들 준을 겹치면서 함께 살기 시작한다. 어머니와 아들로서 타쿠미와 함께 살면서, 치사코는 자신과 아버지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받아들이게 된다. 세 사람은 비록 비뚤어져있지만, 가족으로서의 생활을 보내게 된다.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자신의 미숙함으로 아들 준을 잃은 것. 치사코는 죄책감을 안고 인생을 살아왔다. 그런 그녀의 죄책감은 타쿠미와의 생활로 조금씩 녹아든다. 어머니로서 타쿠미에게 보이는 표정은 온화한 것으로, 그녀에게 있어서 타쿠미와의 생활이 얼마나 중요했는지가 뼈저리게 전해져 온다. 

     

     

    | 세 사람의 행복한 나날 | 

     

    병세가 악화되어 지갑이 없다고 난리를 피워 치사코를 도둑 취급하거나, 주전자를 불에 올려두는 아버지. 치사코는 휘둘리면서도 주치의 카메다의 너무 성실한 성격 때문에 응석받이로 증상이 생긴다는 말을 듣고 아버지에 대한 시선이 변화해 간다. 

     

     

    치사코는 아버지, 타쿠미와 함께 낚시를 하러 가거나 점토놀이를 하는 등,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3세대의 가족으로서의 즐거움을 맛보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자신이 아버지와 하지 못했던 놀이나 손자로서 예뻐해 주지 못했던 아들 준의 존재 등, 앙금이 되었던 후회를 조금씩 되찾아간다. 

     

     

    | 결말, 갑자가 안고 있는 침묵에 대하여 |

     

    가족으로서 행복한 생활을 보내는 나날은 갑자기 깨진다. 타쿠미의 진짜 아버지인 이누카이 야스오가 세 사람이 사는 집을 찾아가 1억엔에 타쿠미를 팔겠다며 치사코에게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치사코를 돕기 위해 타쿠미는 야스오의 등에 단도를 꽂는다. 피를 토해내고 쓰러지는 야스오. 치사코는 단도를 주워 야스오의 가슴에 꽂고, 최후의 일격을 가한다. 치사코는 아들을 지키고 싶다는 일념으로 광기마저 느껴지는 어머니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타쿠미를 감싸 자신이 죽였다고 증언해 살인죄로 재판을 받는 치사코. 타쿠미를 자신의 아들이라고 세뇌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타쿠미는 자신도 증언하겠다며 재판에 출석한다. 그곳에서 타쿠미는 자신이 야스오를 죽였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이름은 이누카이 요이치라는 것, 하지만 자신의 어머니는 치사코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치사코의 눈동자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침묵(=숨겨진 일). 치사코는 타쿠미에 대해 타쿠미는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침묵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쿠미는 기억이 돌아오고 있었고, 치사코에 대해 치사코가 진짜 엄마가 아님을 알고 있다는 것을 침묵하고 있었던 것이다. 

     

    치사코와 타쿠미의 부모 자식 관계는 치사코 뿐만 아니라 서로의 비밀에 의해 성립되어 있었다. 아름답게 담긴 일본의 여름 풍경 속에서 그려지는 유사 가족의 생활. 삐뚤삐뚤해도, 범죄였어도, 거기에는 행복한 가족이 분명이 존재하고 있었다. 

     

    한편, 아버지도 줄곧 마음에 간직하고 있던 비밀이 있었다. 그것은 치사코를 아내로 착각하여 진심을 쏟으면서 밝혀진다. 치사코에게는 아버지는 완고하고 엄격한 존재였지만, 처음으로 아버지의 연약한 일면을 보게 되었다. 주치의 카메다는 성실하고 실패를 쉽게 인정받지 못하는 성격의 인간에게 있어서 치매는 구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치매에 의해서, 그리고 치사코와 타쿠미와의 생활 속에서 조금씩 변화해 간 것에 의해서 마음속 깊이 숨겨진 일을 토로할 수 있었다. 

     

    야스오는 친 아들이 아닌 타쿠미를 학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타쿠미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치사코는 타쿠미와 부모와 자식으로서 마음을 통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핏줄인 치사코와 아버지는 오랜 세월에 걸쳐 엇갈렸고, 타쿠미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아직 앙금을 남긴 채였을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는 가족, 핏줄의 관계에 대해 다시 묻는 작품이다. 

     

    침묵 등장인물 / 출연 배우 코멘트

     

     

    안 (杏) / 사토야 치사코 역

     

    그림책 작가로 과거에 상처를 가진 여자. 아버지의 간병을 하기 위해 돌아온 시골에서 학대를 당한 소년과 만나 엄마라고 거짓말을 한다.

     

    안 코멘트 : 어려운 상황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어쩌면 지금의 저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역할에 도전했습니다. 치사코의 행동은 과연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보는 분도 나 같으면 어떻게 할까 등을 다 보고 난 후에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영화입니다. 아름다운 일본의 여름이 그려진 영상 속에서 거짓말과 애정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예상하면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카스 토마 (中須翔真) / 이누카이 요이치 & 사토야 타쿠미 역

     

    사고로 기억을 잃고, 치사코와 함께 살게 되는 소년.

     

    나카스 토마 코멘트 : 출연이 결정되었다고 들었을 때는 너무 기뻤습니다. 대본을 읽지 말고 오라고 감독님이 말씀하셔서 굉장히 불안했지만 감독님, 스태프, 안 씨, 오쿠다 씨, 공동 출연한 여러분이 잘 대해 주셔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츠카와 아이미 (佐津川愛美) / 노노무라 히사에 역

     

    치사코의 친구. 치사코의 거짓말을 유일하게 아는 인물.

     

    사츠카와 아이미 코멘트 :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아, 제대로 영화를 찍고 있구나 하고 진심으로 느낀 촬영 기간이었습니다. 사랑이란, 가족이란, 다 보았을 때에 넘치는 기분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꼭 극장에서 조용히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코 요시 (酒向芳) / 카메다 요시카즈 역 

     

    마을의 유일한 의사. 치사코의 아버지 코조와는 오랜된 사이로 코조의 치매도 진찰하고 있다. 

     

    사코 요시 코멘트 : 굴러가는 거짓말이라는 작은 구술은 언덕을 내려갈수록 커진다. 이윽고 내 손으로는 밀어낼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거짓말 구슬은 이제 언덕 위로 밀어낼 수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하나가 아닌 것 같다. 보는 사람의 수만큼 있지 않을까.

     

     

    안도 마사노부 (安藤政信) / 이누카이 야스오 역

     

    소년의 아버지. 소년을 학대했던 듯 하다.

     

    안도 마사노부 코멘트 : 이 작품의 각본을 읽었을 때 몇 번이나 울었는지 셀 수 없었습니다. 고독 불안 거절 공감.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느낌, 온기가 담긴 사람의 마음에 상처가 회복되어 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작품으로 꼭 출연하고 싶었습니다. 

     

     

    오쿠다 에이지 (奥田瑛二) / 사토야 코조 역

     

    치사코의 아버지. 치매를 앓고 있으며, 치사코와는 오랜 기간 불화가 있었다. 

     

    오쿠다 에이지 코멘트 : 사람에게는 각자의 등이 있다. 엄마로서, 딸로서, 아빠로서, 그리고 어린아이의 등. 일상, 그들의 등에는 몇 가지 분위기가 있다. 그 분위기를 이 영화 침묵이 말하고 있다. 당신은 가까운 사람의 분위기를 느끼고 있습니까?

     

    감독 & 원작자 코멘트

     

     

    세키네 코사이 (関根光才) 감독 코멘트 

     

    원작을 읽고, 이것은 개인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소재라고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치사코의 행동은 사회적으로는 허용되지 않지만, 가혹한 상황에 있는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현실에서는 무리지만 영화 속에서 그 마음이 전달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가능성이 제시되면 상처가 아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생생한 감정을 연기하는 안 씨를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원작자 키타쿠니 코지 (北國浩二) 코멘트 

     

     

     

    이것은 갈등의 이야기. 부모와 자식의 유대, 범죄, 간병, 치매, 학대 등 다양한 요소가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등장인물 각자가 고뇌 속에 갈등한다. 그 중에서도 주연인 안 씨는 그 흔들리는 마음을, 또 어머니로서의 사랑과 결의를, 게다가 딸로서의 생각까지 훌륭하게 표현해 끌린다.

     

    소설과 다른 라스트 신에는 앞으로 치사코와 소년이 어떤 길을 갈지 상상력이 떠올랐다. 거짓말이 아닌 숨김의 세계는 사람이 평소 감추고 있는 감정이 드러나고 죄와 사랑, 분노와 슬픔, 후회와 희망, 그리고 다정함이 넘쳐나는 세계다. 나는 몇번인가 눈물을 흘렸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눈물이었다. 

     

    안 인터뷰

     

    과장이 아니다. 가슴이 울리는 영화의 결정판이라고 해야 할 영화 침묵. 학대받은 소년과의 만남, 그리고 부모의 간병. 안이 연기하는 치사코를 둘러싼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고, 영화 첫머리부터 쭉 몰입하게 된다. 

     

     

    각본을 읽었을 때, 먼저 느낀 점을 알려주세요. 

     

    처음 읽었을 때, 라스트 신을 그리는 법이 너무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그 후에, 원작을 읽었더니 라스트 이후으로 이야기는 계속되지만, 각본을 맡은 세키네 감독님의 라스트가 매우 깔끔하다고 생각했고, 더욱 여운이 남는다고 느꼈습니다. 각본의 마지막 장면에 큰 충격을 받았고, 그것이 이 작품에 참가하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영화를 보니, 라스트 장면에서 엔드롤과의 연결이 굉장히 훌륭합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치사코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 씨는 치사코의 선택이나 행동을 어떻게 느꼈습니까?

     

    실제로 뉴스 등에서 보고 듣고, 작은 아이나 동물 등 입장이 약하거나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말려들어 버리는 존재에 대해,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마음속에 생각이 강해진 것이라고 할까, 생각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때에 치사코라는 캐릭터가 제가 뛰어들었습니다.

     

    어떤 슬픈 배경을 가진 치사코는 사회적 윤리나 규칙을 뒤집어서라도 지금 눈앞에 있는 생명을 구하려고 합니다. 저라면 분면 우선 윤리나 룰에 비추어 행동을 해 버릴 거라고 생각해요. 치사코는 보통이라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해 나가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 치사코를 역시 저도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이 작품에는 만약 나라면? 하고 들이대는 파워가 있습니다.

     

    항상 뉴스를 보면서 마음으로는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어도 실제로는 할 수 없어요. 그것을 치사코가 이루어 주었다고 할까요. 선악은 차치하고 법에 닿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선은 이 아이를 살리는 것을 똑바로 체현한 치사코의 행동력은 역시 대단하고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각본을 읽는 순간, 바로 치사코를 연기하고 싶어진 것은 아닐까요?

     

    그렇지는 않았어요. 이 작품은 소년을 연기한 토마 위주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라스트 신에서는 저는 어떤 감정이 제일 먼저 나오는지 전혀 몰랐어요. 그랬더니 토마의 담담한 연기라고 할까, 표현에 등에 낙술물이 떨어진 것처럼 아찔하고 무섭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사랑이나 슬픔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무섭다라는 감정이 처음에 확 들어오면서 그런 감정을 갖게 된 라스트 신에서 이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미스터리 작품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소년에게 치사코가 너는 내 아이라고 말하는 순간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심지어 그 후에 엄마라고 부르라고 치사코는 겹치듯이 말합니다. 그 장면은 굉장히 죄가 깊다고 생각했어요. 그 대사는 저도 연기하면서 말하기 곤란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엄마라고 불러줄 때 떨리는 그럼 감정이 때문에 그 장면은 돌아볼 때마다 매번 너무 눈물이 납니다. 

     

     

    감독님께서 대본 그대로가 아니라 안 씨의 말로 대사를 해달라고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뉘앙스가 맞으면 세부적인 대사는 달라도 된다는 정도지만 어쨌든 삶의 감정을 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너무 리허설이나 테스트를 하지 않고 아주 자연스러움을 중시해서 찍어 주셨습니다. 카메라 앞에서의 삶의 감정을 중요하게 싱각하셨고, 각본도 감독님이 쓰셨기 때문에 의문이 생겨도 해결이 빠르다고 할까, 굉장히 말하기 쉬웠습니다. 

     

    아버지의 치매라는 문제도 굉장히 리얼리티가 있었습니다. 치사코와 아버지에 대해 느낌 점을 알려주세요.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다지 자세히 묘사되어 있지 않지만, 치사코의 아버지는 정말로 정정하고 위엄이 있으셨던 분이셨을 겁니다. 엄격한 아버지에게 억압당했다는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치사코가 점점 아이로 돌아가는 아버지와 대치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죠. 자신이 알고 있는 아버지가 점점 무너져가는 슬픔과 당혹감도 있었겠지만, 누구나 직면할 수 있는 문제이고 앞으로 더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 역을 맡은 오쿠다 에이지 씨가 사실적이고 훌륭했습니다. 

     

    이번 현장에서 오쿠다 씨는 아버지로서의 캐릭터를 뽑지 않고 계속 아버지 그대로 계셨습니다. 그 몰입법은 굉장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도 신선한 인상 그대로 현장에 계속 있을 수 있었습니다. 각자가 접근하는 방법이 있고, 각자 모두가 그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치사코에게 엄마라고 말하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치사코에게는 처음으로 아버지의 감정이 보였다고 할까, 처음으로 제대로 말다운 말을 주고받은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치사코는 계속 아버지에게 위로받지 못하고, 상냥한 말을 건네받지 않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니까요. 단절의 기간이 있고, 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후에야 치사코는 아버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잔인한 것 같기도 하지만, 인생이란 이런 것의 반복이지 않알까 해요. 분명 앞으로 저도 아이들에게 그때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는 말을 하거나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저는 여러가지를 하고 있었는데, 부모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그런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치사코를 연기하고 있는 기간 중에는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것 같은 압박감이나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따라다니기도 했습니까?

     

    아니요. 치사코는 저와 겹치는 것이 아니라 치사코라는 친구가 계속 함께 있는 것 같은 기분에 가까워요. 그래서 치사코의 인격을 존중하고 싶다, 치사코를 더 알고 싶다, 잘 부탁해, 이런 느낌이었어요. 치사코에게 있어서 즐거운 추억이나 눈물의 추억을 가득 떠올리는 그런 망상에는 꽤 많은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이번에는 특수 기능이 필요한 역할이 아니기 때문에 사전 준비는 없었지만, 사실 누구에게도 비밀스러운 무언가를 안고 있는 기분을 가지려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타투 스티커를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배에 붙이고 있었습니다. 역할에 살린다기보다는 약간의 장난기랄까요. 참고로 바다와 태양 무늬의 스티커였습니다. 

     

    독특한 시도네요. 그럼 지금까지도 뭔가 한 것이 있나요?

     

    한여름의 방정식에서는 계속 십자가를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역할 의상을 벗을 때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재빨리 가방에 넣었어요. 그것도 장난기 같은 것이지만, 약간의 비밀을 가진 스릴 같은 것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런 걸 좀 해보고 싶어져요. (웃음)

     

     

    이 작품은 영상의 아름다움에도 눈길이 끌렸습니다. 현장은 어떤 느낌이었습니까?

     

    촬영은 8월의 끝자락이라 해가 빨리 지고, 그 와중에 감독님이 자연광에 매달리다보니 현장은 빛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밝을 때 찍고자 했던 것이 그 계절의 일본 여름의 습도감, 피부에 땀이 차는 듯한 광경이나 풍경, 분위기가 굉장히 자연스럽게 비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이라도 스케줄이 어긋났다면 그 계절감은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모든 것이 잘 조합되어 기적 같은 영상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종반, 어떤 충격적인 장면이 있어서 치사코가 무심코... 라는 결정적인 순간에 비가 내렸습니다. 그건 연출이 아니라 진짜 그 순간에 내리기 시작해서 그 후에 순식간에 어두어졌습니다. 그대로 크랭크업이 되었는데 그야말로 기적이었습니다. 현장에서도 모두들 대단하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역시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봤으면 좋겠습니다. 

     

     

     

    작품의 또 다른 테마인 간병은 육아와 달리 끝이 보이지 않는 만큼, 보다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 떠안지 않고, 누군가를 의지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간호를 하는 입장이 되어도, 행정이나 프로의 손을 가능한 한 빌려서 의지하고 싶습니다. 제가 반대로 간호를 받는 입장이라고 해도, 그렇게 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일은 많이 있겠지만,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저도 앞으로의 여러가지를 상상하고 준비를 해둬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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