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맛집 용바위골 막국수 | 군두부 최강 & 메밀 막국수 & 메밀 만두국
- FOOD 음식 !
- 2022. 5. 26.
기존의 유명했던 맛집들이 장사가 안 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용바위골 막국수도 예전엔 춘천맛집 중의 맛집으로 이름을 날렸던 때가 있었다. 메밀 막국수와 메밀 만두국으로 이름 날리고, 보쌈 맛을 본 사람들은 다시 발걸음하기 바빴던 그런 맛집.
다시 찾은 용바위골 막국수 집은 너무도 조용했다. 일요일 오전 11시 50분. 우리가 용바위골 막국수의 첫 손님이었던 것 같았다. 가게 바로 앞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안으로 gogo!
우리는 '보쌈'도 먹고 '막국수'도 먹겠다며 이 집으로 향했다.
가게 안을 보면 세월이 그대로 묻어난다. 2018년, 곳곳의 맛집은 신식화되어 갔지만, 이 집은 허름한 시골 할머니집 그대로. 우리 가족은 신발을 벗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우리의 목적은 1. 보쌈 2. 막국수 3. 만두국 4. 군두부. 그러나 보쌈이 안 된다고 하여 막국수 2개, 메밀만두국 2개, 군두부 1개, 감자전 1개를 주문했다.
방안은 말 깔끔하면서도 허름했다. 곳곳의 먼지나 더러움을 못 견디는 사람들은 아마도 이곳에 오면 불평부터 터트릴지도.
가장 먼저 나온 것은 군두부. 기름을 잔뜩 먹인 무쇠판 위에 두부 4쪽. 그 아래 들기름이 뿌려져 있다. 휴대용 버너에 불을 켜고, 구워 먹기만 하면 된다.
두 번째 등장한 메뉴는 감자전! 이 감자전의 맛은 먹어본 자만 안다! 용바위골에서 음식을 하시는 분은 허리가 잔뜩 굽은 할머니. 정말로 팔순 외할머니가 해주는 음식 같다.
김치가 정말 훌륭했다. 엄마 왈 '김치가 환상이야!' 그랬다. 정말로 김치가 맛있었다.
감자전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그릇 위에서 자취를 감췄다.
감자전을 먹는 사이, 들기름이 끓기 시작하며 두부 위로 올라온다. 두부의 밑면이 조금 익었다 싶었을 때, 뒤집개로 두부를 뒤집어준다.
이건 두부가 들기름에 끓는 소리를 들어야만 한다. 궁금한 분은 '비오는 날 비 내리는 소리'를 들어보시라. 비슷하다.
두부 역시 순삭. 두부를 다 먹어갈 즈음에 메밀 만두국과 메밀 막국수가 나왔다. 메밀만두국엔 한 그릇에 큰 만두가 7개가 들어 있었다. 메밀피라서 쫄깃쫄깃한 식감과 구수한 국물맛이 아주 좋다.
막국수. 원래 막국수 위에 양념장이 올라오는데, 할머니가 여러가지 요리를 하느라 양념장을 빼놓으셨다. 이럴 경우엔 당황하지 말고, 양념장 달라고 하면 된다. 만약 양념장이 올라와 있다고 하더라도 비비기 전에 반드시 '설탕' '식초' '겨자'를 입맛에 맞게 넣어야 한다. 춘천 토박이 우리 엄마가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외지 사람들이 막국수를 맛없다 맛없다 하는데 원래 막국수는 양념을 자기가 맛있게 넣어 먹는 것이다!] [양념장과 설탕 식초를 잘 넣어서 비비면 세상에 맛없는 막국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 그래서 엄마가 비벼준 막국수는 세상 꿀맛이었군?!
그럼 여기서 엄마 찬스! 엄마 알아서 양념 좀 넣어주세요.
내 막국수는 엄마가 양념장과 겨자, 설탕, 식초를 넣어줬다. 내 동생 막국수는 안 넣어줬다. 결과 : 맛이 달랐다! 엄마가 해 준 게 훨씬 맛났다. 가족 3명이 인정!
용바위골의 막국수와 메밀 만두국의 양은 엄청나다. 솔직히 다 먹기 버거울 정도다. 용바위골 막국수는 뚝뚝뚝 잘도 끊어진다. 여기서 엄마 왈,
[막국수 면이 뚝뚝 끊어지지? 그건 메밀가루 함량이 높아서 그래. 밀가루가 더 많이 들어가면 절대 안 끊어져.]
육수는 차가운 것과 뜨거운 것이 나오는데 차가운 육수는 막국수를 비빌 때 넣으면 되고, 뜨거운 것은 메밀 국수 삶은 물로 음식을 다 먹고 나서 입가심으로 먹으면 된다.
다 먹고 나오니 가게 앞에 산수화가 아직도 피어 있길래 찍어봤다. 손님도 뜸하고, 가게도 허름하다고 맛 없는 곳일 거란 불안감과 선입견은 버려야 한다. 우리 가족은 다음에도 용바위골 막국수집에 또 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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